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요트훈련

25일 술라베시 해상훈련팀은 부산에 내려갔습니다. 한 시간씩 교대로 카렌스를 운전해서 명식이를 태우러 상주로 갔습니다. 명식이네 집은 청리역이라는 한적한 시골역 앞에 있는 그린슈퍼라는 이름의 가게입니다. 명식의 부모님들은 약간 긴장한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는데 차에서 내린 우리의 모습에 실망과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무스를 바른 듯 똥파리 날개 같은 영롱한 빛을 반사하고 있었고 노소를 막론하고 수염이 더부룩 했으며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질질 끌며 슈퍼로 들어갔습니다. 눈이 약간 휘둥그레진 명식 부모님들이 독백하듯 말씀하셨습니다. “모두 자연인 들이신 가봐?!” “명식아 하드들 좀 꺼내 드려라.” 우린 묵묵히 하드를 먹었고 슈퍼마켓의 과자와 빵들 복숭아와 음료수를 한 아름 챙겨 슈퍼를 떠났습니다. 상주부터 부산까지는 민규와 명식이 운전을 했습니다. 잠시 졸다 보니 독재자 박정희의 도시 구미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우리 차는 경부고속도로를 130키로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화들짝 놀라서 민규야! 너 이러다 벌금 문다~~~.” 말하고 나니 운전자가 벌금의 80%를 스스로 물어야 한다는 규정을 사전에 말하지도 않고 돌아가며 운전하는 것만 이야기를 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돈 아끼려고 우리 차 타고 갔는데 운전하느라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과속 벌금 용지가 여러 장 날라올까 봐 걱정되네요.


밤이 다되어서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다대포 해수욕장에 끝자락에 이르니 길가에서 빨간 앞치마를 걸친 향림이 우리 차를 세웠습니다. “불타는 조개구이라는 식당이 향림 부모님의 집이자 일터였습니다. 그곳에서도 우린 또 청리에서 겪었던 것과 같은 예기치 못한 조우로 인해 당혹해 하는 부모님들을 만났습니다. “먼데 갔다 돌아 오신지 얼마 안되나 봐요?!” “……” 우리의 초라한 몰골에도 불구하고 향림의 부모님은 자기 식당의 최고급 풀코스 요리로 우리를 대접해 주셨습니다. 회에 아나고 탕에 고급 조개구이까지. 봉쿠스 클럽 회장이신 명식이가 맛있다고 찬사를 연발하는 소리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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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림의 양산 아파트에서 자고 아침은 라면으로 때운 후 수영만 요트장으로 갔습니다. 요트장에서 우리는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세일 보우트를 태우겠다는 약속은 처음부터 거짓이었습니다. 우리를 부산으로 부른 사람들은 우리에게 관광객을 위한 나들이 배를 두시간 태워주고 용돈을 벌려는 장사치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의논 끝에 아쉽지만 유람선을 타러 온 것은 아니니 그냥 돌아가겠다고 했으나 그 와중에 향림이 여러 곳에 연락을 취한 끝에 결국 우리에게 세일링을 경험시키겠다는 요트 선장을 찾아냈습니다. 요트는 불란서에서 최근 제작된 신형이었고 우리 눈에는 호화로운 요트였습니다. 선장은 차근 차근 자세히 설명을 하면서 운전을 했습니다. 바람이 좀 센편이어서 메인세일을 걷고 집세일 만으로 항해를 했습니다. 아쉬웠지만 선장의 입장에서 보면 잘 알지도 못하는 낯선이들과 손발을 맞추어가며 항해를 한다는 것이 걱정스러울 수도 있었겠지요. 아무튼 우여 곡절이 있었지만 우리는 현대적인 요트도 우리가 타는 원시적인 요트와 원리상 별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수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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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끝에-탄-요트.gif


바람을-가르는-요트.gif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이번 주에 수경과 복희는 아체에서 귀환했고 주일에는 제주 평화 대행진을 위해 현성과 우노가 제주로 떠납니다. 그리고 월요일에는 브라더 송과 현종과 민규가 해상훈련을 위해 술라베시로 출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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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아체 평화 캠프에 갔던 복희와 수경이 29일 아침에 돌아왔습니다.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수경:”박사님~~~.” ”저희 잘 돌아왔어요. 내일 청파교회 예배 마치고 샘터 들어갈께요.~~”

복희:”우리 너무 건강해. 너무.” .

오후에 복희를 평화다방에서 만났습니다. 평화신학세미나를 하는 곳에 쉬지도 않고 왔습니다. 얼굴이 더 하얗고 뽀얘져서 돌아왔습니다. 어찌 저럴 수가 있지? 의아했습니다. 우린 인도네시아 갔다 오면 연탄장사 같이 까매지는데 참 신기했습니다. 아무튼 건강해 보였습니다. 수경이도 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더 하얀 얼굴로. 아무튼 술라베시로 떠나는 나와 현종과 민규는 아마 까만 인도네시아 사람이 되어 돌아올 겁니다. 예전에도 늘 그러했듯이. 비록 샘터 공동체 안에서 생활하는 것은 아니지만 광일과 수연 비비안도 83일에는 말레이지아로 출발합니다. 모두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오가는 모든 하늘 길과 바닷길에서 그리고 위험하고 혼잡스런 도로 위에서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기도 나눔]

1.     복희와 수경이 아체 평화캠프를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     제주 평화 대행진에 참여하는 우노와 현성이가 제주팀과 함께 임무를 잘 수행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 주십시오.

3.     술라베시 해양훈련에 참여하는 현종 민규 브라더 송 그리고 명식, 향림, 로드리고 세희가 안전하게 살아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4.     말레이지아 힐라 평화학교에 참여하는 광일과 수연, 비비안과 다른 모든 참가자들이 평화롭게 캠프를 마치고 돌아올 수 있게 해 주십시오.

5.     샘터를 지키는 마마 송과 노나, 수경이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견뎌 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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