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온 소식입니다. 지난 주에 브라더송은 양평으로, 카레는 일본으로 비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바람말은 제주에 있었습니다.

3월7일 월요일은 구럼비 발파 4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 날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12시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후에는 해군기지 공사장 주변을 돌며 퍼레이드를 했습니다. 공사장 정문으로부터 삼거리 식당, 멧부리까지 행진을 하며 각 장소에서 씨앗을 심고 소금을 뿌리고 재를 뿌리는 행위를 했습니다. 우리는 구럼비 바위를 그리워하며 노래를 부르기도 시를 읊기도 하였습니다. 다 함께 “일어납서 구럼비” 구호를 외치며 구럼비에 언젠가 다시 입맞출 날을 기대했습니다.

바람말은 이곳에 있으면서 정해진 일과들에 꾸준히 참여하였습니다. 오전 100배부터 오후 인간띠잇기, 저녁 평화의 만종시간을 가지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지난번 쓰레기 청소를 하면서 나온 대량의 이불들이 있는데 남은 이불들을 하루 종일 태웠습니다. 비로소 삼거리에 있던 큰 쓰레기들은 어느 정도 처리가 되었습니다.

목요일에는 강정평화상단에 가서 일을 했습니다. 상단은 주문되는 물량에 따라 일주일에 한 두 번씩 한라봉, 천혜향을 배송하는 작업을 합니다. 선과장에서 4시간 가량을 포장하고 배송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상품이 되고 안되는 것을 보며 어떤 것이든 감사히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곳에서 오후를 사람들과 함께하며 강정에서 활동가들이 활동 이외의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 어떤 일상을 살아가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을 안에서 일을 같이하고 활동을 같이 하는 것이 마을 안에서 주민으로 살아가는 데에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했습니다.

토요일에는 한라산에 올랐습니다. 바람말은 제주에 온 뒤로 한라산을 가고 싶어했는데 이곳에 현재 3주째 머물고 있는 카톨릭 워커스 그룹 그리고 평화활동가 제이슨과 함께 올랐습니다. 대략 9시간 가량 산행을 하면서 산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날은 특히 날이 좋아서 산 아래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멋졌습니다. 저 멀리 범섬이 보이고 강정마을이 보였습니다. 심지어 해군이 만들어 놓은 항구가 보이면서 작은 마을에 얼마나 크게 군사기지를 만들어놓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올라갈 때보다 오히려 내려올 때 눈이 있어서 쉽지는 않았지만 함께 다녀온 사람들 모두가 무척 행복해한 하루였습니다.

카레와 브라더송은 11일 금요일에 대전 청소년 위캔 센터에서 평화를 항해하라 두 번째 콘서트에 참여했습니다. 작년 4월 광주에서 첫 번째 콘서트에 이어 두 번째 행사였습니다. 이번에는 성서대전과 대전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대전 평화통일교육 문화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했습니다. 콘서트를 진행한 이길승 밴드는 넓은 바다로 가자 라는 노래로 시작하여 세일링이란 노래로 끝을 맺었습니다. 매우 수준 높은 음악회였지만 너무 적은 청중이 모여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브라더 송이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콘서트는 끝났습니다. 이번 콘서트에서 2000Km의 긴 항해를 위해 1Km를 만원씩 후원하자는 제안이 되어 앞으로도 후원 릴레이를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카레는 일본에서 마끼, 마끼남편, 그리고 나니와교회 목사님이랑 온센 (목욕탕) 에 갔습니다. 3일 동안 나니와교회에서 같이 예베, 식사, 새벽 기도까지 했습니다. 월요일에는 마끼 집에서 라면을 맛있게 먹고 옛 개척자들 사진들을 봤습니다. 화요일엔 타유꼬랑 같이 점심 먹고 산책 했답니다. 타유꼬는 일본에 방문 하고 있었는데 다시 인도네시아 꾸팡으로 떠난다고 합니다. 마지막 날은 NARPI에 같이 일 했던 쿄꼬 선생님 만나고 양평으로 돌아왔습니다.

기도제목입니다.

1. 평화의 만종 기도시간에 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참여하고 우리의 기도가 이루어져 해군들이 강정마을을 떠나고
    이 기지가 평화 운동의 기지가 될 수 있도록.

2. 해군기지가 완공되어가면서 마을주민들과 지킴이들이 앞으로 어떤 형식으로 반대운동을 이어갈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인데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3. 바쁜 일정 안에서 규모 있는 일상 만들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