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31일] 인도네시아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1.10.31 15:39

개척자들 조회 수:1102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모두의 어깨에 크고 작은 짐을 이고 아체에서 가장 높다는 슬라와 산을 올랐습니다. 익숙하고 편한 생활 공간인 쁘깐바다를 벗어나 우거진 나무와 촉촉한 흙, 그 사이에서 12일을 보내며 만난 우리의 모습은 일면 새롭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에게 귀속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연의 리듬에 맞춰 호흡하고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함께 하고 있어 든든했던 산중 여정의 기운을 다시 돌아온 일상 속에서 잘 살려낼 수 있길 바라 봅니다.

 

산행으로 시작한 이번 한 주는 연이어 진행되는 많은 일들로 한 눈 팔 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에 고아원 아이들과 만남을 갖기로 한 평화학교 프로그램이 이번 달, 바로 이번 주, 그 첫 시간을 갖기도 한 터입니다. 평화캠프 때 하루를 같이 보내기도 했지만 그 사이에 흐른 시간이 짧지 않았기에, 아이들과 관계를 맺는 데에는 다시금 시작하는 정성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해서 첫 시간은 평화학교 수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에 앞서 공동체 놀이로 함께 몸을 부딪혀 보았습니다. 어색해 하며 뒷걸음질치는 아이들도, 연신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좇아 오는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아이들도, 한 명 한 명 우리가 눈과 귀와 마음에 담아야 할 어린 친구들이겠지요. 평화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이 아이들에게 평화 감수성의 씨앗이 심겨지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디딤돌이 마련되어지길 소망합니다.

 

1031. 3 Rahma&Dewi leading the PS class.jpg 토요일, 그 다섯 번째 시간을 갖은 쁘깐바다고등학교 학생들과의 평화학교. 이번 주 수업은 그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참 쉽지 않았습니다. 다름이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더 풍성할 수 있고 서로의 틈을 매워줄 수 있다는 주제로 수업을 준비한 열 명의 교사들은 그 다름에서 기인한 생각의 차이로 어느 때보다 긴 시간 밀고 당기며 의견을 조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게다가 평화학교가 진행되는 당일에는 교실 벽 페인트칠 작업으로 학생들이 오전 시간을 보낸 터라 이후 각 반에 남아 수업을 들을 준비를 한 학생은 채 열 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정체성과 평화를 주제로 수업을 이끄는 이들로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수업의 내용은 물론 전달하는 방법, 그리고 그 기저에 위치한 마음가짐까지 다시금 점검하고 다잡아가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지난 달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을 연 이클라스 카페는 이번 달 특별히, 멸종 위기 개구리 보호를 주제로 디스쿠시 푸블릭이 여는 세미나와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아체 해변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개구리를 보호하고 그 생태계를 복구하기 위한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함께 자리한 개척자들 식구들도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클라스 카페가 반가운 만남과 의미있는 나눔들로 채워지는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금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청소년자원봉사센터 공간에 낯선 여학생들이 찾아와 음식을 준비하고 수다도 떨고 노래도 부르더랍니다. 마리아띠의 학과 친구들이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내고자 이곳을 방문한 것입니다. 일종의 작은 MT였지요. 하나씩 하나씩 외관을 갖춰가는 청소년자원봉사센터가 그와 더불어서 아체 청소년∙청년들의 다양한 모임의 장으로 활용되는 열린 공간으로도 잘 마련되는 일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기도제목:

한나, 타유코, 푸르완토, 로미, 데위, 줄파, 이풍, , 마리아띠, 슈쿠르, 후새이니

 

1. 공동체 지체들을 향한 사랑의 섬김이 성숙해 가도록

2. 청소년자원봉사센터 건축 진행과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서

3. 아체 브사르 지역 청년·청소년들과 계속해서 의미있는 사귐을 이어 갈 수 있도록

4. 계획된 하반기 활동들을 마음을 모아 성실히 진행할 수 있도록

5. 연례회의 참석 차 말레이시아로 떠나는 복희, 데블로와 아체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하나냐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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