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는 엉엉 울었다

2011.01.31 15:51

윤애 조회 수:5735

 

 

 

    바위는 엉엉 울었다

 

 

 

동이 틀 무렵 중덕 바다를  찾았다.

 

범섬넘어 지평선엔 아직도 고기잡이 배 몇척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동이 트기 시작하자 고깃배 불빛은 서서히 육안에서 사라져갔다.

 

바다는 물 안개를 피워 올렸다.

 

태양은 서서히 아주 서서히 넓디 넓은 중덕의 바위를 비추어 갔다.

 

바위도 기지개를 펴며 태양을 맞이 하려 하였다.

 

나도 눈을 뜨고 천지를 보았다.

 

곳곳에 세워진 노란 깃발을 보았다.

 

용솟음 치는 민초의 몸부림을 그러나 찢기고 헤어져 글귀조차 읽을수 없었다.

 

바위는 갈망하다 절망하는 강정주민들에 절규를 아는지 바위는 몸부림 치며 울고있었다.

 

바위는 몸부림치며 울고 있었다.

 

강정바닷가 길게 늘어진 한 뭉탱이의 바위와 바다는 부둥켜 안고 소리내어 울고 있었다.

 

바람도 소리내어 울었으며 그곳에 살아 숨쉬는 모든 생명체도 통곡하며 엉엉 울었다.

 

그리고 나또한 소리내며 엉 엉 울었다.

 

바위는 소의 울음소리보다 더 크게 울었다.

 

수억년이 흘러 용암석으로 변한 자신의 존재를 생각하면서 서러워서 바위는 엉 엉 울었다.

 

소리내어 엉 엉 울었다.

 

 

 

                                                       2010.11.9

 

 

                                                                -민성아빠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평해 출정식 및 기자회견 관리자 2023.04.21 266
473 제주도는 해군기지건설이 아닌 자연경관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1] 정숙 2011.01.10 7959
472 계속되는 불법적인 해군기지 공사 그리고 주민들의 항의 [3] file 윤애 2011.04.07 7584
471 제주참여환경연대 홈페이지 [1] 도라 2011.01.10 7018
470 다시 한번 불법공사를 막다 [1] file 윤애 2011.04.08 6201
469 [2011년 5월 23일] 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1.05.23 5842
468 강정마을 이야기 I (2011.3.9) [1] file 윤애 2011.03.09 5766
» 바위는 엉엉 울었다 [1] 윤애 2011.01.31 5735
466 2011 제주 평화기행 file Dora 2011.03.04 5337
465 오늘 사진과 넋두리 file 윤애 2011.04.14 5199
464 양윤모 교수 감옥에서 단식 3일째 file 윤애 2011.04.08 4764
463 [제주대책회의] '울지마구럼비,힘내​요강정' 2차평화비행기가 뜹니다 file 개척자들 2011.10.19 4454
462 2010년 12월 27일 제주 강정 공사 재개와 주민연행 기사 [2] 바로서기 2011.01.05 4350
461 <2011제주평화기행후기>네 눈에 숨겨진 평화에 관한 일 영희 2011.05.23 4326
460 [제주해군기지건설반대] 3차 수도권 집중 촛불집회에 함께 해요^^ file 개척자들 2011.11.16 4220
459 오늘 강정마을에서 온 현장의 모습입니다. file 정주 2011.04.07 4191
458 제주해군기지 불법적 공사강행 구럼비 파손 [3] file 윤애 2011.04.12 4149
457 [제주해군기지건설반대] 수요평화촛불모임(2011.11.2)에 함께 해요^^ file 개척자들 2011.11.02 4093
456 4월7일 조금 전 현장에서 보내온 사진 file 정주 2011.04.07 4035
455 영화 제목 : 붉은발말똥게는 왜 약천사로 가야만하는가...(4월 7일 동영상) 윤애 2011.04.08 3994
454 제주섬 Bryce 2011.01.18 3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