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링카랑 평화 도서관을 다녀와서

 

조금은 수줍은 얼굴로 환하게 미소 지어 주는 아이들의 눈방울이 반가웠다. 그 때문인지 밤새 버스를 타고, 4시간 가량 쪽배를 타고 도착한 피로가 조금은 가라 앉았다. 도서관이 어떻게 되었는지 정말 궁금했지만 일단 바팍(Bapak, 마을 지도자)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도서관은 잘 관리되고 있었다. 고맙게도 티니(바팍의 딸로 초등학교 선생님)가 책임감을 가지고 관리를 해 주었다. 도서를 빌려가고 돌려 받은 흔적들이 빽빽하게 적혀 있는 공책은 아이들이 책을 열심히 보고 있다는 증거가 되어 주었다. 동화책 종류는 다 읽어서 책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조금도 과장되게 들리지 않았다.


오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조금 언덕에 위치한 부킷 망기스(Bukit Manggis)’ 마을을 산책했다숙소와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 캠프 때 방문을 하지 못했던 곳이다. 그 지역의 아이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싶긴 했었는데 캠프 때에는 여러 핑계들이 생겨서 그만 기회를 잡지 못했었다. 그런데 발링카랑 아이들이 친구를 해준다고 하니 당장 일어섰던 것이다. 마을 입구에 들어 서니 집집마다 누구의 집인지를 말해 주는 아이들의 소리에 맞추어서 열심히 눈 도장을 찍었다. 2006년 굉장히 큰 홍수가 나서 언덕으로 마을을 옮겼다고 했는데, 지금은 예쁜 나무집들을 튼튼하게 지어서 안정 되어 보이는 마을이었다. 노래도 부르고, 달리기로 하면서 내려 왔다. 밤에도 다행히 우기인지라 모기가 많지 않아서 푹 잘 수 있었다.


다음 날 새벽 안개 낀 강이 깨워주어 일찍 일어났다. 환상적인 안개 낀 강변을 거닐다가 사드리(도서관 관리를 도우라고 부탁했던 중 2 학생)를 만났다. 어스름한 새벽에 집을 나와 안개 낀 강을 건너 학교를 가는 중이다. 신발이 더러워 질 까봐 발은 맨발이다. 나중에 학교 끝나고 도서관에서 만나자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오후가 되자 아이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모임이 만들어 지고, 현상해 간 사진을 도서관에 붙이기 위해서 액자를 함께 만들기로 했다. 액자는 종이 박스와 헌 옷을 이용해서 만들었다. 아주 어린 아이부터 큰 아이들까지 어찌나 열심히 하든지, 예쁜 액자들이 완성됐다. 원하는 사진을 넣어 도서관 안을 장식했다.


도서관 상황을 알아 보기와 아이들을 만나는 것 그리고 사진 장식을 하는 것, 정말 짧은 일정을 마치고 곧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떠나왔다. 약속을 할 수 있어서 기뻤다.

 

산들바람(Angin Sepoi-sepoi) 2013 11

아체에서 유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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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관리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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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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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도서관 바깥 테라스에서 책 읽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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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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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링 카랑 아이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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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링카랑 아이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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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평화 캠프 사진으로 장식한 도서관 한쪽 벽



2013 아체 평화캠프 

발링카랑 평화도서관 만들기


크기변환_CAM00880.jpg 크기변환_CAM00883.jpg 크기변환_CAM00970.jpg 크기변환_CAM01029.jpg 크기변환_CAM01241.jpg 크기변환_CAM01552.jpg 크기변환_P104070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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