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체에서 소식을 나눕니다.

라마단이 끝나고 리타(2012년 평화 학교 교사 발런티어)의 초대로 르바란을 그녀의 가족과 함께 보낼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아침 일찍 원중 형제와 함께 리타의 집으로 출발하여 함께 가족 묘에 가서 성묘도 드리고 그 주위의 친척집들을 방문하며 안녕을 나누는 인사도 드렸습니다.  

작은 마을 안에는 몇 가족들이 오랜 세월을 거쳐 마을을 이루었기 때문에 대부분이 친척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친척 분 중에 남편 없이 아이와 함께 작은 텃밭을 일구며 사시는 젊은 부인의 녹두 타작을 돕기도 하고, 평화 캠프 때 쓸 녹두를 저렴한 가격으로 사기도 했습니다. 마을은 예전의 아체 고유의 모습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허술한 듯 한데 거의 10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친절한 웃음과 소박한 대접이 우리의 마음을 흐믓 하게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익산의 어머니께서 어젯밤 돌아가셨다는 연락이었습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전갈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편찮으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전갈에 마음도 머리도 멍해졌습니다. 다행히 로미가 사는 곳이 익산의 마을에서 3시간 정도 걸리는 지역이어서 바로 찾아 갈 수 있었지만 반다아체에서 익산이 사는 곳에 갈 교통편이 없었습니다. 르바란 휴일이어서 미니 버스와 렌터카 회사들이 모두 문을 닫은 것입니다. 리타와 친구들이 백방으로 갈 수 있는 차를 알아 봤지만 목요일이 되어야 뭔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목요일부터 3R에 친구들이 모여서 익산의 집으로 갈 교통편을 수소문 했습니다. 겨우 금요일 아침(현재) 모빌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막 떠나려고 하고 있습니다. 만약 기쁜 잔치였다면 이토록 힘들게 교통편을 찾지 않았을 것입니다. 슬픔의 자리에는 함께 해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이 모두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겠지요. 익산과 익산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기도제목

1. 익산과 익산의 가족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