공평해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20190901)

 

일본 후나바시에서 인사드립니다. 제가 일본에 온지 벌써 보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명의 이전을 위한 서류를 받지 못해서 끌탕을 했었는데 지난 주일 서류를 받아 지난 주간부터 행정절차를 밟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선박 검사가 미뤄져서 911일에나 받게 되었습니다. 무사히 검사에 통과할 경우 다음 날인 12일에 검사증이 발급되어서 그날부터 출항허가가 떨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아마도 코사카 상이 11일에는 후나바시에 도착해서 9 12일에 출항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고 있습니다


박철순-형제.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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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에는 마스트 꼭대기에 설치된 마스트 등의 전구를 교체했습니다. 이 등이 작동을 안 할 경우 야간 항해가 허락되지 않습니다. 코사카 상은 야간항해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었습니다. 다행히 금요일에 일기도 좋지 않았는데 박철순형제가 후나바시를 찾아와 주었습니다. 그래서 윈치로 나를 마스트 끝까지 들어올려주어서 무사히 전등교체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브라덜-송.gif


오전 내내 비가 오다가 오후에 반짝 날이 갠 틈을 타서 마스트에 올라가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작업이 끝나자 내려 오려고 할 때부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황금 같은 시간대에 딱 맞추어 철순씨가 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기적 같아 보였습니다


작업개시.gif


마스트 등을 달고 나자 다시 골치를 않게 하는 샤프트 축의 누수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엔진의 동력을 프로펠러처럼 생긴 배의 스크류로 연결하려면 그 축이 배 밖으로 나가는 부분이 있는데 그 곳에서 물이 새서 배 안으로 점점 물이 고였기 때문에 물을 거의 매일 여러 차례 퍼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엔진을 가동해서 그 축을 돌리다 보니 오래된 방수 실링이 신축 탄력성을 잃어서 미세한 틈들이 생겨 바닷물이 들어온 것 같았습니다

기술자들의 의견은 갈렸습니다. 어떤 이는 배를 들어올려 뭍에서 작업해야 한다 그러니 일단 한국으로 가져 간 이후 작업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고 어떤 이는 간단한 작업이니 실링 테이프를 갖고 직접방수처리를 하라고 했습니다. 코사카 상은 누수처리를 하고 가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인터넷으로 샤프트의 방수장치를 찾아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모델 중에서 우리 배의 모델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구조와 작동원리를 연구한 다음 수리를 직접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장치의 일 부분이 파손되어 있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수리가 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파손된 부분을 대체할 새로운 조임 장치를 스스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여러 가지 재료를 사다가 여러 방법으로 시도한 끝에 드디어 이 방수장치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밤-작업.gif


드디어-잡힌-물.gif


모든 준비를 한 이후 하루 종일 밤늦게 작업해서 비로소 방수를 성공하고나니 너무 기뻤습니다. 온 몸이 땀과 기름때로 범벅이 되어서 잠을 잘 수 가 없어 근처 공원에 가서 호스를 화장실로 연결하여 상쾌한 샤워를 하였습니다. 주일 아침에 사방을 둘러보니 온갖 부품과 연장과 고무, 테이프, 철사들이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김신야목사님.gif


이것들을 다 치우고 정리하고 나서 요코스카 교회로 갔습니다. 2시간 30분이 걸려서야 도착했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은 내가 오리라 예상을 못한 상태여서 반갑고도 놀라와 했습니다. 목사님은 매년 9 1일은 재일 조선인들은 잊을 수 없는 아픈 상처를 기억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바로 백여 년 전에 관동대지진이 있었고 그 와중에 일본인들은 재일 조선인들에게 거짓으로 모함하여 약 오천여 명을 학살했습니다. 그 때 일본인들이 조선인을 감별했던 방식이 설교 본문 사사기 12 1절에서 5절에 나오는 길르앗족속이 에브라임 족속을 감별했던 방식과 너무도 흡사했습니다. 길르앗 사람들은 에브라임으로 가는 길목에서 "쉽볼렛"이라고 말하게 하여 "십볼렛"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은 에브라임 족이라 간주하여 죽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일본인들은 관동지방에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조선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 10 50"을 말해보라고 했답니다. 이 때 일본인에게는 익숙한 "쥬엔 고쥬센" "주엔 고주센"라고 발음하면 조선인이라고 여겨 그 자리에서 죽창 등으로 처참하게 살해했다고 합니다. 김목사님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과 함께 원수조차 사랑하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상기 시켜주었습니다. 후나바시로 돌아오면서 오랜 세월 무시와 차별, 냉대와 혐오를 견디며 살아온 재일교포들에게 이 말씀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마음 속 깊은 곳에 긴 여운이 남았습니다.

9 5일부터는 타이완 진먼섬에서 평화의 바다를 위한 섬들의 연대 캠프가 열립니다. 제가 갈 수가 없는 상황에서 류복희 자매가 개척자들을 대표해서 참여합니다. 벌써 6년째를 맞는 섬들의 연대 캠프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가시적인 기여를 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일본에 8 16일에 들어왔는데 이제 9월이 되었습니다. 출항 예정일도 눈 앞에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내일부터는 카운트다운을 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준비를 순 충실하게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주에서 소식을 전합니다(20190901)


파울라와 데보라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삼거리 식당 종환 삼촌이 이름 기억하는 것이 힘들다고 하시며 보라, 올라라는 이름의 별명을 붙여 주셨습니다. 김치를 잘 먹는다고 너무 기특해 하십니다.

강물(김석채 목사님)님은 철학 책 읽기 모임을 준비하고 지난주 28일 예비모임을 가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진지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모임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갔습니다.


철학책모임-1.gif


저희는 백배와 12시 인가 띠 잇기를 열심히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0월달에 성산에 제 2공항 세우는 것에 대한 고시를 국토부에서 한다는 소식에 제주도민들과 활동가들이 제 2공항 공론화 실시하라는 시위와 공론화 청원 서명 받고 있습니다. 개척자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비가 쏟아지는데도 모두들 지치지 않고 모여 외칩니다.


비오는-날-서귀포시에서-제-2공항-반대-시위-1.gif


“250만평의 땅을 시멘트로 묻어 버리면 숨골이 막혀 빗물을 흡수할 수가 없고 제주도의 생명줄인 지하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10개의 제주도의 오름들이 잘려 나간다. 국토부가 의뢰해 프랑스의 공항설계전문업체 ADPI는 기존의 공항을 잘 활용하면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는 보고서를 국토부에 냈지만 공개하지 않고 숨겼다. 그리고 벌써 제주도는 쓰레기, 오수, 교통이 포화상태다. 더 많은 관광객이 오는 것이 반갑지 않다

이런 구호들에 지나가는 행인들이 함께 동참하기도 하고 서명도 합니다. 가끔은 왜 반대야 역정을 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산 제 2공항이 공군기지로 사용될 것이라는 염려가 가장 큽니다. 알뜨르의 비행장(일본의 난징학살이 가능했던 것은 이곳에서 연료를 공급했기 때문)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제주가 다시는 전쟁에 이용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정종길-목사님-강정-방문-1.gif



[기도제목]

1. 11일에 있을 선박검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도록

2. 5일에 있을 평화의 바다를 위한 섬들의 연대 진먼캠프가 의미 있는 만남과 유실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3. 12일 출항 준비가 충실하게 준비되도록

4. 2공항이 공론화 실시가 실시되어 제주의 미래는 제주도민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5. 강정의 운동가들이 지치지 않고 강정이 평화를 배우는 학교가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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