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9 16:28
저는 지난 주 제주 평화캠프를 무사히 마치고 16일 일본으로 왔습니다. 캠프가 끝나자 마자 너무 서둘러 오려고 하다 보니 정신이 없어서 짐도 꼼꼼히 챙기지 못했고 비행기도 간신히 탔습니다. 체크인 카운터의 직원은 내가 돌아오는 티켓도 없고 또 내 여권을 보더니 혹시 입국 거부가 될 경우 비행사에는 책임이 없다는 서약서에 사인을 하라고 했습니다. 짐에는 각종 전자장비가 들어있는데다 비행사에서 조차 이렇게 으름장을 놓아서 일본 입국시 긴장이 되었습니다. 입국 동기에 그냥 for sailing이라고 써넣었는데 이민국에서 이를 보고 "포 세일링구?"라고 소리 내어 읽더니 내 얼굴을 쳐다보며 미소를 짓고 나서 입국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세관에서도 입국 기간을 물어서 두 달 정도 될 거라고 하니까 어디에서 머무르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배에서 머무를 거고 동경 근처에 요트가 있다고 하니까 방수팩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며 "하, 소데스까?"라고 하면서 검사를 생략하고 순순히 보내주었습니다. 일본하고 우리나라가 서로 긴장과 경색으로 어두운 시절에 그저 평범하고 친절한 일본인들을 만나면 혐일로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No Abe가 맞는 것 아닐까? 그래야 일본 내에서도 아베를 배척하는 이들과 동지가 될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서두가 길어졌네요.
이번에는 우리 요트를 꼭 한국으로 운반하리라 다짐하고 왔습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일본에는 바람과 파도가 거셉니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 배는 손상 없이 잘 있었습니다. 오는 날 짐이 너무 많아서 일단 배에다 짐을 들여놓고 다시 동경에 철순씨가 보관하던 짐을 찾으러 갔습니다.
17일 다시 후나바시항에 가서 우치다 상을 만나 전기기술자를 소개시켜달라고 하니 자동차의 전기기술자를 알려주어 오전을 허비하고 여러 가지 경로로 적당한 기술자를 찾고 있습니다.
오늘은 후나바시 재일교포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후나바시의 마리나에 들려 전기 기술자를 더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좀 쉬고 싶습니다. 캠프기간 중에 충분히 못 잔 탓인지 모르겠습니다.
강정에 남아 있는 멤버들은 부엌으로 쓰기 위해 놀다가게의 곰팡이 난 벽지를 뜯어 내고 도배를 하려고 합니다.
데보라와 파울라도 씩씩하게 작업을 합니다. 서귀포 5일 장에 가서 구경도 하고 식사도 했습니다. 두 독일 아가씨들은 아직까지는 뜨거운 음식을 어려워합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기도제목]
1. 적당한 전기 기술자를 만나 배의 전자장비들의 교체와 수리를 끝낼 수 있도록
2. 배의 이전 등록과 통관 절차가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3. 코사카 상이 너무 늦지 않게 출항일을 잡을 수 있도록
4. 강정에 남아 있는 멤버들이 더운 날씨에 건강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