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9 샘터에서 온 소식

2012.01.12 14:22

개척자들 조회 수:1994

[샘터] 

새해가 된지 한 주간이 지났습니다. 지난 해는 우리들에게 일생에 다시 겪기 어려운 진한 경험의 긴 여운을 남기고 지나갔습니다. 이토록 아무것도 없어 본 경험이 있었을까요? 또한 그런 상황 중에서 이토록 빠른 도움의 손길을 받아 본 적이 있었을까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염려와 사랑 중에 우리 모두가 그대로 온 마음을 연 채 감사할 수 있었던 적이 있었을까요? 분명히 아무것도 없는 전무의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모든 것의 채움을 경험했습니다. 아마도 올 한 해는 그 의미를 반추하며 지내게 될 것 같습니다 

지난 주일 아침은 새해의 첫날이었습니다. 각자의 일정으로 몇몇 사람들이 나간 후 남은 사람들이 샘터 주일묵상을 했습니다. 오후 내내 브라덜 송은 전기 배선을 마무리하느라 애썼고 저도 곁에서 돕다가 옛 욕실 공간에 전기가 들어오는 것을 확인했답니다.  

다음날(2) 세기모는 ‘2011년 개척자들 5대 뉴스를 함께 뽑고 2012년을 향해 각자가 바라는 모습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늘 그렇듯이 샘터에 돌아 온 시간은 무척 늦었지요. 그런데 다후가 브라덜 송과 정주와 엄마와 함께 사랑채에서 자고 싶다는 것입니다. 늦은 밤, 난로 위에 냄비를 놓고 더디 끓는 라면을 30분 걸려 끓여 먹고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후의 요청으로 브라덜 송과 아빠가 함께 샘터에서 잔 적도 있는데 그 때는 책이야기를 하고 싶었답니다. 아쉽게도 브라덜 송이 늦게 와서 잠이 들어버렸더랬죠. 이번에는 함께 마치 야영하러 간 것처럼 지냈답니다.

화요일(3) 오후에 민철이가 왼쪽 어깨가 아파서 병원에 갔습니다. 저도 오른쪽 어깨 때문에 오랜 시간 아팠기 때문에 함께 동행했습니다. 박순영목사님의 소개로 간 재활의학과였는데 저는 거의 고문에 해당하는 치료 외에 다섯 가지나 되는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지난 주에 이 병원에 왔던 영희까지 저희 모두 같은 병의 다른 단계에 있다고 합니다. 꾸준히 치료하면 나아질 것에 대한 희망이 생겼습니다. 철이는 이날 깁스를 풀었지만 다리에 힘이 들어 가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치료를 마치고 들어오는데 김옥연목사가 라병원목사와 여경선 목사와 함께 들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에게 저녁을 사주고 눈이 내리는 길을 따라 올라와 샘터에 들렀다 가셨습니다. 브라덜 송이 떠나기 전 날이어서 모두는 숙소에서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치고 나서 브라덜 송은 마저 할 일이 있다며 샘터로 간다 길래 저와 옥연목사가 함께 왔습니다. 사무실바닥에서 잘 준비를 하는데 일을 시작한 브라덜 송은 형우의 도움으로 끝내 새벽 6시까지 물이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눈을 붙였습니다. 3시간 후에 일어나 옥연목사에게 운전하는 브라덜 송의 잠을 깨워줄 것을 부탁하고 떠나 보냈습니다.

숙소에서 우리는 다시 짐정리를 하고 예본이네로 와서 고단한 오후 잠이 들었는데 포크레인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속만 썩이던 포크레인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철이가 아직도 깁스를 한 몸으로 운전을 하는데 땅이 얼어서 하고 싶은 작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튿날(5) 아침 정숙이가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쉬고 싶던 저도 정숙이를 돌보며 숙소에서 지냈습니다. 모두 피로가 누적되면서 아파서 걱정입니다 

금요일(6) 아침 9시쯤 청파교회 청년인 소명이와 나단이가 작업을 도우려고 국수역에 도착했습니다. 흙부대로 방을 만들어 임시 숙소로 쓸 계획인데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토요일(7) 아침 일찍 양평수미마을 빙어축제에 체험지도사로 참여했는데 돌아오며 문자를 보니 숙소에 세입자가 들어올 계획이라 긴급회의를 한다는 것입니다. 모두 모이느라 늦은 밤에 모여 샘터의 사랑채로 들어오기로 하고 이틀 동안 급히 짐을 꾸려 월요일(9)에 다시 샘터로 돌아왔습니다.

이사.JPG 그 동안 저희를 배려해준 분들의 도움으로 뿔뿔이 헤어지지 않고 힘든 시간을 지나갈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더욱 감사한 것은 모든 상황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주어진 일을 불평 없이 감내해준 우리 형제 자매들입니다. 이들을 생각하면 없던 힘도 솟아나고 감동의 눈물이 조용히 배어나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것이 사라졌지만 우리가 평소에 보지 못하던 많은 것들을, 그 중에서도 형제애를 다시 찾아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새해는 이렇게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아자~ 파이팅!! 

                                                                                2012. 1. 9. 샘터에서 큰언니, 큰누나가

[기도 나눔]

1. 큰 인명피해 없이 모든 샘터 식구들이 몸과 마음을 잘 지켜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2. 깁스를 푼 허철 간사의 다리에 예전 같은 힘이 생기고 건축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순조롭게 이끌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3. 이번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개척자들에게 하시고자 하는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4. 사랑채로 돌아온 식구들이 건강을 잃지 않고  복구과정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5. 이번 일을 통해 흩어지고 분주했던 우리들의 마음을 함께 모으고 다른 지체들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6. 새로운 샘터 재건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함께 꿈꾸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계획해 나가도록 기도해 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