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의 평화 나무들에게


안녕하세요? 이제 여름이 다 지나가네요. 이번 여름은 국립휴양소에서 편하게 잘 보냈습니다. 다 여러분 덕택입니다. 삼시세끼 해주는 밥먹고 매일 반성을 하게 해주어서 너무나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생이 무료하거나 강정에서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 여러분도 이 휴양소에서 반성의 시간을 갖을 것을 강추합니다. 아마도 여러분의 생각과 기분이 싹 달라질 것입니다. 휴양소에 입소하려면 구럼비 바위로 들어오면 됩니다. 미량이처럼 정문을 넘어오든지 저처럼 철조망을 투과해서 들어 오든지 풍등이나 풍선을 타고 들어 오든지 해군기지 안에 들어와서 [해군기지 결사반대] 깃발을 흔들어 우리의 희망을 표현하면 됩니다.


종환삼춘이 간암초기라는 소식 들었습니다. 간은 잘라내도 금방 자란다니까 적절히 치료해서 이전보다 더 건강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제 예전처럼 형님 좋아하시는 술을 더는 못드실 것 같아서 마음이 짠하네요. 이제 삼거리 식당도 우리 모두가 함께 꾸려 나가야 되겠네요 코로나 때문에 회사도 공장도 문을 닫고 학교와 학원도 문을 닫게 되는 것을 보면 앞으로 군대도 문을 닫을 것 같아 보입니다. 인구밀도가 높은 집합단체인 군대야 말로 코로나의 온상이지요. 게다가 항공모함이나 잠수함 같은 조밀한 공간에서 코로나가 극렬히 퍼진 경력도 있어서 해군기지는 취약지구 중에 취약 지구입니다


우리도 팬데믹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궁리하고 지혜와 전략을 짜내야 할 것 같습니다. 해군기지가 강고해 보여도 해군은 방어를 하고 있고 구럼비를 탈환하기 위해 우리는 공격하는 입장입니다. 온갖 지혜를 다 모아서 묘수를 찿아 냅시다. 꼭 길이 있을 겁니다. 해군이 강정에서 커질 수 밖에 없는 방법은 반드시 어디엔가 숨겨져 있습니다. 제가 강정에서 꼭 하고 싶었던 모임이 그 숨겨진 수를 찾기 위해 온갖 엉뚱하고 미친 발상들을 토론하는 모임이었습니다. 저도 이 휴양소에서 연구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함께 만나 길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해군쪽에서 우리를 격퇴시키기 위해서 지금 꾸미고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내고 대처하기를 바랍니다. 군인들은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이 업이고 생리입니다. 군인들과의 대결은 필연적으로 전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우리의 전쟁은 정의와 평화를 위한 것이고 그 방법도 비폭력, 평화적인 것이지만 전쟁은 전쟁인 것이지요. 꼭 해군의 움직임과 동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길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저항이 좌초할 수도 있으니까요. ‘비둘기처럼 순결하고 뱀처럼 지혜로우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새겨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꼭 이길겁니다. 구럼비를 되찾고 다시 돌고래 떼들이 강정을 찾아 오게 만들 겁니다


2020.8.20 물귀신

저 대신 저를 위해서 구호를 부탁합니다.

[꺼져라 해군기지 일어나라 구럼비야]x3

꺼지라는 말은 불이 꺼지다. 사그러 들다라는 뜻입니다. 소멸되어 가는 것에 대한 순수 우리말이지요. 그래서 저는 굳이 꺼져라!” 라고 외쳐 달라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