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미용사 선생님들 몇 분이 마을에 머물면서 마을 이웃들의 머리를 예쁘고, 멋지게 단장해주었습니다. 강정마을 소식이 공유되는 소식 방에는 머리 깎이는 문정현 신부님과 강정 어린이 윤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저는 버스 타고 지나가는 길에 평화센터 유리창 너머로 머리를 깎기 위해 기다리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봤습니다. 미용실이 아닌 곳에서 거울 하나 앞에 놓고 머리 깎는 풍경을 어릴 적에 많이 본 적이 있습니다. 봉사를 위해 온 미용사 선생님의 숙소를 마을 주민인 미량 씨가 무료로 제공해주었습니다. 마을 삼촌들 머리 깎으러 오시라고 미량 씨가 직접 소문도 냈습니다. 강정마을에 무엇이 필요하냐는 질문을 받게 되면 두 손 따뜻한 미용사가 오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미량 씨에 대한 이야기 하나를 더 나눕니다. 2012년 2월 27일 구럼비 바위가 다이너마이트 폭탄에 의해 폭파되기 며칠 전, 많은 사람들이 구럼비 바위로 카약을 타거나 담을 넘어서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경찰들은 범죄 예방을 위해 많은 사람들은 강제로 통제했습니다. 카약이 바다에 나가지 못하도록 경찰들이 인간 벽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 날 많은 충돌이 있었고, 당시 마을회장님, 노인회장님, 미량 씨를 포함한 세 남매 모두 공무집행방해죄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에 그 1심 재판을 마쳤는데, 결과는 무죄였습니다. 구럼비 바위로 들어가는 것은 벌금 5만원에 해당하는 가벼운 범죄임에도 경찰들이 과도하게 사람들을 통제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리고 의미 있는 또 다른 것은, 카약을 타고 환경감시 활동을 하는 것은 레저활동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입니다. 이번 판결에 마을 사람들이 기뻐했습니다. 

 강정에서 함께 활동했던 둥글이라는 활동가가 현재 대구구치소에서 수감 중입니다. 구속시한인 6개월을 넘기고 다시 구속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뿌렸다고 해서 출판물 관련 법 위반과 명예훼손 이유로 구속이 되고, 경찰서 앞에서 개 짓는 소리로만 기자회견을 했다고 해서 또 구속이 되었습니다. 둥글이를 위해 강정에서 피켓 시위도 하고, 편지도 보내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둥글이 영치금 마련을 위해 작은 벼룩시장을 열기도 했습니다. 많은 물건들이 나왔습니다. 에밀리도 물건을 많이 사고는 가지고 간 돈 중 남은 것 모두 기부하고 왔습니다.

 오키나와의 소식도 전합니다. 강정마을에는 오키나와 소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집니다. 오키나와는 멀리 있지만, 가까운 우리의 이웃 섬입니다. 지난 10월 29일 오키나와 방위국은 헤노코 바다를 매립하는 해상공사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방위국은 오나가 현 지사의 매립 승인 취소 효력 집행 정지 신청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공사를 막기 위해 연좌 시위를 했던 헤노코 주민 한 분이 현재 경찰서 유치장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주 강정을 방문했던 서승 교수님은 오키나와와의 국제 연대가 중요하다는 말을 남기고 갔습니다.

 지난 주 사역팀이 제주를 방문해서 이틀 동안 제주팀 현장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갔습니다. 제주에 왔는데 회의만 하고 돌아가서 아쉬웠습니다. 제주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사역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했습니다. 그 평가를 가지고 다가올 연례회의 때 모두와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현장의 이야기를 들기 위해 찾아온 사역팀의 방문이 고마웠습니다.

이번 주 제주 소식을 마칩니다.

[기도제목]

1.      억울한 이유로 감옥에 있는 둥글이와, 오키나와 헤노코 주민들을 위해 함께 기도해주세요.

2.      에밀리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