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 소식을 대만에서 나눕니다.

에밀리가 평화의섬 연대 회의를 위해 대만에 간 지 벌써 열흘이 다 되었습니다. 열흘이 지나고 나서 동원은 에밀리 가족, 친척들과 명절을 보내러 대만에 왔습니다. 도착하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브라더 송과 카야가 한국으로 떠났습니다. 일어나 눈만 비비고는 아침 식사도 함께 못한 채 공항으로 가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모두들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대만에서 평화의섬 연대를 위해 가진 많은 만남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넘쳐납니다. 대만 동부 지역에서 원주민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구럼비 바람이 분다라는 강정 영화도 함께 보고, 원주민 마을에서 잠도 자고, 타이완 친구들이 준비한 이번 회의에서 올해 9월에 있을 평화의섬 연대 오키나와 캠프 이야기도 나누고요. 죄송하게도 글을 쓰고 있는 동원은 자세한 내용을 모릅니다. 세기모에 앉아 있을 카야와 브라더 송이 이야기 나눌테고, 에밀리는 조만간 글과 사진을 통해 대만에서의 이야기들을 나눌 것입니다. 이번 주간보고에서는 대만 일정 중에 보내온 사진들만 나누겠습니다.

지난 주 제주의 소식을 나눕니다.

군관사 천막이 철거되고 나서 새로운 천막을 다시 지었습니다. 군관사 공사장 맞은편에 지어졌습니다. 바람 부는 추운 계절에는 바람 막을 천막과 몸을 녹일 화목 난로 하나만 있으면 그곳에서 사람들이 절로 모입니다. 고기나 고구마를 구워먹고, 음악도 듣고, 담소도 나누면서 그렇게 군관사 공사를 감시하고 막아냅니다. 농성 천막이라기 보다 제주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쉼터 같기도 합니다. 주민과 시민들 활동가들, 여행자들 마실 가듯 그렇게 다녀갑니다.

지난 금요일에 군관사 천막에서 중덕 삼거리 입주자 환영회를 가졌습니다. 삼보일배 하시는 퀘이커 오철근 선생님, 삼거리 식당 주방장 김종환 삼촌, 부주방장 독도삼촌, 무지개라는 이름의 여성활동가 그리고 동원이 입주자로서 모였습니다. 입주자 환영회는 중덕 삼거리 집을 지은 마가지주택조합이 준비해줬습니다. 모여 음식을 나누고, 입주자 소개도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이야기 중에는 물과 전기를 절약하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물과 전기 모두 불안정하게 공급받아 생활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절약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입주자들이 사는 중덕 삼거리를 중덕촌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마을 주민인 종환삼촌이 촌장을 하겠다 해서 모두가 좋아했습니다.

주말에는 마가지주택조합에서 화목난로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제주에 사는 보일러 기술자 선생님이 워크샵 강사로 와주셨고, 개척자들 제주팀이 참여해 화목난로 하나를 얻었습니다. 동원이가 처음으로 용접을 해보았습니다. 대만 일정 마치고 제주도 돌아가면 봄일 텐지만, 불 지펴보고 나서 난로가 얼마나 좋은지 나중에 자랑하겠습니다.

모두들 행복한 명절 보내세요. 동원과 에밀리도 이곳에서 행복하게 명절 보내다가 돌아가겠습니다.   

[기도제목]

1.     이웃 간의 정이 넘쳐 이웃 간에 생긴 갈등의 벽이 허물어지는 강정마을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2.     중덕 삼거리가 중덕촌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곧 잃어버릴 마을이 되겠지만, 마을이 있는 동안은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겨 그곳에서 아늑한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3.     계약을 마친 박정주 간사의 자립을 위해, 대만에서 일정을 마친 브라더 송, 카야, 에밀리 그리고 강정의 친구들 모두의 수고에 칭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