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10일 정부는 방송을 통해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마을과 온평마을이 있는 토지에 신공항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결정을 함께 전하는 제주도 관계자들은 제주에서 올림픽 행사를 개최하는 것마냥 환희에 가득 찬 분위기로 제주도민들에게 발표했지만, 정작 신산마을과 온평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의 마을에 공항이 건설될 것이라는 사실을 듣고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신산마을회 회장은 발표 한 시간 전에 일간지 기자의 전화를 받고는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정부는 발표 전날 엠바고를 설정해서 언론사들에 정보를 나누고는, 정작 당사자들은 기자들보다 더 늦게 소식을 접한 것입니다. 온평마을회 회장은 발표가 있던 날, 마을에 없었습니다. 그 날은 육지에서 온평마을 공동체에 대한 발표를 하고, 행정자치부 장관이 수여하는 ‘행복한 마을 만들기 최우수상’을 받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지사는 다음 날, 마을회장이 없는 마을에 와서 신공항 설명회와 보상 안을 설명하고 갔습니다. 발표 직후 부동산 거래를 허가제로 변경하며 제한을 두었지만, 그 주변지역은 보이지 않는 부동산 투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토지수용을 당한 주민들이 보상금을 가지고 이주해 살 땅이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주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습니다. 제주는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두 개의 마을을 잃게 되었습니다. 온평마을회 회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공동체 갈등이 가장 큰 걱정”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서로 돈을 모아 마을에 학교도 세우고, 빈부격차가 없을 정도로 더불어 살려 노력했던 온평마을이 돈과 이익 앞에 속절없이 무너질까 저도 걱정이 됩니다.

 해군기지 완공을 앞둔 강정에는 군복을 입고 마을을 걸어 다니거나, 군용차량이 마을 상점 앞에 주차하는 일들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해군기지 완공이 가까워지면서 강정으로 유입되는 군인들이 점점 많아 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토요일 서울에서는 민중총궐기대회라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강정에서도 16명의 사람들이 강정을 알리고, 부당한 현실에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서울로 향했습니다. 강정에서 올라간 사람들은 강정을 위해 연대해준 사람들을 찾아가 위로하고 힘을 보탰습니다.

 에밀리는 몸이 점점 무거워져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인간 띠 잇기 시간에 함께 춤추고 노래합니다. 태아도 춤을 배웠는지 뱃속에서 활발히 움직입니다. 동원은 군 입대를 고민하는 동석이와 시간이 허락될 때마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강정에 살면서 출퇴근 해야 하는 군인의 삶을 사는 것과 감옥에 가는 병역 거부를 고민하고 있는 동석이의 고민이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오키나와 소식을 조금 나눕니다. 오키나와 헤노코 주민들은 강행되는 해상공사를 막기 위해 매일 몸으로 막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와중에 일본 본토에서 경시청 기동대 160여명이 오키나와 헤노코에 파견되어 헤노코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경찰에 연행되는 주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내일은 일본 정부가 오키나와현지사의 ‘매립 승인 취소 처분’을 무효화 하는 행정대집행을 하기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한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키나와 현지사는 매립 승인 취소는 정당하다고 말해 오키나와와 일본 정부간의 갈등은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주 소식은 여기까지 입니다.

[기도제목]

1.      돈과 이익 앞에 무너지는 제주도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2.      정치와 행정, 시민들의 힘이 함께 오키나와 헤노코 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먼 이웃이지만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마음으로 투쟁하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헌신을 기억해주세요.

3.      에밀리와 말똥이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