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체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부활 주일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손님이 아체를 방문했습니다. 참 먼 길을 왔는데, 오는 길에 발리에서 지갑을 잃어 버렸습니다. 바로 도난 신고를 했지만 찾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아주 밝은 모습으로 우리 모두에게 기쁨을 주고 있습니다.  

한 주간을 돌아 봅니다.

일상적으로 3R을 방문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눔과 그 친구들인데, 3R 도서관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아이들입니다. 부지런히 책 한 권을 읽은 후에는 여러가지 놀이들을 만들어서 합니다. 한 참 시간을 보내고 꼭 인사를 한 다음 돌아 가는 이 친구들 때문에 가끔은 우울했던 기분이 슬며시 개이기도 합니다.

편도선 수술을 위해서 고향으로 내려갔던 아시파가 돌아왔습니다. 거의 한 달이나 수술 배정을 기다렸지만 계속 미뤄지는 여건들이 너무 힘이 들어서 그냥 돌아 왔다고 합니다. 통증도 가라앉고 평상시 같은 컨디션이 되어서 괜챦다고 하면서요... 정말 괜챦은 것인지 조금 걱정이 되는데, 평소와 다름없이 잘 지내는 걸 보니 한편으로 마음이 놓이기도 하고, 언제 다시 편도선이 급성으로 부어 오를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시파가 돌아온 3R은 한 층 기운이 돋아 보입니다.

빨래를 말리는 곳에 풀들이 너무 자라서 뱀이 나올 것 같습니다. 마음 먹고 모두들 모여서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1층도 물 청소를 시원하게 하고 나서 모울리가 만들어 주는 파파야 주스를 마셨습니다.

아만 카페 이층에 놓을 분리형 책상에 모두들 자신이 평소에 마음으로 세기고 있는 문장들을 새겨 넣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글씨체를 자랑하는 뿌뜨라를 선두로 모두들 마음의 문장들을 세기기 시작했습니다. 힘이 되기도 하고, 자신을 돌아 보게도 하고, 아 그렇지 동의하며 마음을 놓게도 하는 정말 다양한 문장들이 새겨지고 있습니다. 멋진 책상이 될 것 같습니다.

3월 판티아수안(고아원) 생일 축하 파티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루피(3월 평화 캠프 참가자)가 와서 게임을 인도해 주었습니다. 신선한 얼굴에 저희가 하는 것과는 좀 다른 종류의 게임이었지만 (저희의 게임은 주로 팀 빌딩 형식이고 루피가 인도하는 것인 일반 레크레이션 같은 느낌)아이들이 즐거워 하며 적극적으로 따라해 주었습니다. 루피도 다음달에도 오고 싶다고 하네요^^

한 주가 참 빨리 지나갑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세요.

기도제목: 우리의 일상에서 부활의 기쁨을 누리며 살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