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샘터에서 온 소식

2011.12.12 16:56

개척자들 조회 수:2294

지난 한 주간의 샘터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지난 월요일(12 5) 세기모 대화는 거리의 천사들에서 일하시는 윤건총무님께서 나눠주셨습니다. 소박하고 자연스럽게 사역을 소개하시는 내내 만감이 교차되는 저녁이었습니다. 거리에 쓰러져 있는 노숙인들의 애환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삶을 새롭게 변화시켜나가는 지난한 일을 해오신 모습에 세상을 향한 비난도 엿볼 수 없었다는 것이 더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IMG_1113.JPG그에 앞서 저는 비비안과 함께 동대문시장에 갔습니다. 부지런히 나왔지만 벌써 문닫는 시간이 되어서 천생리대에 필요한 가시스냅과 목걸이에 쓸 줄과 다이어리에 쓸 방울을 사고 세기모로 갔지요. 쇼핑이 힘든 저로서는 비비안이 함께 해준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바야흐로 토요일로 다가온 일일 찻집 준비에 식구들은 저마다 맡은 일에 눈코 뜰새 없이 매진하고 있었습니다

현진 자매는 세기모 끝나고 함께 들어와 목요일까지 샘터에서 지내며 세기모 녹취도 풀고 소소한 일상을 나누다가 돌아갔는데 일일 찻집을 도우러 오겠다고 했습니다.

 

화요일(6)엔 대구에서 장희가 올라왔습니다. 일일 찻집도 돕고 형우와 난영이와 함께 할 이야기도 있어서 있는 동안 내내 나무도 패고 힘든 일을 많이 했습니다. , 민정 가족은 수요일 늦게 지방 답사를 마치고 왔고 목요일 아침 샘터로 올라와서 한 주 내내 작동이 되지 않은 2층 보일러를 고치느라 형우와 함께 애를 썼습니다. 다행히 목요일 밤부터는 작동이 되어서 돌을 가스불에 데워서 수건에 싸서 들고 들어가 자던 일은 그만 둘 수 있었습니다.

 

금요일(9)에 형우는 외교통상부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저는 역시 비비안과 함께 구리농수산물 시장으로 일일 찻집에 쓸 IMG_1130.JPG음식 재료를 사러 갔습니다. 물건이 많아 혹시 빠뜨릴까 염려하면서 장을 보았지만 역시나 식혜를 만들 엿기름을 빠뜨려 철이네 집 주인 할머니에게 가서 사왔답니다. 일일 찻집의 바리스타로 돕기로 한 석원형제는 제 동생이 커피를 가지고 오기로 한 시간에 맞춰서 샘터로 들어왔습니다. 저는 알아듣지도 못하는 그들만의 용어로 한참을 진지하게 이야기 하더군요. 아무튼 당일 바리스타를 맡은 석원형제는 엄청 힘든 여건에서 주문을 받는 지배인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음식을 만드는 동안 몇 가지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정주가 샐러드 소스를 만들 오이피클 깡통을 따서 그 국물을 버린 것입니다. 피클과 양파와 함께 국물을 넣고 갈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또 거의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들어가는 시간, 엿기름 물을 식혜밥에 붓고 삭히는 동안 제가 재봉틀로 마무리 해야 할 것이 있어서 할머니 방에 있는데 정숙이가 남아있는 엿기름 물을 버려도 되느냐고 물었을 때 저는 엿기름 찌꺼기인 줄 알고 버리라고 했고 그만 아까운 엿기름 물이 버려진 것입니다. 다행히 그릇이 모자라 다른 그릇에 담아둔 국물이 있어서 그것으로 식혜를 만들었답니다.

 

IMG_1133.JPG 드디어 1o (토요일) 일일 찻집의 날이 되었습니다. 아침 일찍 정숙이와 정주, 난영이가 일차로 물건들을 싣고 청파교회에 들 러 머그컵을 빌려 가지고 카페로 갔고 남은 우리는 유부초밥을 만들었습니다. 만들어도 만들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유부초밥이었습니다. 허리가 삐끗했던 장희는 신음하며 만들었습니다. 부지런히 카페로 가서 아름다운 분위기로 데코레이션을 하고 음식을 만드는 동안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사이사이 쎄쓰와 김옥연 목사와 우리의 정주나요팀의 공연과 풍물팀의 공연이 있었고 사역보고도 했습니다.

 

 물건 판매를 담당한 비비안과 장희도 선전을 했습니다. 손님들은 저마다 이렇게 싸게 팔아서 뭘 남기겠느냐고 걱정해주었고 저희들로서는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한 일일 찻집이었습니다. 다우리는 천안에서 올라와 현진씨와 함께 설거지를 담당해 주어 든든했습니다. 모두가 시간을 내어 음식과 서빙을 도와준 멤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이번 경험을 토대로 다음에는 더 짜임새 있는 모임을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날(11)은 한 주 내내 잠 못 이룬 식구들이 아침 주일 모임을 마치고 긴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었습니다.

 

2011. 12. 12. 샘터에서 큰언니 큰누나가

 

[샘터] 할아버지, 정래, 형우, 승현, , 민정, 영희, 정주, 정숙, 난영, 민정(비비안), 기철, 한별, , 예본, 다후, 가희

1. 개척자들의 공동체가 올 한해 더 단단하게 뿌리내려질 수 있도록

2. 샘터가 세상과 사람과 자연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이 시대의 대안적인 삶의 방향을 잘 찾아 갈 수 있도록.

3. 할아버지에서부터 예본, 다후, 가희까지 모든 멤버들의 건강과 화목을 위해

4. 지역사회에서 진행되는 평화교육을 위해

5. 한별이와 샘, 예본이와 다후가 건강하게 가을 학기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6. 일일 찻집에 함께 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찾아주신 동역자들과 더욱 깊은 사역을 나눌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