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체에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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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 평화학교를 진행하고 작은평화도서관에 새로운 책을 전해주기 위해 발걸음을 했던 ‘발링까랑 BALINGKARANG’마을에 재 방문했습니다. 밤새 8시간 정도를 달려 ‘보고르 BOGOR’에 도착했고 작년보다 한층 더 낡아진 와룽 ’BOGOR’에서 아침을 먹고 발링까랑으로 가는 항구로 향했습니다. 오전 10시경 발링까랑으로 가는 배를 타면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4시간동안 비를 맞으며 가야 했던 스태프들은 발링까랑에 도착했을 땐 모두 추위에 덜덜 떨며 부랴부랴 숙소로 뛰었습니다. 다행히 몸을 씻고 따뜻한 차로 몸을 데워 건강에 이상 없이 평화학교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sahabat yang jauh’라는 주제로 진행했던 평화 학교를 이곳 아이들과 함께 하기로 했는데 얼마 전 난민이 되어 아체로 들어온 로힝야 소수 민족을 소개하고 그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을 추가로 가져 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어떻게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지만,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아기자기한 그림과 글로 각자의 마음을 진지하게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엄청 개구쟁이 같은 친구들도 이 시간만큼은 돌연 진지해지고 편지쓰기에 집중하네요. 작은 도서관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쓴 편지를 다른 친구들에게 읽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새로 가져온 도서를 아이들에게 알려주었고 도서관에 두었고요. 그 동안 책을 가장 많이 읽은 5명의 친구들에겐 작은 선물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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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링까랑 마을의 또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이웃집 언니. 누나들이 학교에선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방과 후 학교라는 것이 따로 없지만 아이들은 학교 수업 후에도 청년들이 있는 집에 찾아와 같이 놀고 책을 읽었고 뜨거운 햇빛이 누그러지자 나물을 뜯으러 가거나 강에 멱을 감으러 함께 야외로 나갔습니다. 어떤 경계나 권위에 눌림 없이 어우러지는 삶에서 함께 좋은 교육을 이뤄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지식을 배우는 데에만 편중되어 있는 오늘날 우리의 교육의 방식을 반성해봅니다. 그리고 함께 삶을 영위하는 가운데 개개인 마다 얻은 그날의 경험을 그 속에 간직하는 내밀하고 고요한 자가 교육의 중요성을 되짚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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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링까랑에서의 평화학교를 마치고 저희는 ‘랑사 LANGSA’로 향했습니다. 미얀마 소수민족 ‘로힝야’난민들이 아체 어부들의 도움을 받아 도착한 곳이며, Kuala Langsa’ 와 ‘Bayeun’이라는 두 지역에 나뉘어 보호를 받고 있었습니다. 각기 대략 2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있었고 그곳에는 ‘로힝야’사람들 말고도 일자리를 찾아 밀입국을 시도한 방글라데시의 사람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 정부가 약속한 데로 난민이 된 로힝야 사람들은 1년간 이곳에서 지내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밖의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본국으로 돌려보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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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두 곳을 모두 방문해 상황을 둘러보기로 했고 가능하다면 로힝야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각각의 임시난민센터에서는 인도네시아 긴급구호팀 ACT(Aksi Cepat Tangab)와 지역 대학생들과의 도움으로 로힝야 사태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난민들이 온지는 이제 4주가 다 되어가고 있었고 아이들의 수는 대략 140(Kuala 60 / Bayeun 80) 정도가 된다고 했습니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 먹을 음식을 직접 요리하기도 하며, 인도네시아어 교육도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같은 무슬림이기에 ‘할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과 임시 모스크를 만들어 준 점이 로힝야 사람들에겐 큰 위로가 된 것 같았습니다. 짧게나마 정보를 모은 저희는 임시난민센터에서 나와 ACT에서 알려준 필요 구호물품을 지역시장에서 구입하고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해 다시 방문했습니다. 함께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며 분필로 벽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연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웃는 소리에 임시난민센터의 어른들이 모여들었고 서로의 밝은 얼굴을 보며 소리를 질렀고 활기가 감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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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 사람들에 손을 건 낸 건 정부도 군인도 아닌 아체의 어부들이었습니다. 가진 것 많은 정부와 군인은 먹을 것을 주고 로힝야 사람들을 다시 바다로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줄 것 없는 아체의 어부들은 손을 잡고 그들을 뭍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러자 뭍의 시민들은 관심을 가지고 로힝야 사람들을 돕고 응원했습니다.

“줄 것 있는 자들은 주고 바다로 다시 내보내고 줄 것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움직여 뭍으로 데려왔다.”

모올리가 던진 이 말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기도제목

1. 1년간 아체에 머물 로힝야 사람들을 위해.

2. 발링까랑 마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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