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체에서의 소식을 전합니다.

 꾸미기_사하자누나 생일축하.jpg

이민국에 들려 지난 주에 신청한 체류비자 승인을 받은 여권을 찾아 왔습니다아체에 머물렀던 한 달간의 시간을 돌이켜 보게 됩니다. 다행히 그날 그날의 일상을 기억해 기록하는 일이 지난날 우리에게 남겨준 것을 더듬어 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얼마나 공동체 속에 함께 하고 있는지. 이방인으로만 있는 것은 아닌지. 드러나지 않는 요구에 대한 책임을 잘 수행하고는 있는지. 존중과 배려가 거리감의 간격으로 느껴지는 것은 없는지. 시기에 따라 함께 함은 살을 부비는 일이 되기도 하고, 말없이 수행해야 할 일들이 있음을 잘 판별하고 있는지. 얼굴 봄이 공동체에 안심을 주는 일이 되는지. 공동체 삶이 개개인에게 요청하는 요구와 함께 돌봄이 있는지. 공동체로 살아가는 우리만 괜찮은 것은 아닌지. 우리와 세계는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 것인지. 공동체의 삶이 획일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공동체 안에서 다양성의 존중과 개발은 개인의 몫이 될 수 있는 것인지. 공동체 자립에 대한 의지는 공동체 안의 사람들과 얼마나 공유되고 있는지. 불필요할 수 있는 질문. 식상 할 수 있는 질문. 우리를 아프게 하는 질문. 이상한 질문… 등을 가리지 않고 해봅니다. 평온이 주는 삶의 감사를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우리의 마음이 넉넉하다는 것은 참 다행입니다. 하지만 평온함 속에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나지 못한 것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스스로 얼마나 약하고 부조리한지 알게 된다는 것은 마음이 아프지만, 이 애잔함이 내일의 자신을 조금은 변화 시킬 힘이 되리라 여겨봅니다.

 

꾸미기_카페아만 공간.jpg

꾸미기_카페아만 스케치 중인 뿌뜨라.jpg


이르만, 완다가 주축이 되고 3R에서 협력해 진행 중인 ‘예술카페’의 장소에 들렸습니다. 생각보다 장소는 넓고 컸습니다. 2층까지 있는 건물이었고 친구들이 들려주는 포부는 꽤 컸습니다. 공간을 돌아보며 각자가 가진 재능을 어떻게 발휘해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누구보다 예술적 재능이 많은 뿌뜨라는 공간을 재고, 스케치해봅니다. 로미와 아디, 이르만, 완다는 공간을 어떻게 정비할지 고민했고요. 3년간은 어떻게든 지속해 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기간 안에 아체의 많은 청년들이 방문하고 자신들이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돌아와서는 카페의 이름을 다시 지어 보았습니다.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카페 아만’이라는 이름이 툭 튀어나왔는데 다들 많이 와 닿았는지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되었습니다.

 꾸미기_카페아만 테이블 (2).jpg

꾸미기_카페아만 테이블.jpg


주말에 고향 집에 갔던 친구들이 3R에 왔을 때, 사하자 님의 생일을 축하해 주지 못함이 미안했는지 작은 꽃을 사와 축하해 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미묘한 감정은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얼마나 마음이 교감 될 수 있는지를 알아차리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그 감정의 교감이 자연스러울수록 편안함을 느끼게 되나 봅니다. 그들을 둘러싼 공기가 주변과 함께 어우러지고 그 속의 아름다운 얼굴들이 유난히 편안해 보입니다.

 

기도제목

‘카페 아만’이 잘 준비될 수 있도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인도네시아 아체 3R 공동체의 웹사이트 방문해 보세요. 개척자들 2018.01.17 799
공지 아체(Aceh) 작은 평화도서관 프로젝트 관리자 2014.07.02 4785
368 [2016년 5월 23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6.05.23 109
367 [2016년 12월 19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6.12.19 109
366 [2017년 11월 20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7.11.20 109
365 [2018년 9월 17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8.09.18 109
364 2020년 11월 9일 아체에서 온 소식 file 샘터마마 2020.11.24 109
363 [2016년 4월 4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6.04.04 110
362 [2016년 5월 30일] 아체에서 온 소식 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6.05.30 110
361 [2016년 12월 5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6.12.05 110
360 [2018년 3월 5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8.03.05 110
359 [2018년 10월 1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8.10.06 110
358 [2019년 4월 15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9.04.30 110
357 2023년 6월 30일 아체에서 온 소식 file 샘터마마 2023.07.11 110
356 [2016년 4월 25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6.04.25 111
355 [2016년 6월 20일] 아체에서 온 소식 입니다. file 관리자 2016.06.20 111
354 [2017년 2월 6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7.02.06 111
353 [2018년 6월 11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8.06.11 111
352 [2018년 7월 2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8.07.02 111
351 [2019년 3월 4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9.03.05 111
350 [2019년 3월 18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9.03.18 111
349 [2019년 3월 25일] 아체에서 온 소식입니다. file 개척자들 2019.03.25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