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18일] 인도네시아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1.04.18 13:01

개척자들 조회 수:1738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온종일 기계 돌아가는 소리, 망치 두드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요즘입니다. 온 몸에 나무 가루를 뒤집어 쓴 채로 땀을 뻘뻘 흘리며 청소년자원봉사센터 건축 현장 곳곳에 포진해 있는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에서는 자연스러운 생기가 감돕니다. 마음을 모아 짓는 벽 한 켠, 방 한 칸마다 그 생기가 스며 들어 이곳을 찾는 모든 이에게 잔잔한 감동과 소소한 삶의 기쁨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주일, 언제나처럼 저녁 식사 후 가진 이 날의 공동체모임은 참으로 들썩들썩한 시간이었습니다. 의성의 진행으로 일명 보물찾기를 했는데, 집 안 곳곳에 숨겨져 있는 쪽지를 찾는 것이 의외로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쪽지에 따라 선물을 받기도 하고 벌칙을 받기도 하는 순서마저도 각 사람의 선택에 의해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어서 누구 하나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쪽지를 많이 찾은 로미가 벌칙을 두 번 받는가 하면, 막판에 쪽지 하나를 찾은 한나는 선물을 받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덕분에 달밤에 운동도 하고 웃음도 한 바가지 쏟는 특별한 공동체모임을 가졌습니다.

 

지난 주간에는 이사 선생님과 함께 교육부에 제출할 평화캠프 협력제안서를 최종 검토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선교를 목적으로 한 타종교의 활동들, 특히 기독교 단체의 움직임에 대해 최근 아체 여론이 적잖은 반발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는 모습으로 의료, 교육, 복지 등의 활동을 내걸고 들어오지만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도라는 데 아체 종교계가 강력한 저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대중매체에서 고발성 프로그램으로 집중 조명하기도 하고, 장기간 활동해 온 기독교 단체 중 일부에게는 이미 퇴출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조심스러운 상황, 개척자들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현안을 대하고 있는 지금, 내딛는 걸음 하나하나에 신중하게 됩니다.

 

지리하리 만치 오랜 시간이 걸려 온 한나의 장기비자 발급 준비 행정 절차를 마치고 드디어, 데블로가 아체로 돌아 왔습니다. 데블로 특유의 시원시원한 유쾌함이 이곳에 새로운 기운을 싣고 있습니다. 한나의 1년 비자 발급의 최종 절차는 한나가 5월 초 직접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진행하게 됩니다.

 

5 After-school English class.jpg 풀로아체고등학교 학생들과의 영어 수업을 위해 복희와 한나는 이번 주에도 풀로아체에 다녀 왔습니다. 학생들은 이제 좀 익숙해졌는지 배운 내용에 대해 곧잘 대답도 하고 앞에 나와 대화 연습하는 것도 처음보다 어색함 없이 합니다. 중간중간 떠드는 목소리들도 같이 커지는 양상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아이들 앞에 설 때마다 과연 자신이 이 위치에 설 만한 사람인가 되묻게 됩니다. 올바른 가치를 고이 심어 주고 싶은 우리의 마음이 한 방향 주입이 아닌 양방향 소통으로 주고 받는 따뜻한 삶의 대화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기도제목>

복희, 데블로, 아안, 민영, 한나, 로미, 의성, 마리아띠, 슈쿠르, 후새이니

1. 공동체 지체들을 향한 사랑의 섬김이 성숙해 가도록

2. 청소년자원봉사센터가 아체의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3. 평화캠프의 본격적인 준비를 위해서

4. 풀로아체 학교와의 협력 및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5. 타종교를 대함에 있어 사랑의 지혜를 잃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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