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의 5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한 주는 된장이 주된 소식으로 자리합니다. 월요 세기모 다음날이 석가탄신일 이어서 한 주가 더 넉넉한 느낌이었지요. 그래서 보통 화요일에 하던 전체 회의를 수요일에 하게 되었습니다. 저 마마송은 합창 연습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지만요.

그 동안 여러 사정으로 미루었던 된장 뜨는 날이 결국 목요일로 정해졌습니다. 항아리가 부족해서 이번에는 3말 만 담갔기 때문에 한 차례 비벼 넣고 끝이 났습니다. 수요일 밤에 보리밥을 지어 식히고, 당일 아침에 항아리 씻고, 통 씻고, 솥 씻고 화덕 만드는 준비 작업이 오히려 더 길었고 정작 된장을 떠서 개량 메주가루와 보리밥을 함께 비비는 일은 빨리 끝이 났습니다. 현종이는 작년과 비교해서 간단히 일이 끝나서 어리둥절한 모양이었습니다. 다음으로 간장 달이기는 브리덜 송의 몫이었습니다. 제주에서부터 가져온 고물 화덕을 놓고 불을 때어 간장을 달였습니다. 항아리 속의 간장이 따가운 햇살에 매일 일광욕하며 지난 겨울 샘터 간장을 기다리던 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튿날에도 우리는 된장과 씨름했습니다. 제 모교에서 열리는 바자회에 된장을 납품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kg짜리 60통을 퍼 담았습니다. 예쁘게 ‘샘터 된장’ 이라는 라벨도 달고 서울 나들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샘터의 한 주는 이렇듯 조용하게 지나고 있었지만 목요일 밤에 뜬 속보는 한반도를 경악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다행이 이어지는 담화로 작은 희망이 떠올랐고 제 2차 남북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한반도 평화의 불씨가 살아났습니다. 협상의 주도권 경쟁이 도를 넘어서 판을 깨뜨릴 위기에 처해 있었지만 의지와 인내를 가지고 노력하신 분들의 수고로 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실무자들의 접촉이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도 우리는 수없이 많은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여건에서도 평화를 향한 노력을 중단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손 모아 기도하게 됩니다.

금요일에 브라덜 송은 성서대전에서 열리는 북콘서트에 갔다가 대전에 살고 있는 학준, 찬란 부부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왔습니다. 작은 임대아파트에서 거실을 부부의 방으로 쓰고 작은 방 하나를 손님방으로 비워 놓고 있지만 손님이 별로 없었답니다. 브라덜 송의 방문에 고맙다고(?) 했답니다. 부부의 소박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시간이었답니다.

화창한 토요일에는 AMA-C와 함께하는 피로회복 프로젝트 라는 공연이 나무숲세움터 주관으로 대아복지관에서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신나게 우리 가락과 함께한 시간이었습니다.

[기도 나눔]

1.     싱그러운 계절에 공동체 모든 식구들의 건강을 위해서

2.     샘터가 평화의 길을 걷는 사람들의 나들목으로 자리매김하며 하반기 사역이 잘 준비될 수 있도록

3.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준비되고 있는 모든 실무 협상들이 잇속 챙기기가 아니라 세계 속에서 진정한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살려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