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인 정월대보름이 지나고 샘터식구들은 분주히 메주 띄울 준비를 했습니다. 샘터에 살면서 된장찌개 마니아가 된 지 8년이 넘었지요. 게다가 4번은 넘게 된장을 직접 담궜는데도 된장을 담기 위한 모든 작업이 처음 하는 것처럼 새롭더랍니다.

지난 주 수요일, 목요일 샘터식구들은 메주를 띄울 준비에 돌입~

먼저 지난 해 사용했던 항아리 속에 묶은 된장을 수세미로 팍팍 긁어내고 깨끗한 물로 항아리를 헹구어 냈습니다. 행여나 독이 깨질세라 마마쏭의 ‘조심조심‘ 주의의 말씀을 들으면서요. 팔이 긴 노나와 카야, 샘이 함께 항아리를 청소하고 그 사이 교수님과 철과 형우와 우노는 큰 다라이에 호스를 연결해 소금물을 녹일 준비에 한창이었습니다. 계란이 오백원 크기의 동전 모양을 그리며 물 위로 떠오를 때까지 두 시간 내내 소금을 물에 정성껏 녹였답니다. 유난히 찬바람이 불던 날이라 우리모두는 콧물을 훔치며, 살짝살짝 지나가는 햇살에 몸을 녹였습니다. 다음날은 전 날보다 훨씬 날씨가 따뜻해져서 깨끗한 항아리에, 메주를 채워놓고 큰 다라이 한 가득 만들어 놓은 소금물을 붓는 작업이 수월하게 끝났답니다.

무엇이든 간편하게 사먹을 수 있는 시대이지만, 시간과 노력과 정성을 들이는 이틀간의 메주 띄우기 작업이 힘들지만은 않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었나요? 호호-

저는 요즘 금요일 마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평화놀이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영희언니가 두 달간 수업을 맡게 되었는데 얼마 전 베테랑 선생님이신 영희 언니 뱃 속에 ‘산’이가 찾아왔지요. 그런데 우리 산이가 엄청나게 높은 산인지 ㅋㅋ 언니의 입덧이 무척 심합니다. 그래서 ㅋㅋ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실어 제가 한 달 동안 이 수업을 맡게 되었지요. 두 번 아이들을 만났는데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하루 종일 학교책상 의자에 앉아 공부하느라 힘들었을 아이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신선한 놀이와 아름다운 대화로 함께 하고 싶습니다.

샘터 건축은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지난주는 교수님도 우노노 철도 모두 몸이 좋지 않았지요. 지하공사를 하면서 들이마신 먼지와 추위가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월요일과 금요일에 다니엘이 와서 공사를 돕고 있는데 참 고맙습니다. 다니엘의 아내인 독일친구 프리스카는 마마쏭의 한지공예를 돕고 있는데 그 어렵다는 문양파기를 섬세하게 잘 해서 놀랍습니다.

드디어 나무숲 세움터에 올챙이 다리가 세워졌습니다. 세움터 입구에 물길이 나있어 움푹 패인 길에 어린 꼬마들은 늘 모험을 해야 했지요^*^ 항상 이모들이나 언니, 오빠의 도움으로 건너야 했던 난코스를 이제 편안히 건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노 삼촌은 흙을 돋우어 계단을 만들어 주셨고 철이 삼촌과 강호 할아버지는 아이들이 맘 놓고 다닐 수 있는 나무 다리를 만들어 주셨어요. 지난 주 세움터를 지키던 진돌이가 사라진 지 일주일 만에 개울가에 죽은 채 발견 되어 아이들이 매우 슬퍼했었는데 올챙이 다리로 인해 아이들 마음의 상처가 새롭게 아물게 되기를 바래보아요.

토요일엔 앞으로 결혼을 앞둔 은경이와 익이가, 그리고 카야를 찾아 온 친구들, 주일엔 기철과 정숙부부가 다녀갔습니다.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우리에게 또 많은 일들이 찾아오겠지요.

아랫집 윗집 사이에 울타리는 있지만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내 일처럼 여기고- 서로서로 도와가며 한 집처럼 지내자^^ 라는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오늘의 소식 끝~~~

[기도나눔] 할아버지, 강호/정래, 다후/예본/승현/형우, 효숙/우노, 영희/성호, 민/신/가희/민정/철, 반석/예지/수연/광일, 카야, 마을공동체식구

1. 샘터 공사가 다치는 이들 없이 안전하게 잘 진행되도록… 샘터 공동체가 평화가 넘치고 평화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자라가도록…

2. 나무숲 세움터의 이모들이 세움터를 이끌어 가는데 너무 지치지 않도록… 공동체 아이들을 교육하고 양육하는 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나무숲 학교와 잘 연결이 될 수 있도록…

3. 공동체 가족들이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