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이번 주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한 주가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강정은 분주했습니다.

지난 화요일 결국 대한민국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전대 창설식을 열었습니다. 여전히 구럼비 바위의 숨소리를 느끼고 있는 강정의 사람들은 제주의 시민들과 함께 해군기지 창설식을 비판하고 생명평화의 의지가 꺾이지 않았다는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창설식이 있던 시각, 여전히 공사 중인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사람들은 “제주해군기지는 동아시아 군사적 갈등의 제물이 될 것이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강정지킴이들은 손으로 직접 만든 현수막을 강정포구에 걸었습니다. 현수막에는 “구럼비를 되찾을 때까지 해군과 함께 할 수 없다.”는 문장이 쓰여있었습니다. 이것이 구럼비와 평화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의 강한 의지입니다.

창설식 다음날, 강정공소회장님은 해군기지를 드나드는 레미콘 차량 바퀴에 발등이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람이 쓰러져 있는 상황에서 경찰은 다른 공사차량을 무리하게 통행시키기만 하는 모습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항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강정 지킴이 두 사람이 경찰에 연행되었습니다. 얼굴에 복면을 쓰고 있던 사람들은 강제로 복면이 벗겨지는 상황이 생기고, 목이 졸리는 사람, 뒤로 넘어지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부상 당한 사람에 대한 구조와 보호를 요청하는 사람들은 경찰에 의한 폭력을 경험하였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바로 연행된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부상당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죄를 적용했습니다. 동원과 에밀리가 연행된 한 사람을 면회했는데 그는 검찰의 기소장을 보고는 너무나 억울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영장은 기각되어 구류 3일만에 풀려났습니다. 연행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경찰은 사고가 발생환 상황에서 구조보다는 사람들을 체포만 하려는 모습만 보였다고 말합니다. 해군기지가 창설되고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려 하는 신임검찰총장이 임명되면서 경찰과 검찰 조직은 권력에 하염없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해군기지 창설식 전 날, 제주시에서는 ‘제주해군기지와 동북아 평화를 말한다’는 주제의 정책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오키나와에서 사는 ‘오키나와 한국 민중연대’ 소속 다카하시 선생님이 발제자로 참석했습니다. 다카하시 선생님은 평화의바다 국제캠프 오키나와 개최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었고, 동아시아 연대 활동에 많은 노력을 하는 분입니다. 토론회에서 다카하시 선생님은 제주도의 군사화는 오키나와 미군기지 때문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동원과 에밀리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늦은 저녁에 찾아가 차를 마시며 오키나와 이야기를 더 들었습니다. 제주대학교 정영신 연구원도 함께 자리했는데, 에밀리는 정영신 연구원을 내년 대만 캠프에 초대했고 정영신 연구원은 초대에 응했습니다.

마을에는 현재 브루스 개그논, 앤 라이트, 타락 카우프만 등 13명의 미국 평화재향군인회 회원들이 방문 중입니다. 이들은 한국,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참전 군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평화활동가가 되어 전쟁 종식과 평화 실현을 위해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마을에서 5년 간 강정지킴이로 살아온 박용성 님이 강정을 떠납니다. 성공회 사제가 되기 위해 세례를 받고 신학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사제가 되기 위한 길을 곁에서 지켜본 저희로서는 그의 결정에 감동을 받습니다. 하나님이 그를 평화를 위한 일꾼으로 더 쓰임 받도록 돕는 손길이 느껴집니다. 

에밀리는 제주시에 있는 조산원에서 출산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조산원 예약을 했고, 정기적인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태중에 있는 말똥이는 자리를 잘 잡고 있다는 말에 참 감사했습니다.

이번 주 소식은 여기까지 입니다. 이번 주도 모두의 평화를 빕니다.

[기도제목]

1.      다음주 수요일 강정마을회장 선거가 있습니다. 회장이 누가 되는지가 중요하지만, 강정마을이 생명을 사랑하고 평화를 실천하는 생명평화 마을이 되는 길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2.      에밀리와 말똥이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