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글

2021.01.16 16:51

개척자들 조회 수:50

후원자님들께 올리는 글,


안녕하십니까? 늘 드리던 인사가 이렇게 절박하고 간곡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올 한해는 세상이 격변의 소용돌이속에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원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당연했던 것들, 확실했던 것들이 소멸해 버리고 세상은 전혀 새로운 방식의 삶, 새로운 일로 자리를 대신 채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위기 속에서도 희망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제 세상은 전쟁을 할 여력조차도 소진해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밀집할 수 밖에 없는 군대가 교회나 학교처럼 바이러스 전염의 온상이 되고 있고 가공할 무기들은 그 주인들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전쟁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군대가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고 있을 때 우리는 이 군인들을 방역과 치료, 평화를 위한 일꾼들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리고 군대를 평화를 위한 기관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만일 우리가 이 위기의 때를 평화를 위한 기회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군대는 비대면의 로봇전사들로 무장된 피도 눈물도 없는 무시무시한 군대로 발전할 것입니다


저희는 올 한해도 전쟁의 피해자들을 돕는 일과 전쟁을 막고 군사적인 대립과 충돌을 완화, 감축시키기 위한 우리의 역할과 과제를 계속 수행했습니다. 로힝이야 난민들을 돕는 일, 인도네시아 아체의 평화 도서관을 지원하는 일, 세계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반전 운동과 평화교육을 하는 일, 모두 여러분이 저희들을 통해서 진행하셨습니다. 저희는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사랑과 격려를 받지만 여러분은 아무런 찬사도 칭송도 듣지 못하시면서도 저희들을 돕고 후원해 주셨습니다. 이 엄혹한 팬데믹의 고난속에서도 저희들을 돕는 손길은 끊기지 않았습니다. 개척자들은 바로 여러분이십니다. 올 해 저희에게 보내주신 모든 사랑과 감사는 모두 여러분이 받으셨어야 합니다. 여러분, 꼭 이 전염병의 재앙속에서 끝까지 버텨 내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희도 이 냉혹한 시련의 시대를 새로운 변혁의 계기로 삼아 평화 사역을 위한 더 깊고 튼실한 뿌리를 내리겠습니다


칼을 쳐서 쟁기를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라는 우리 예언자들의 꿈을 따라 천년을 이어갈 뿌리 깊은 평화 공동체의 기초를 만들 기회가 바로 이때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사랑과 관심을 계속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도 우정과 의리를 지키는 좋은 친구로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국립수도원에서

송 강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