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을 지키는 평화 나무들에게


안녕하세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올 장마는 유난히도 깁니다. 눅눅하긴 하지만 더운 것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올해는 대행진도 없어서 허전하네요. 강동균 전 마을회장이 혼자서라도 걷겠다고 했는데, 어찌 되었는지 그 후의 소식은 못들었습니다. 8월 중순에는 개척자들이 평화캠프를 연다고 했는데 코로나 정국이라 진행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래도 의리와 결기를 가진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하면 좋겠네요


제가 오늘 드리려는 말씀은 오는 92일 구럼비가 장벽으로 둘러싸인 날을 기억하기 위한 행동을 하였으면 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를 함께 의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장벽을 허무는 퍼포먼스를 할 수도 있는 것 같고 어떤 장애도 우리는 넘어간다는 상징적인 행위를 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좀 더 구체적인 제안인데요 비대면 인간띠 잇기 입니다. 강정천 다리에서부터 문신부님께서 추락하셨던 남방파제 끝까지 손에 손을 잡고 설 겨우 약 1000명 정도의 사람이 필요합니다. 온라인 시위를 하는 거지요. 미리 번호를 예약하게 하고 1번 부터 1000(1004번도 좋을 듯) 까지의 번호를 신청하게 해서 그 참가자들이 다른 사람과 손을 잡고 사진을 찍어 우리가 만든 페이스북 같은 공간에 올리는 거지요. 참가자에게는 번호를 부여해 주고 참가비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1 만원에서 5만원 사이에서 정하면 좋을 것 같고 그 비용은 모두 새로운 평화센터 건립기금으로 쓰면 좋을 것 같아요

모든 번호에 가능한 한 의미를 부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성희씨의 수번, 양윤모, 김종환, 김미량, 고권일, 송강호, 김동원, 박도현….강정에서 수감된 이들의 수번들, 간디나 루터킹, 만델라, 캐시캘리, 만해, 유관순, 김구, 문정현 신부님, 문규현 신부님, 함석헌민주화 운동을 위해 수감되었던 분들의 수번들을 다 찾아 내 보시지요…google의 위력을 실험해 봐요, 거기에다 펠레, 베컴, 베이비루드, 등 운동선수들의 백 넘버까지, 419, 518, 416, 815,103 등 모든 번호의 의미를 부여해서 참가자들이 선택하여 참가비를 내고 참여하도록 해서 직접 현장에 참여하든지 아니면 On-line으로 참여하는 인간띠 잇기를 하면 어떨까 제안 합니다

참가자들이 올리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모을 플랫폼을 설정해요. 우리 하띠 같은 전문가가 기술적인 문제는 해결해 줄 것 같습니다. 평통사나  Catholic workers, Global network 회원들의 on-line 동참도 요청하구요. 참가자가 많으면 바다까지 에워싸지요. Cyber 상으로는 바다위에도 서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이 기억행동을 통해서 강정 평화 운동에 또 하나의 신선한 에너지가 생겼으면 해서 망설이다 제안을 드립니다


참 저는 219번입니다. 제 자리에는 저의 아바타를 세워주세요. 참가비도 물론 냅니다. 꼭 이번 기회에 평화센터가 세워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반드시 구럼비를 다시 찾을 것입니다. 시민을 이기는 군대는 반역자들뿐입니다. 전두환과 같은 놈들이지요. 포기하지 않는 한 반드시 우리가 이깁니다. 우리가 갑입니다. 여러분의 사랑과 기도와 염려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옥도 하늘나라입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다시 돌아 갈때까지 절대 강정을 떠나지 마시고 제 빈자리를 채워주십시오. 제가 돌아가면 그 때가서 저와 맴버 체인지 하시고 신나는 휴가를 즐기시기를 ㅎㅎㅎ….

꼭 건강 챙기시고 종환 삼춘도 챙겨주세요. 건강해야 구럼비를 다시 차지하는 기쁜 날을 볼 수 있을 테니까요. 평화를 빕니다.


2020 82일 주일 아침      

제주 국립수도원에서 물귀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