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부터 강풍이 휘몰아칩니다. 12월이 왔다는 걸 알리기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요즘 마을은 감귤 수확으로 바쁩니다. 마을에 있는 활동가들은 감귤밭이 있는 삼촌들의 요청으로 귤을 따러 갑니다.

12월에 열리는 행사가 크게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평화를 위한 섬들간의 연대팀에서 준비하는 난징 대학살 77주년을 기리는 추념행사입니다. 이번 여름 에밀리가 날피를 통해 난징에서 열린 여름 평화교육훈련에 참가한 뒤, 난징의 핏빛 역사의 한 부분인 난징대학살이 한국, 일본 그리고 중국 이 3개국의 질곡의 근현대사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이 뜻에 동의하는 제주도 내 여러 단체들이 함께 하게 되어 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준비를 위해 여러 회의와 현장답사 그리고 섭외까지 에밀리와 동원 그리고 섬들간의 연대팀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에밀리는 4명의 발제자 중 한 명으로 ‘강정에서 바라 본 난징’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게 됐습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지요! 본인은 엄청난 부담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잘할 거라 믿습니다.

또 하나의 행사는 강정평화학교에서 준비한 ‘강정영상영화평화학교’입니다. 강정마을에 예술가들이 참 많은데 영상관련 된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미디어 액티비즘’ 이라고 해서 영상매체를 활용한 행동참여도 많이 있지요. 그래서 이 영역에 집중해서 평화학교를 준비했습니다. 최근 영화 ‘제보자’로 더욱 알려진 임순례 감독님도 함께 합니다. 많이 알려주세요.

한 편 마을에 귀한 손님이 다녀가셨어요. 세월호 희생자 학생의 어머니가 오셔서 미사 시간에 이야기를 나눠줬습니다. 그 와중에도 경찰들은 그 어머니의 이야기를 막는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을에서 아기를 혼자 키우는 연우엄마가 아파서 이모들이 함께 돌보기도 하고 마을의 어린이 태나의 생일이어서 삼거리에서 함께 축하하기도 했습니다.

대림절 시작으로 11월을 마무리하고 강정마을에 평화가 오기를 앙망하는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을 간절히 기다리며 12월을 보내려고 합니다.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

기도제목:

1.      이사를 준비 중인 제주 공동체가 그 간의 시간을 잘 마무리하고 새 터전으로 옮겨갈 준비 또한 무리없이 잘 해나갈 수 있기를

2.      비바람에도 별이 가득한 밤하늘의 날들에도 군관사 앞을 지키는 이들의 건강과 굳건한 마음을 위해서

3.      정성스레 준비 중인 12월 두 행사가 의미있는 내용인 만큼 참여하는 이들이 풍성하게 잘 누릴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