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30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3.10.06 16:32

개척자들 조회 수:1406

아체에서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요즈음 아체는 조금 건조하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3R은 요새 두 손님의 방문(5.18재단에서 일하는 사진작가 최진호씨, 힐라학교 평화캠프 참가 경험이 있는 김보미씨)으로 조금 더 활기찬 분위기입니다.

이번 주 아체 공동체 소식으로서 익의 분쟁 피해 마을 방문기를 나눌까 합니다.

지난 9 25~26일 이틀간 아체 인권운동연합(Koalisi NGO HAM Aceh) 팀과 함께 분쟁 피해자 가족들을 방문했습니다. 반다 아체에서 차량으로 5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아체 자야(Aceh Jaya)군 내의 작은 강촌 마을 두 곳을 방문했습니다. 마을의 이름은 각각 추라추(Ceuraceu)/사라 라야(Sarah Raya)라고 합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놓인 두 마을의 풍경은 지난 여름 평화 캠프를 진행했던 발링 까랑(Baling Karang) 마을과 많이 비슷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강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 목욕을 하는 마을 주민들강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평화로운 풍경이 매우 익숙했습니다.

추라추 마을 강가.JPG 

하지만 이 마을은 과거 분쟁 시기 쓰라린 고통을 경험했습니다. 분쟁 시기 이 마을은 정부군의 군사작전 지역으로 지정되었고, 군인들에 의해 많은 인권유린이 자행되었습니다. 정부군(TNI)의 감시와 위협 하에 주민들의 일상적 생활은 철저히 통제되었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식량 및 생필품의 구입양은 군인들에 의해 제한되었는데, 이는 생필품이 자유 아체 운동(GAM) 군에게 조달되는 것을 강제적으로 막은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때로는 군인들에 의해 강제 노역에 동원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마을에서 벌어진 수많은 인권 유린 사례가 있지만 아체 인권운동 연합 팀은 특별히2004년 대선을 앞두고 자행된 한 학살 사건에 주목하여 접근하고 있습니다. 1999년도에 인도네시아 내 인권 법이 제정되었기 때문에 2004년의 이 학살 사건은 명백히 인권법에 저촉되는 사안입니다. 그러하기에 아체 인권운동 연합이 이 학살 사건을 보다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추라추 초등학교에서.JPG

당시 선거를 앞두고 자유 아체 운동(GAM)과 정부군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었습니다. 자유 아체 운동 측은 선거의 성공적인 진행을 방해하고자 시도했고, 정부군은 주민들이 선거에 참여할 것을 강요하는 가운데 긴장이 고조되었습니다. 긴장이 점차 고조되자 많은 주민들이 인근 야산으로 피하여 은신했다고 합니다. 정부군은 이에 야산을 수색했고, 발견된 주민들은 심문 없이 자유 아체 운동 조직원으로 간주하여 가혹행위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부군은 산에서 발견된 주민들에게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했는데 이로 인해 당시 12명 중 9명의 사람이 숨졌습니다. 숨진 사람들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인권운동 연합 팀과 함께 이 학살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을 방문했습니다. 그 중 한 가족의 상황을 나눕니다. 이 가족은 이 학살로 아버지, 아들, 딸을 잃었습니다. 학살 당시 아들은 13살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어머니께서 고무를 채취하여 얻는 수입으로 근근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생계가 어려워 한 딸은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학살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 및 학살자 처벌, 정부의 피해자 인정 및 배상을 위한 작업은 사건 후 10년을 향해 가는 현재까지 아무런 결실을 맺고 있지 못합니다. 과거 자유 아체 운동(GAM) 지도자들은 아체 내 주요 권력를 장악했지만, 피해자들의 아픔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진실과 화해 위원회의 설립에 대해서도 여태껏 미온적이고 소극적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피해자 가족을 방문하여.JPG

지난 8월 말 아체 내 한 지역 언론에 진실과 화해 위원회 입법을 위한 사전 토론과정이 이미 75% 완료되었다는 한 주 의원의 말이 보도되었습니다. 이 말을 과연 낙관해도 될까요? 아체의 정치인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입발린 말로 피해자들에게 거짓 약속을 해왔습니다. 더구나 내년에는 아체 주의회 선거가 치러집니다. 그러하기에 진실과 화해 위원회의 설립이 한낯 선거를 앞두고 표를 구하는 정치인들을 위한 이슈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도 됩니다. 분쟁 피해자들은 너무 오래 기다렸고 너무 오래 배신당했습니다. 부디, 진실과 화해 위원회가 설립되어 피해자들의 잊혀진 아픔이 위로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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