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첫 소식을 무거운 이야기로 전하게 되었습니다.

강정사람들에게 1월의 마지막 날은 마치 1년처럼 긴 시간이었습니다. 30일 저녁부터 사람들은 다음 날 진행될 행정대집행을 준비하며 기다렸습니다. 군관사 건립 예정지 앞 시위 천막에는 망루가 세워지고 나무와 철조망으로 헐거운 바리케이드가 쳐졌습니다. 우리의 땅을 무자비한 공권력의 폭력으로부터 지키기엔 너무나 부족한 방어벽이었지만 그마저도 우리에겐 절실한 물리적 실체였습니다. 동이 지평선위로 얼굴을 다 내밀기도 전에 경찰병력들은 포구와 마을 진입로 양쪽을 모두 막아서며 시위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고착시켰습니다. 새벽 7시부터 그 날밤 10시까지 그곳에서 일어난 일은 국가권력이 무고한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횡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앳된 용역들을 시켜 마을 어르신들을 무리하게 끌어내게 하고, 미사 천막을 큰 커터칼로 보란듯이 찢어내고, 이제껏 마을의 투쟁역사를 함께 해온 마을버스 앞 창문을 깨부수고 들어가 사람들을 연행하고, 사지를 사방에서 잡아 당겨서 옷이 벗겨질 정도로 무리하게 끌어내는 일.. 모든 것이 비인간적인 인권침해와 명령과 복종을 통한 권력남용, 법의 이름을 빌려 무법과 불법을 행하는 경찰 그리고 해군의 행태였습니다. 비명, 울음, 규탄하는 소리, 몸을 엮어 몸의 중심을 땅과 동료에 의지하며, 땅에서 들리지 않는 소리를 내기 위해 망루에 올라가 소리치는 사람들 15시간 가까이 생리적 현상을 의식적으로 무시하며 그 시간을 버텨낸 사람들. 이 땅의 민중들의 저항하고 항거하는 방식을 어떻게 범죄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까? 도대체 누가 범죄자고 누가 체포되고 감옥에 가야 할 사람들입니까?

폭력적인 세상에서 제대로 기억하기 위해서 우리는 거짓으로 기록되는 기억과 처절하게 싸워야 할 것입니다.

강정마을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을의 땅이 조금씩 조금씩 군사기지마을로의 변모를 위해 점령당하고 있습니다. 마을 내에 군사기지관련시설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싸워온 것보다 싸워나가야 할 일이 더 많습니다. 강정을 위해 계속 기도해주십시오.

기도제목

1.     아직도 풀려나지 못한 4 분의 안위를 위해, 그들이 무고함을 인정받고 풀려날 수 있기를

2.     행정대집행 때마다 몸과 마음이 상처받는 이들을 위해서

3.     이웃의 일을 돕다가 발을 다친 동원이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