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2 샘터에서 온 소식

2012.03.13 13:49

개척자들 조회 수:1866

지난 한 주간의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월요일(5) 세기모 대화는 한일 관계와 독도라는 제목으로 초기 평화 캠프에 참여하고 같이 참여했던 정미와 결혼을 해서 단란한 가정을 이루어 살며 개척자들의 친구로 살아가고 있는 최지현 연구원이 담당해 주었습니다.

0309 예본_쿠키.JPG 지난 주말부터 다후의 감기가 예본에게로 옮겨져서 열이 40도까지 오르며 혼이 났었는데 뚝심 좋은 예본이는 며칠 앓다가 금세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그 증거로는 부지런히 과자를 굽고 있다는 것이지요. ^^ 오븐도 없이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구워내는 과자는 모든 이의 심심한 입을 즐겁게 해준답니다.

화요일(6) 점심기도 시간에 박성일씨가 샘터에 왔습니다. 지난번에 세기모에서 만나 오기로 했던 날이었습니다. 10년 동안 NGO 단체에서 일하다가 좀더 진지한 삶의 고민을 가지고 1년 간 쉬면서 다음 발걸음을 준비하시는 분인데 개척자들의 평화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할 부분을 나누고 있습니다.

수요일(7), 전날 있었던 구럼비 발파 허가로 인해 뒤숭숭한 아침을 맞이해서 9시 반에 있는 긴급 시국회의에 나갔습니다. 강정에서 올라오신 여성위원장님과 노인회장님을 만났습니다. 시국회의를 마치고 정부청사 앞으로 옮겨 집회를 이어가려고 하는데 길을 두 사람 이상이 같은 의지를 가지고걸어가면 집회이기 때문에 안 된다면서 길을 막았습니다. 이미 집회 신고를 해서 그 자리로 가는 것도 전경이 떼로 막는 이 상황은 뭔가 사태의 불건전함을 반증하는 일로 비쳐집니다. 집회 도중에 구럼비에서 1차 발파가 있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참담한 마음이었지만 다시 마음을 추스릅니다. ‘포기하는 것을 가르치는 정부라는 어떤 수녀님의 발언이 생각나는 대목이었습니다. 이 나라 어린 학생들로부터 모든 세대의 모든 사람들이 아무리 애 써도 안돼, 결국 우리는 패배할 거야..”라는 포기에 익숙해지게 만드는 정부라고 말입니다. 나온 길에 인사동과 동대문종합시장, 청계상가를 다니며 공방에 필요한 물건들을 샀습니다. 기철이가 동행해 주어서 겨우 일을 마칠 수 있었지요.

발파소식은 다음날에도 계속되었습니다. 다행이 바위 부분이 아니라 밭 쪽이라는 소식으로 마음을 놓았지만 특히 새벽에 케이슨 하나를 바다에 넣었다는 소식이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 동안 잠잠했던 매체들이 일제히 강정소식을 전하는 가운데 뉴스타파에서 전하는 강정특집 2탄이 나왔습니다. DSCF0614.JPG

금요일(9)에는 지건, 연경 가정에서 농사와 교육 공동체에 대한 논의를 하러 샘터 식구들이 나들이를 했습니다. 지건이네는 셋 째를 입양해서 수린이까지 아이가 4명이어서 우리가 움직이는 게 더 편했기 때문입니다. 개척자들의 정신에 동의하지만 멤버십은 없는 가정과 멤버십도 함께 하는 가정 사이의 차이로 인해 예견되는 어려움들에 대해서도 함께 만나 이야기 하다 보니 함께 헤쳐 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언제나 신중해야 하지만 신중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후회스런 인생이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나만 잘 살고 내 가정만 잘 되기 위해 뛰어드는 모험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낙관적일 필요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닥쳐보지 않은 어려움을 미리 헤쳐 나갈 수도 없으니까요. 돌아오는 길에 다음날 가향공동체에서 열댓 명이 오기로 되어 있어서 필요한 야채를 사느라 양수리 OK 마트에서 장을 보았습니다.

DSCF0629.JPG 다음날(10) 아침 일찍 가향공동체 식구들이 양진일목사님과 함께 왔습니다. 저와 형우는 박순영 목사님의 큰 아들 박한별군의 결혼식에 가느라 나왔고 일행은 샘터로 올라오기 전에 논에다 퇴비를 뿌리는 일을 먼저 했습니다. 점심을 준비한 승현이는 나름 양을 많이 했는데도 장정들의 숫자가 많아서 20인용 압력밥솥으로 가득 한 밥이 모자라 라면을 끓여 채웠다고 합니다. 나물과 겉절이가 신선하고 맛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르죠. ^^ 아무튼 요즘 들어 왜 옛날 할머니들이 아들을 선호했는지를 알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겨우내 지었던 흙부대집이 해동되면서 무너져 해체 작업을 했고 이제 다시 바닥을 든든히 해서 쌓아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안전한 집을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2. 3. 12. 샘터에서 큰언니, 큰누나가

 

[기도 나눔]

1. 큰 인명피해 없이 모든 샘터 식구들이 몸과 마음을 잘 지켜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2. 허철 간사의 다리에 예전 같은 힘이 생기고 건축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순조롭게 이끌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3. 이번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개척자들에게 하시고자 하는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4. 사랑채로 돌아온 식구들이 건강을 잃지 않고 복구과정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5. 이번 일을 통해 흩어지고 분주했던 우리들의 마음을 함께 모으고 다른 지체들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6. 새로운 샘터 재건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함께 꿈꾸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계획해 나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