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강정의 동지들에게 문안 올립니다.


동지라고 부르는 것이 너무 옛스럽고 심각해 보여 불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같은 뜻을 가진 사람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난 20일 저녁 뉴스에 여러분이 해군기지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이 TV화면에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의 강정마을 방문에 대한 소식과 균형을 맞추는 기사였지만 아무튼 TV에서 해군기지 폐쇄를 외치는 여러분의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다 지어진 해군기지를 뜸금없이 왜 폐쇄하지?” 라는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계속적으로 기지 폐쇄를 주장하고 이를 알려 나가야 합니다


저는 이에 덧부쳐 구럼비를 개방하라는 주장을 더욱 널리 펼쳐 나가기를 바랍니다. 나는 구럼비가 해군기지를 들어 올리는 아르키메데스의 기점이라는 감이 옵니다. 그 단단한 구럼비 바위가 해군기지를 움직여 들어 내칠 수 있는 지렛점 이라는 직감이 듭니다. 물론 우리에게는 지렛대가 필요합니다. 그 지렛대가 무엇일지는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구럼비를 방문해 주십시오. 정문에서 뛰어가든 방문신청을 해서 들어가든, 담을 넘어 가든, 바다로 배를 타고 가든 계속 구럼비를 찾아 가서 해답을 묻기를 바랍니다


지금 남아있는 구럼비 만이라도 공원화해야 합니다. 할망물을 다시 복원하고 진소각을 원래의 모습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현재의 상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여러분들의 투쟁에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평화를 빕니다.


20205. 22일 제주 국립수도원에서 송 강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