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체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라마단이 시작되었습니다. 30일 동안의 긴 축제같은 기분이 듭니다.

마음의 축제입니다. 라마단이 되면 일년간 묵혀 두었던 마음의 숙제들을 꺼내 듭니다. 껄끄러웠던 사람들과 관계를 다시 시도해 보고,  자신이 좋아하던 기호품들도 절제합니다. 신 앞에 자신을 다시 조명하며,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새벽의 햐얀 질밥의 행렬은 그래선지 거룩해 보입니다. 이것이 단지 종교적인 절기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기대하며 새로운 시작을 위한 기회로 삼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기대들로 마음이 조금씩 들떠보이기도 합니다.

라마단이 시작되면 보통 학교들이 방학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반다아체는 아체주의 수도이기 때문에 지방에서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하러 모여 있습니다.  라마단이 시작되면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에 각종 만남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만 카페 2층도 그런 모임 장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 모임에서는 50명 넘는 식사를 준비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모울리, 아위, 로미 그리고 우리 아만 카페 주방장들은 그 일을 넉넉히 해냈습니다. 덕분에 저희도 작은 파티를 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보통 라마단이 시작되는 첫 날 새벽에 가족과 함께 사호르에 새벽 밥을 먹고 기도를 하러 가는 것이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그때 누군가 옆에 없게 되면 정말 많이 외롭고 쓸쓸한 마음이 든다구요. 가족은 아니지만 함께 있는 동료들이 서로를 위로해 주기를 바래봅니다.

기도제목

1. 라마단기간이 영성의 회복이 일어나는 시간이 되어 곳곳에서 용서와 화해의 사건들이 일어나도록

2. 3R맴버들의 마음도 한 층 더 깊어지는 라마단 기간이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