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9 샘터에서 온 소식

2012.04.11 00:56

개척자들 조회 수:1403

조계사 발언중.jpg 어수선했던 지난 한 주간의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주 소식은 제가 제주에 내려가 있었기 때문에 은경(월드서비스 준비 중)이가 담당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강정의 급박한 상황 때문에 올리지 못해서 이번 주에 함께 올리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수요일(4일) 조계사에서 있었던 “생명평화강정캠프” 발대식 차 마을회장님 이하 여러분들이 서울에 올라오는 날, 브라덜 송의 아내로서 경찰 폭행에 대해 발언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서 짧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모임을 마치고 황대원 선생님이 다가와 자신도 국가폭력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상황에 안타까워하시며 나의 발언 내용을 글로 써서 알릴 필요가 있다고 하셨는데 몸도 마음도 지쳐서 돌아와 아직도 쓰지 못해 숙제를 못한 무거운 마음입니다.
다음날(5일)은 샘터 식구들이 대아교회의 고난 주간 저녁 기도회에서 특송을 사진1.JPG 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형우, 승현, 정주, 영희, 은경, 저까지 6명이 중창을 준비했는데 엄청난 제주 바람에 든 감기로 기침을 하는 중이어서 찬양 도중에 기침을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이 무난하게 지나갔습니다. 한 주간이 그대로 고난 주간의 무거움이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없는 사이에 예본이와 다후의 생일이 하루 차이로 지나갔고 이모들은 케익을 구워내어 예쁘게 장식해서 아이들을 기쁘게 했답니다.
돌아온 샘터에는 사랑채 기도실 한 쪽을 막아 저와 저의 가족들의 공간이 마련되어있었습니다. 금요일에 형우간사네 집에서 짐들을 옮기고 첫 밤을 보냈습니다. 열린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넓은 창문으로 달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밤이었습니다.
사진2.JPG  토요일(7일), 저는 미리 하기로 약속했던 수미마을에 딸기 체험을 하러 갔다 왔는데 또희(진돗개)가 풀려 닭 5마리를 다 죽였다는 것입니다. 또희는 강아지 줄 중에 가장 무겁고 강한 쇠줄로 다시 묶였고 우리는 닭들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닭들이 샘터를 돌아다니며 모이를 찾고 고양이들이 그 사이로 몸을 나타내며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짖어대는 또희와 아지, 진돌이 쫑아의 모습에서 평화를 느꼈었는데 주인의 손을 핥는 얌전함 속에 숨어 있는 본능이 언제든 평화를 깨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인간의 내면도 이런 동물적 본능으로 가득하지는 않는지 생각되는 날이었습니다.
주일 아침(8일), 허철간사 가족이 모두 샘터로 나들이를 했습니다. 민정간사와 갓난 아기 신이 까지 새로 마련된 저의 방에서 영희간사와 합류해서 부활절 예배를 드렸습니다. 가희는 쉴새 없이 찬양을 부르며 성경을 읽는 시늉을 하며 예배를 방해(?)했지만 저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부활의 아침을 맞는 예배를 드렸답니다. 형우간사 가족들은 대아교회에서 아이들이 출연하는 찬양과 뮤지컬 등으로 예배를 드렸지요.
오후에 ‘그안에교회’ 목사님과 교우들이 찾아왔습니다. 샘터를 둘러보고 강정 상황에 대해 마음으로 함께해 주시고 위또희의 토요일.jpg로와 격려와 기도를 해주시고 돌아갔습니다.
저녁에 오랜만에 풍물팀 전원(정래, 승현, 영희, 정주)이 성실교회로 가서 설장구를 배우고 돌아왔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 풍물가락은 흥을 돋우고 다시 마음을 잡고 살아갈 힘을 줍니다. 어쩌면 5월로 예정하고 준비하는 작은 평화콘서트를 설장구로 문을 열지도 모르겠습니다.

                                                 

                                             2012. 4. 9. 샘터에서 큰언니, 큰누나가
[기도 나눔] 형우, 승현, 철, 민정, 정래, 영희, 정주, 난영, 기철, 은경, 예본, 다후, 가희, 신
1. 새로운 샘터 재건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함께 꿈꾸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계획해 나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2. 샘터 재건에 필요한 기술적, 재정적, 인력적인 지원이 적절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3. 재건을 이끄는 허철 간사에게 지혜와 건강을 더하여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4. 새 생명을 출산한 민정이의 몸과 마음의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며 동생을 본 가희도 언니로서 가족의 구성원이 된 동생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5. 이번 일을 통해 흩어지고 분주했던 우리들의 마음을 함께 모으고 다른 지체들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