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토요일 브라더 송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로 떠났고, 민규는 아직 제주일정이 끝나지 않아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주는 마마송, 은나 그리고 현성, 이 셋이서 샘터를 지켰습니다. 월요일에는 세계를 위한 기도모임 준비를 위해서 오후시간을 보냈습니다. 여러 식구들과 함께하던 일을 셋이 하려하니 꽤나 바쁘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일을 끝마치고 나서야 장작이 부족하다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이날은 눈이 펑펑 내렸었는데, 삿포로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덕분에 아주 추웠지만 낭만적인 분위기 속에서 장작을 팰 수 있었습니다. 은나는 장작을 잘 패지 못해서 큰 도움은 못됐지만 하나씩 성공할 때마다 현성이가 축하해줘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또 자른 장작은 마마송이 집 안쪽으로 옮겨 주셔서 빨리 눈을 피해 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날 밤은 샘터에 남은 셋이서 세계를 위한 기도를 드리고, 주간소식을 나눴습니다. 다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장작패기1.gif


화요일에는 전날 밤 오신 복희 간사님까지 4명이서 아침식사를 하였고, 오전 일찍 샤인이 왔습니다. 2명더 늘었을 뿐인데 샘터는 사람들의 온기로 다시 활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주에 있는 카야와 방글라데시에 있는 수경, 현종과의 스카이프 회의를 통해서 안부를 묻고, 로힝자 캠프 전 한국에서 다시 만나게 될 날을 서로 기대했습니다. 오후 노동시간에는 개척자들의 회계장부를 정리했습니다. 너무나도 잘 정리되어 있는 장부가 있는 반면 자료가 서류철에 꽂혀 있지 않고, 빠진 부분들이 많은 장부들도 있어서 정리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따듯한 난로와 샤인이 타 주신 꿀차를 마시며 힘을 내서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에는 영하 18도라는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실내온도도 4-5도 밖에 되지 않아서 다른 일보다도 생존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 문 앞쪽으로 바람을 막아 놓았던 비닐도 찢어졌습니다. 은나와 현성이 의자를 가지고 나가서 이를 테이프로 붙였습니다. 곧 다시 뜯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일요일인 오늘까지도 잘 붙어있어 참 다행입니다


비닐보수-1.gif


점심에는 따뜻한 매생이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매생이라는 것은 파래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그것보다는 훨씬 얇고 고운 느낌이었습니다. 비싼 가격 때문에 먹지 못하다가 세일을 하는 것을 보고 마마송께서 구입해 오셨습니다. 한 솥을 끓여 놨으니 요 며칠은 이 국으로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날 노동시간에도 장작을 팼습니다. 아무래도 현성과 장작을 잘 못 패는 은나, 이 둘이 장작을 패다 보니까 많이 패지 못해서 자주 패야 했습니다. 날씨는 아주 추웠지만 눈이나 비는 내리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싱크대에 있던 대야의 물도 얼정도의 한파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걸 보며, 우리는 냉장고 속에 살고있는 것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고 있었는데 마마송께서 냉장고 온도가 3도로 맞춰져 있는데, 실내온도가 3도가 안되니 냉장고가 더 따뜻할 거라고 말씀하시는 바람에 아침부터 웃으며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추위 속에서 힘들어하는 저희를 위해서 선화언니가 집으로 점심식사를 초대해 주셨습니다. 꽁꽁 싸매고 왔던 우리 샘터 식구들은 21도나 되는 실내온도에 더위를 느끼고 한 겹 씩 옷을 벗어냈는데, 무슨 옷을 그렇게 많이 껴입었냐며 웃음 바다가 되었습니다. 맛있는 칼국수를 먹고 돌아와서 현성이 바깥 화목보일러로 장작을 옮겨주었습니다. 함께 뉴스를 보며 하루가 끝났고, 이렇게 일주일의 반이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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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버린물-1.gif



금요일에는 24(수요일날)에 죽은 줄만 알았던 닭들이 살아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생명을 잃지 않고, 꿋꿋이 버텨주던 닭들이 고마웠었는데 며칠 전 닭들이 뻗어 있는 것을 죽은 줄 착각하고 슬퍼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날 따라 유난히 활기찬 닭들의 모습에 감사했습니다. 개척자들의 생명들이 오래오래 우리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일이 가장 춥게 느껴졌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전 날에 이어서 선화언니와 지혜언니가 점심식사를 초대해 주셨습니다. 따뜻한 곳에서 따뜻한 분들이 만들어 주신 맛있는 점심을 먹고, 함께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따뜻한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강아지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습니다. 혹시나 가을이가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한달음에 달려가보았는데, 가을이가 목줄이 그물더미에 걸려 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현성과 은나가 가을이를 구출해서 집에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에는 소영언니네서 저녁식사 초대를 해줘서 감사했습니다. 은나는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놀아줬습니다.


닭들-1.gif


가을이와의재회-1.gif



한주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샘터에 남은 사람들은 적고, 기록적인 한파 속에서 장작은 아무리 패도 부족하고, 동물 친구들을 잃을 뻔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힘을 합쳐 열심히 움직인 결과 넘칠 만큼은 아니지만 쓸 만큼의 장작을 준비해 놓을 수 있었고, 동물 친구들을 다시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혼자 해낼 수 없는 일들을 다 같이 해내며 함께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선화언니, 지혜언니, 소영언니여러 마을분들 덕분에 따뜻한 곳에서 식사하며 오랜만에 사람의 정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던 이번주도 참 감사했습니다.     


[기도 나눔]

1. 사단법인 감독부처 보고가 잘 받아들여지도록

2.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에서 볍씨학교 학생들과 함께 있는 브라더송의 건강을 위해

3. 한국으로 잠시 돌아온 현종이 로힝자 캠프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아체에 있는 수경이가 무사히 돌아오고 두 달 간의 경험을 잘 평가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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