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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바지 세미나를 두고 자리를 많이 비워야 했던 뿌뜨라, 집으로 돌아간 마리코, 병원 인턴일을 시작한 스늄, 모두 출타 중인 이유로 모올리도 주로 학교에 가 있는 최근의 3R은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낮의 정적은 한밤중까지 이어져 마치 시간이 멈추고 고요한 움직임만이 있습니다. 그러다 낮에 깜박 졸다가 꿈을 꿨는데한창 질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의 모습도 상대적으로 빨라져 모든 것이 여러 가지 색 띠로 보였습니다. 그러다 갑작이 상황이 바뀌어 그 어느 것보다도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주변의 모습이 세세히 보이면서 귀속이 간질간질 했습니다. 이런 알 수 없는 꿈을 꾸고 나니, ‘고요함듣기 위한 느림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요한 가운데 더 많은 것이 들려오는(들을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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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의 마지막 날인 31일까지 세미나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힘든 나날을 보낸 뿌뜨라는 많이 지쳐있습니다. 이렇게 노력을 했음에도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는데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교수에게 찾아갔으나 교수는 집으로 돌아가고 없었고 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세미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걱정만 더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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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나 준비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한 2014년의 마지막 날엔 조금은 맛있는 것을 만들어 먹거나 쉬는 시간을 가지려 했으나, 그럴 수 있는 기분이 아닌 상황에 조용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내 곧 뿌뜨라는 다시 세미나를 준비했고 그렇게 뿌뜨라와 함께 아침이 올 때까지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아체의 연말과 새해는 한국과는 달리 매우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게 됩니다. 그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것 같고 이런 가운데 해의 바뀜보다 나날을 더 귀하게 여겨야 함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렇게 3일을 더 밤을 꼬박 새우며 나날을 보냈고 주말 새벽에는 지평선의 붉은 보름달을 보았습니다. 푸르스름한 구름 사이로 붉게 물든 달을 보고 있으니 서늘한 기분이 들면서 붉은 달에 관한 옛 이야기들이 떠오릅니다. 대게 고난에 관한 이야기들로... 지난 한해의 어려움과 슬픔을 기억하게 합니다. 새해를 맞아 보지 못한 새해의 일출을 대신해 나타나 준 것 같습니다. 아픈 곳이 중심이라는 이야기처럼 올해의 독특한 일출은 올 한해의 중심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다시 상기시켜줍니다

 

 한 주간 밤을 많이도 새었습니다. 오래간만에 뿌뜨라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울렐레로, 블랑빠당으로, 시장으로 새벽 마실을 나갑니다

간만에 함께 웃으며 새벽바람을 맞습니다. 이 순간이 참으로 행복합니다.

 

기도나눔

1. 뿌뜨라의 학업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2. 함께하는 이들의 한 해를 위해, 아체의 한 해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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