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체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아체에는 PNA(patai national aceh), PDA(patai damai
aceh), PA(patai aceh) 3개의 지역 정당이 있습니다. 어제는 바로 3R 센터 옆 공터에서 PNA가 선거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경찰차와 군복 색깔과 비슷해서 군인 같지만 오렌지색 베레모의 당복을 입은 사람들이 우리 센터 앞까지 진을 이루었습니다. 저는 얼마 전 후보 한 사람이 총탄을 맞은 정당이기도 해서 어떤 공약들을 내 놓을 건지가 궁금 했습니다. 그래서 유세장으로 갔습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내용의 대부분은 현재 거의 모든 권력을 쥔 PA에 대한 비판부터
시작됐습니다. 조금 놀랐습니다. 들려지는 소문은 PA에서 모든 촌락을 장악하고 공포 선거 분위기로 몰아간다고 했는데, 도시여서
그런지 두려움 없이 현 권력자들을 마음껏 비판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다니
정치권 안에서도 아체는 민주주의가 맞는가 봅니다. 아직은 누가 더 나은 후보자인지 꼼꼼히 살피거나 공약을
열심히 듣는 사람들이 없어 보였지만 자신들의 선택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점점 더 느끼도록 사회가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비판을 듣고 비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그것을 확인하는 사회가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유세장에서 계속해서
시민들이 힘을 더 갖게 되는 사회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뿌드라는 여가 시간이면 뭔가를 만듭니다. 뿌뜨라가 만드는 작은 나무 조각들은
표정이 없습니다. 뿌뜨라 처럼요! 최근 만든 것을 핸드폰에
달고 다니는데 모습이 참 희한합니다. 온 몸을 두 팔로 껴안아 옴짝 달짝 할 수 없이 앉아 있는 젊은이
형상입니다. 그리고 그 젊은이는 다시 여러 겹의 줄로 묶여있습니다. 볼
때마다 줄을 풀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자기 속에 갇힐 줄 알고,
그리고 자기 밖으로 나와 동료들에 대해서 마음을 나눌 줄 아는 뿌뜨라가 우리와 함께 희망의 꿈을 꾸게 되길 바래봅니다.
온통 3R은 노란 꽃에 휩싸였습니다. 이곳은 봄이 특별히 없어서 꽃이 꼭 일년에 한 번만 피는 것은 아닙니다. 피고
지기를 여러 번 합니다. 요즘 한 참 만에 평상 옆에 있는 나무가 온통 노란 꽃으로 변했습니다. 진달래를 닮은 노란 꽃이 바람에 따라 여기 저기 날리고 있습니다. 바람과
함께 이 꽃들을 맞노라면 이상한 나라로 잠시 갔다가 돌아오는 느낌이 들곤 한답니다.
기도제목
1. 아체의 시민들이 그들의 누려야 할 권리와 책임을 잘 분별하고, 그들의 지도자를 잘 선출할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