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입니다.


꾸미기_강정생명평화마을 만들기 위한 평화상단의 귤판매 시작.jpg


 요즘 귤 판매가 한창입니다. 시선을 둔 곳에는 주황빛 귤들이 꽃송이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는 장관이 펼쳐져 있습니다. 강정평화상단협동조합에서는 올해도 조합원으로 가입된 마을 주민들의 귤을 수매하여 판매를 시작하였습니다. 제주에서 출하되는 보통 귤은 먹음직스럽게 보이기 위해 강제착색이나 코팅을 하지만, 강정평화상단에서 준비하는 귤 상품은 재배한 자연 그대로를 판매합니다. 강정평화상단에서 귤 판매 작업을 시작하면 강정지킴이들에 대한 노동시장이 열리게 됩니다. 이 때만큼은 일손이 많이 필요해서 개척자들 사람들도 귤 판매 일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합니다. 일을 도와주면 상단에서는 일당을 지급합니다. 저는 일당을 얼마나 받는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어보지 않기도 했지만 일당에 대해서 사람들은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저 누가누가 상단 일을 돕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뿐입니다. 공익을 위한 일에 너도나도 일손을 품앗이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상단에서 판매한 귤 수익은 전액 강정생명평화마을만들기에 쓰여집니다. 해군기지가 완공되어 운영되는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입니다. 귤 주문을 원하신다면 제주 에밀리와 동원에게 연락 주시면 친절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꾸미기_정문 앞에서 멈춰선 해군 차량.jpg


요즘 계속 마을에서는 마을을 오가는 군인들과의 실랑이가 생깁니다. 해군 사병들이 마을 구경한다며 군복을 입고 무리로 걸어가는 것을 마을 부회장님이 가로 막아 섰습니다. 상관의 지시나 명령 없이 사병들이 무리 지어 마을 안을 다니게 되는 일은 없을 텐데 꺼림직합니다. 강정의 상황을 왜곡해서 전해 들었을 젊은 사병들이 마을 사람들과 얼굴 붉히며 마주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사병들 마음 속에 폭력심 만 생길 텐데 걱정입니다. 강정 앞바다에는 해군 잠수함도 들어와 정박 중입니다. 강정 앞바다에 위치한 범섬이라는 곳에서 낚시를 즐겨하는 어느 제주사람이 요즘에 고기가 안 잡히는 걸 보니 해군기지 때문인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개연성이 부족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을 텐데 강정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가볍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꾸미기_평택주민을 초대한 강정마을.jpg


몇 주 전 강정마을에서 열린 전체반대대책회의에서 주민 할아버지께서 평택 미군기지 옆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말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 말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강정성프란치스코 사목센터에서 평택 주민을 초대해 강정 주민들과 대담하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군사기지가 있는 마을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주민들은 궁금합니다. 강정에서 사역을 하는 개척자들에게도 중요한 고민입니다.


동원과 에밀리는 지난 금요일 육지를 다녀왔습니다. 천안 단비교회가 있는 마을에서 10여년 간 골프장과 공장 건설을 막아 온 세 아이의 엄마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서예가가 그 분을 수제자로 여기며 서예를 가르쳤습니다. 천안시 행정과 지역구 정치인의 도움을 받은 골프장 건설회사는 10년 동안 골프장을 추진하다가 결국에는 회사의 부도로 골프장은 무산되었습니다. 세 아이의 엄마는 막내가 태어날 때부터 골프장 반대 싸움을 했습니다. 골프장 반대 싸움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져 정신과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았습니다. 마을에 있던 공장이 더 크게 확장되는 상황 때문에 조울증이라는 병으로 더 심해졌습니다. 지난 여름 세 아이의 엄마는 배낭을 메고 두 발로 걸어 홀로 강정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조울증 환자가 홀로 여행을 떠났다고 해서 가족들과 이웃들은 난리가 났었습니다. 중덕삼거리 컨테이너에서 저희들과 함께 지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갔습니다. 병적인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해해주며 보듬어 주었습니다. 그랬던 분이 아이들 아버지에게는 아이들 먹을 맛있는 귤 좀 사오라고 말하고는, 집안의 빨래며 청소 그리고 아이들에게 유서를 남기고는 홀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죽음은 허무하지만, 그 분이 골프장과 공장과 싸웠던 시간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이번 주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평화로운 한 주 보내세요


[기도제목


1. 군사기지가 완공된 후의 강정마을의 삶에서 생명과 평화라는 중심을 잃지 않도록 기도해주세요.  

2. 에밀리와 말똥이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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