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8 지금, 샘터는...

2011.12.19 02:42

개척자들 조회 수:2317

지난 주 목요일(15) 오후, 개척자들 양평 샘터 생활 공간이 불길 속에서 한 시간도 채 못되어 잿더미로 내려앉았습니다. 불길 속에 샘터공간이 사라지는 것을 보는 그 순간에는 담담했습니다. 초대교회 공동체의 정신과 무소유를 지향하는 삶을 좇는다고 하지만 우리가 그러한 삶을 잘 살아내고 있는가에 대해 순간순간마다 다시금 고민하곤 했습니다. 그러한 고민에 잇닿아 잿더미로 변해가는 샘터 공간을 보면서 다시금 마음을 새롭게 하며 살아내야 할 삶이 생각되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불길에 타서 소실되는 샘터를 보면서도 담담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한 샘터 식구들이 모두 무사했기 때문입니다. 그 존재들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함이었고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샘터 공간 곳곳마다 깃들인 소중하고 아름다운 삶의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그 상실감에 슬픔이 밀려왔습니다. 모두가 아픔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앓고 있던 중 옛 샘터를 떠나 보내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17() 늦은 오후, 잿더미로 변한 옛 샘터에 찾아오신 몇몇 손님들과 함께 애도식을 가졌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소중한 공간에 소담한 소국을 놓고, 촛불도 밝히고, 옛 샘터 공간에 얽힌 각자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시간이 저희들에게 아픔으로부터 이제는 잔잔한 미소를 머금을 수 있게 하는 마음의 여유와 쉼을 안겨주었습니다. 옛 샘터의 공간이 저희들에게 베풀어준 아름다운 삶을 충분히 기억하고, 새로운 시간, 새로운 기억들을 아름답게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지난 시간 저희들에게 좋은 삶을 나눠준 옛 샘터 곳곳의 흔적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가만히 손을 흔들어 봅니다

 

사진1.JPG 18(), 저희들은 지역교회에서 마련해주신 임시 거처지에서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실어 보내주신 구호물품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별히 각자에게 필요한 옷을 나눠 갖는 시간에는 자신에게 어울릴만한 옷을 입고 커다란 전신 거울 앞에서 한껏 뽐을 내보기도 하고, 어울릴만한 사람에게 옷을 추천해 주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넉넉한 나눔으로 인해 저희들에게 필요한 긴급한 생활물품들은 채워졌답니다.

 

저녁시간에는 청파교회 김재흥 목사님과 청년들, 그리고 부부인 백예인 캠프참가자와 구윤회 목사님께서 저희들을 찾아와 주셔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앞으로 복구해 가는데에 있어 함께 해주시겠다는 고마운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이후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날 해야 할 일을 정리하기 위해 모임을 가졌습니다. 일단 긴급한 생활물품은 필요가 채워져서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고, 사무기기에 대한 지원요청 및 가장 시급한 새로운 샘터 복구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사무공간으로 남아있는 사랑채 복구가 내일부터 시작됩니다. 복구를 위해 제주 강정마을에서도 돕는 손길이 오실 예정입니다.사진4.JPG  생활팀, 업무팀, 복구팀으로 나누어 팀별로 해야 할 일들을 나누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그리 열심히 주고 받는지, 호기심에 이끌려 살짝살짝 다른 팀에게로 시선이 향하기도 했습니다^^  

 

화재 진압 중 유리 파편에 의해 종아리 부분의 근육이 손상되어 수술을 하게 된 허철간사는 지난 금요일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에 있으며 일주일 정도 입원 후 퇴원할 예정입니다.

 

19() 세기모는 기도 모임 후 거리의 천사들 야간 사역을 하기로 했던 원래의 일정을 취소하고 개척자들 양평 샘터 화재에 관한 상황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고, 샘터 사랑채 사무공간이 복구되기 전까지 당분간 마을회관 정보센터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마을과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지원 요청 사항>

 

- 가장 시급한 필요는 보금자리입니다. 조금은 더디고 어설프더라도 저희의 손과 땀으로 샘터를 직접 재건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필요한 재정과 일손을 모아 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

 

 후원계좌: 비소득공제용- 국민(예금주: 개척자들) 822401-04-032475

             소득공제용- 국민(예금주: (재)한빛누리(개척자들)) 093401-04-124532

                            (보내실때‘건축+성함’을 기입해 주십시요)

 

- 현재 상황에서 저희들에게 필요한 긴급한 생활물품은 모두 채워졌습니다. 그래서 일단 더 이상 생활물품은 받지 않습니다. 필요한 또 다른 곳과 나누시면 좋을 듯 합니다^^ 그렇지만 이후 샘터가 복구되기 전까지 장기간 머물 새로운 임시 거처가 마련되면 상황에 따라 그때 구비되어져야 할 또 다른 생활물품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그때  다시 요청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사무기기와 관련하여 노트북 2대, 빔 프로젝터 1대가 필요합니다. 새로 구입한 물품은 받지 않습니다. '아나바다'처럼 사용하지 않는 것을 나눠주신다면 귀하게 사용하겠습니다.

 

<개척자들 긴급 연락처>

이형우 간사님 010-2659-0780
권승현 간사님 010-3025-0780
이형우 간사님 집 전화 031-772-4259
  (화재로 핸드폰을 분실하신 분: 조정래, 박정주, 이난영, 이기철)

 

* 이제 개척자들의 긴급구호의 무게 중심은 새로운 보금자리와 사역을 위한 건축부분으로 옮겨지게 됩니다. 구체적인 지원요청 사항은 이 지면을 통해 계속 알려드리겠습니다.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잘 이겨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