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가을 볕을 맞으며 밤송이의 밤들이 여물어가고 벼 이삭들을 점점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텃밭에 심어둔 배추들은 푸릇푸릇 잘 자라주고 있습니다. 오색빛깔 뽐내며 자신의 색을 드러내는 가을의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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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은 예비군 훈련으로, 수경과 민규는 개인적 휴가를, 브라더쏭은 제주 방문으로 모두들 잠시 샘터를 떠나 있었습니다. 현성은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고, 우노는 사랑채 앞마당을 정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남아 있는 돌들로 앞마당을 계단식으로 만들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으나, 샘터 할아버지의 완곡한 주장으로 인해 계획이 수정되어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시간이 들었습니다. 아직 좀더 손을 봐야 하겠지만 사랑채 앞에도 넓은 공간이 생겨 참 좋습니다. 더불어 사랑채 외벽도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기울어지는 벽면으로 인해 1층의 큰 유리창이 내려앉을 것만 같았는데 그것을 뜯어내고 튼튼한 벽에 앙증맞은 유리 창문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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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는 수요일에, 현종과 수경은 목요일에 다시 샘터로 돌아왔습니다. 23일의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늦은 저녁에 돌아온 현종의 얼굴에는 고단함과 해방감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금요일에는 제주에 있던 카야와 멜리사, 그리고 브라더쏭이 샘터로 돌아왔습니다.

일주일간 집을 나간 샘터 개가을이도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사랑에 빠져 동네 암캐와 이곳 저곳을 누빈 가을이는 많이 지쳤는지 집에 오자 마자 밥을 허겁지겁 먹더니 축 늘어져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간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알 수 없지만 빛나는 털빛은 온데간데 없고 다리에도 상처가 보여 일주일간 가을이의 행적이 몹시도 궁금해 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가을이의 여자친구가 가을이를 잊지 못하고 샘터를 찾아와 가을이 곁을 지켜주었습니다. 가을은개들에게도 사랑의 계절인가 봅니다.

 

토요일은 평화캠프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리유니온데이로 모였습니다. 올해 캠프 참가자와 과거의 캠프 참가자가 한자리에 모여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의 일들을 돌아보며 함께 교제를 하는 시간으로 보내었습니다. 3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넓어진 마당에서 고기를 굽고 함께 식사를 하고 캠프 영상을 보며 즐거운 주말 밤이었습니다. 가베나루를 운영하는 호용 형제가 맛깔나게 원두를 내려줘 더욱 향기로운 가을 밤이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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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마을 공동체 식구들은 민정의 병문안을 갔습니다. 2주전 합천에서 발생된 교통사고로 발목 관절 부분이 많이 손상되어 대구의 병원으로 옮겼고 이번 주 월요일에 수술을 받았습니다. 혼자 외로이 병실에 있을 민정을 위로하고자 지체들이 먼 거리를 달려 내려갔습니다. 다리를 사용할 수 없어 휠체어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 항생제의 부작용으로 고생한 일 등등 몇일을 들어도 다 듣지 못할 이야기들이 민정이 가슴에 담겨있는 듯 합니다. 민정이의 빠른 회복과 다섯 남매를 돌보는 철이 형제를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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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제목]

1. 샘터 건물의 구조 계산을 해줄 사람을 만난 것에 감사드리고 이에 맞춰 진행 되어야할 모든 준비가 잘 이루어지도록필요한 재정도 채워 주시기를

2.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들을 방문하게 될 공동체 지체들의 오고 가는 길을 지켜 주시고 가족들과 평안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3. 민정이가 잘 회복되며 긴긴 회복의 과정을 잘 견디어 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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