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2 지금, 샘터는...

2011.12.23 03:22

개척자들 조회 수:1775

포근했던 어제와 달리 오늘(22)은 올 겨울 들어 맞이한 가장 추운 날이 아닌가 싶습니다. 냇물이 얼었고, 땅도 꽁꽁 얼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모든 것이 꽁꽁 얼어 마치 생명력이 쇠잔해진 듯 해 보이는 그때, 유독 뿜어내는 하얀 입김은 더욱 풍성하고 뚜렷합니다. 살아있는 생명체가 지닌 호흡이라는 거, 그것을 우리 눈에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들숨과 날숨 속에 뿜어져 나오는 새하얀 입김이 아닌가 싶습니다. 추울수록 더욱 풍성해지고 뚜렷해지는 그 생명력이 오늘도 희망이 됩니다.

 

정오기도1.JPG 추위와 상관없이 샘터의 복구 작업은 계속되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잿더미는 곡괭이질을 해가며 조각을 내었고, 이어 삽으로 조각들을 잘게 부수고 그 속에서 철, 유리조각, 종이, 옷 가지 등을 분류했습니다. 오늘은 샘터 이곳 저곳에서 다양한 복구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재를 걷어내는 일 뿐만 아니라 고물상에서 오신 아저씨, 아주머니 부부께서 고철들을 수거해 가시기 위해 어수선하게 모아둔 고철들을 다듬고 정리하는 일을 하셨고, 한전에서 오셔서 전기 복구 작업을 하는 여러 일들이 함께 어우러졌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사랑채 공간에 전기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정오 12시에 세계를 위한 기도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습니다. 오전 작업을 마무리하고 자리에 둘러서서 두 손을 모았습니다. 자신이 처한 역경 속에서도 자신의 형편만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위해 손을 모으는 삶이 역경을 뚫고 삶을 일으켜 주는 힘이 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를 통해 모든 생명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진리를 마주하게 됩니다.

내일(23일)은 보일러 배관 공사를 본격적으로 하게 됩니다. 이 공사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 미리 보일러실에 있는 커다란 물통에 물을 채워야 하고, 얼어붙은 배관을 녹이기 위해 난방기구를 사용해서 실내온도를 높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온 종일 수고하고도 쉼을 마다한 체, 괜찮다며 밤 늦은 시간까지 샘터에 남아서 수고하는 손길이 있습니다. 캄캄한 밤, 고요한 중에 온기를 마련하기 위해 추위 속에서 이곳 저곳을 살피는 그 마음과 손길은 이미 그 온기를 샘터 뿐만 아니라 우리 안에 넉넉히 채우고도 남음입니다. ‘사랑말입니다. 사람 사는 일 너무 아름다우면 눈물 난다더니, 그 말..참말이네요..

 

오늘도 샘터를 찾는 고마운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국수교회 장로님과 세 분의 성도님이 오셔서 전기요와 천연비누를 전해주셨습니다. 이틀에 걸친 머나먼 여정으로 제주 강정에서부터 장준후, 딸기, 말 엄마께서 오셨구요, 내일까지 샘터 복구 작업에 함께 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개척자들 월드서비스에 관심을 두고 찾아와 주신 신은경님 역시 오늘 종일 수고해 주셨고 내일까지도 기꺼이 함께 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사랑채전기.JPG  

 

오후에 임시거처지로 가서 생활공간을 청소한 후, 모임시간에 맞춰 캄캄해진 때에 다시금 샘터를 찾았습니다. 샘터에 도착한 순간, 사랑채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을 보았습니다. 너무나 가슴 벅찬 나머지 고요히 잠든 산중을 깨울 듯 소리쳤습니다. 낮 동안 이루어진 전기공사로 밝혀진 불빛입니다. 눈에 보이는 사랑채의 공간과 물건은 화재 이전의 옛 것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마음의 눈으로 보면 결코 옛 것 그대로가 아니네요. 옛 샘터가 저희들에게 준 아름다운 삶의 흔적을 담고서 새롭게 밝혀진 새로운 시간, 새로운 기억을 담아내고 있는 새 것 입니다.

그래서 희망의 불빛입니다.

 

 

기도나눔입니다.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1. 큰 인명피해 없이 모든 샘터 식구들이 몸과 마음을 잘 지켜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2. 허철 간사가 속히 회복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3. 이번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개척자들에게 하시고자 하는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4. 사랑채 복구가 속히 이루어지고 복구과정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5. 이번 일을 통해 흩어지고 분주했던 우리들의 마음을 함께 모으고 다른 지체들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6. 새로운 샘터 재건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함께 꿈꾸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계획해 나가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지원 요청 사항>

 

- 가장 시급한 필요는 보금자리입니다. 조금은 더디고 어설프더라도 저희의 손과 땀으로 샘터를 직접 재건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필요한 재정과 일손을 모아 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

 

 후원계좌: 비소득공제용- 국민(예금주: 개척자들) 822401-04-032475

             소득공제용- 국민(예금주: (재)한빛누리(개척자들)) 093401-04-124532

                            (보내실때‘건축+성함’을 기입해 주십시요)

 

- 현재 상황에서 저희들에게 필요한 긴급한 생활물품은 모두 채워졌습니다.

그래서 일단 더 이상 생활물품은 받지 않습니다. 필요한 또 다른 곳과 나누시면 좋을 듯 합니다^^ 그렇지만 이후 샘터가 복구되기 전까지 장기간 머물 새로운 임시 거처가 마련되면 상황에 따라 그때 구비되어져야 할 또 다른 생활물품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그때  다시 요청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사무기기와 관련하여 빔 프로젝터는 채워졌고, 노트북 1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새로 구입해서 보내시는 물품은 사양하겠습니다.  

'아나바다'처럼 사용하지 않는 것을 나눠주신다면 귀하게 사용하겠습니다.

 

- 복구 관련하여 인력이 필요합니다.

노동으로 함께 해 주실 분은 따뜻한 노동복과 헌 신발을 구비하시고 사전에 연락을 주신 후 샘터를 찾아주세요. 

하루에 두 번 국수역에서 픽업을 해드립니다. 픽업 시간은 오전 9시, 오후 1시 45분입니다.    

 

<개척자들 긴급 연락처>

이형우 간사 010-2659-0780
권승현 간사 010-3025-0780
이형우 간사 집 전화 031-772-4259
  (화재로 핸드폰을 분실하신 분: 이난영, 이기철)

 

* 이제 개척자들의 긴급구호의 무게 중심은 새로운 보금자리와 사역을 위한 건축부분으로 옮겨졌습니다. 구체적인 지원요청 사항은 이 지면을 통해 계속 알려드리겠습니다.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잘 이겨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