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자들과 인연이 있는 한알형이 강정에 삽니다.

저는 한알형을 강정에서 만난 이후로 형이라 부릅니다. 

아주 작은 집을 얻어 사는데, 

목공 재주가 좋아 집 안이 참 예쁩니다. 


한알형은 제주에서 대안적인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농사, 생태에너지, 먹거리, 환경정책 등등

이런 관심으로 인해 제주녹색당 사무국장을 맡아 일하고 있습니다.

강정마을에는 한알형처럼 녹색당원이 된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습니다.


에밀리가 3월 17일, 대만에서 대만 녹색당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강정, 평화의섬 연대를 이야기 하면서  녹색당 강정당원들에 대한 이야기도 전하고 싶다며

강정 녹색당 사람들에 대한 내용을 저에게 부탁했습니다. 

그 부탁을 받아 한알형에게 다시 부탁했지요. 

1주일 전에 한 그 부탁을 잊지 않고 밤늦게까지 쓴 편지와 같은 글을 나눕니다. 




안녕하세요대만 녹색당 여러분!

얼마 전 대만에서 공정률 98% 핵발전소를 중단시켰다는 뉴스를 접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부끄럽게도 대한민국은 후쿠시마 사태가 벌어진 이후에도 핵발전소의 위험성과 불안정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오히려 원전정책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는 세계유일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만에서의 완공단계인 핵발전소를 중단시킨 대만시민들의 이번 사례는 대한민국에서도 탈핵이 가능하다는 희망과 용기를 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완공이나 다름없는 핵발전소를 성공적으로 중단시킨 대만 시민들의 곁에는 대만 녹색당당원님들의 노고와 활동이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국적은 다르지만 같은 녹색당원으로써 대만녹색당의 이번 핵발전소 중단 성과는 자랑스럽고 귀감이 되는 매우 기쁜 일입니다.

앞으로도 대만 녹색당 여러분의 활동을 기대하며 멀리 한국에서도 응원하며 함께 아름다운 초록 지구를 가꾸어 나가는 녹색당이길 바라며 응원합니다.

 

▶ 질문: "왜 강정마을에는 녹색당 사람들이 많이 있나요.”

 

안녕하세요저는 강정마을에 사는 제주녹색당 살림(사무장)을 맡고 있는 한알(박상신)입니다여러분의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저의 경험을 조금 이야기 해야겠습니다.

저는 유아기부터 20대 중반까지 대한민국의 가장 큰 도시 서울에서 살았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대 초반부터 직장을 다니며 사회생활을 시작 했고 그러면서 늘 고민했던 것은 도시생활은 나에게 맡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차츰 드는 생각은 시골 삶에 대한 동경이었고 20대 중반에야 드디어 서울이라는 대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제가 새로운 삶을 위해 찾아간 시골 그곳은 유기농으로 자급자족 농사도 지으며 대안학교도 하는 공동체였습니다.

저는 그곳 공동체에서 정말 신나고 재미있게 놀며 일하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그곳 공동체의 설립자이자 대표였던 분은 저를 가리켜 공동체 내에서 가장 공동체적인 사람이라고 공공연하게 사람들에게 말하곤 하셨습니다.

 

그곳 공동체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유기농법으로(무농약무화학비료무비닐항생제가 섞인 동물의 배설물을 사용 않음자급자족을 목표로 농사를 짓고대안학교도 운영하는 공동체였습니다.

그래서 공동체에 관심 있는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주로 젊은 사람들 이었습니다.) 그곳 공동체에서 생활하고자 체험하고자 전국에서 찾아오곤 하였습니다.

 

그 당시는 대한민국에서는 전국적으로 공동체가 관심을 받고 여기저기서 공동체들이 많이 생기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공동체를 향한 호기심과 갈망으로 외부에서 찾아오는 방문자들이 하루에도 수명에서 수십 명씩 몰려와 손님을 맞이하느라 공동체식구들은 정작 제대로 된 농사일을 하거나 쉴 짬도 제대로 낼 수 없을 만큼 힘들었으니까요.

 

아무튼 그렇게 전국에서(심지어 외국에서 오는 방문자도 있었습니다.) 그곳 공동체를 찾는 이유는 크게 3가지 이유에서입니다.

 

1. 유기농 농사에 관심 있는 사람. 2. 대안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 3. 공동체에 관심 있는 사람저의 경우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1번에 해당됩니다.

그렇게 그곳 공동체에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데 처음부터 짧게 방문하려고 했던 사람(단기 손님)도 있지만 길게 생활하려고 오는 사람(장기손님)도 있었으며공동체의 구성원(식구)이 되길 바라며 오는 사람(식구)도 있습니다.

그중에서 공동체의 장기손님과 식구가 되기를 희망하는 손님들 중에 본인들이 처음 희망(약속)한 날짜만큼 공동체에서 함께 생활하지 못하고 예정보다 일찍 공동체를 떠나가는 사람들을 오랜 시간 분석해 보고 살펴보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습니다.

공동체를 방문하여 가장 오랫동안 공동체에 남아 식구가 되는 사람의 유형은 농사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가장 오래도록 공동체에 남아있었습니다.

 

그런걸까?”

 

그 이유는 공동체와 교육은 철학과 이념이고 농사는 현실이자 삶이기 때문입니다.

농사를 짓고 싶어 하는 사람은 땅이 공동체에 남아 있는 한 땅을 떠나지 않습니다.

땅은 도망가거나 옮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념과 철학은 사람의 생각에서 나오고 사람의 생각에 의해 바뀔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움직일 수 없는 땅 보다 교육과 공동체라는 이념과 철학은 사람에 따라서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쉽게 변하고 바뀝니다.

그렇기에 그것을 쫓아온 사람도 땅을 보고 온 사람에 비해 쉽게 마음과 생각이 변하고 바뀌게 되는 거였습니다.

 

이제 "왜 강정마을에는 녹색당 사람들이 많이 있나요?” 라는 질문으로 돌아와 답변을 하자면 강정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강정마을에는 조상대대로 살아오시던 강정토박이 분들 중에는 녹색당원이 없습니다.(강정마을에서 나고 자랐지만 육지에서 살다가 다시 강정으로 돌아오신 분 중에 한 분이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즉 강정에서 쭉~나고 자란 토박이 주민이 아닌 외부에서 들어온 새로운 이주민들이 녹색당원의 대부분입니다.

즉 평화활동가로 불리는 사람들이 강정녹색당원의 주입니다.

 

한 때 강정에서의 해군기지 반대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었을 때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군사기지 반대를 원하고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수십 명많을 때는 백여 명도 넘게 강정마을에 거주한 때 도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강정마을에 거주하는 평화활동가들이 20여명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중에 녹색당원은 저를 포함하여 9 ~ 8명이 전부입니다.

현재 강정마을에 거주하는 평화활동가분들 중에는 정당소속을 가지고 정당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극소수이며 강정녹색당원만큼 많지도 않고 수시로 모여서 생활 나눔공부토론 등 정기적인 모임활동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압니다.

(강정녹색당원들은 강정마을에서 앞으로 텃밭도 가꿀 예정으로 진행 중입니다.)

이렇듯 평화를 바라고 염원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반대 활동을 했지만 현재까지 강정마을에 남아있는 사람들 중에서 유독 녹색당 사람들이 강정에 왜 많은 것인가?”에 대한 답은 위의 공동체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강정녹색당원들은 이념과 철학과 함께 (또는 이념과 철학 보다는삶에 충실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녹색당이 추구하는 지향점이 거대한 이념과 그럴듯한 명분으로 둘러싸인 철학보다 진실 되고 참된 실질적인 삶에 더 가치를 둔 건강한 구조 때문일 테고요.

나무로 예를 들자면 삶은 뿌리이고 이념과 철학은 나뭇가지나 열매인 형태이고요.

 

결론지어 말씀드리면 강정마을에 녹색당 사람들이 많이 있는 까닭은 처음부터 녹색당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살게 된 게 아니라이념이나 철학 보다 더 삶에 더 가까운 사람들이 강정마을에 남아 황폐해진 밭을 일구며 질긴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러한 사람들이 녹색당원 이라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강정의 녹색당원들은 평화(이념철학)와 삶()이라는 두 가지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우직하고 지혜로운 씨앗을 뿌리는 농부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강정마을은 군사기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길고도 힘든 나날들이 남아있지만 메마른 논밭에 삽으로 바가지로 물을 퍼 담아 물을 대어 곡식을 키우듯황폐하고 거친 땅을 억척스럽고도 고집스레 땅을 갈고 퇴비를 주고 씨앗을 뿌려 땅과 자연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생명평화의 땅 강정마을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우리들 민초들의 삶이 늘 그래왔듯이 밟고 밟아도찢기고 헤어져도 결코 죽지 않고 때가 되면 어김없이 분연히 떨쳐 일어나 다시 피어나는 저 질기디 질긴 질경이처럼여리디 여린 잎처럼 보이지만 땅속으로 굵은 뿌리 굳게 박고 거침없이 쭉~뻗어가는 저 힘찬 ’ 뿌리처럼강정마을 녹색당원들은 살아나갈 것이며 한 사람 이라도 포기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이 싸움은 결코 끝나지 않는 싸움이 될 것입니다.

가끔은 봄 바람의 춤사위 끝에 매달린 꽃 내음처럼미풍타고 너울너울 흩날리는 민들게 씨앗처럼올리브잎 물어오는 비둘기처럼그렇게 여러분들이 응원해 주시면 참 고맙겠습니다.

 

그 외에 제주녹색당에 요청하신 질문이 더 있었지만 앞으로 길고 꾸준하게 자주 소식이 오가길 바라며 다음 기회에 답하도록 하고 이만 여기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대한민국 녹색당 강령의 일부를 옮겨봅니다. ^ ^

 

우리는 녹색당이라는 작은 씨앗입니다이 씨앗을 싹틔워 인류가 지구별의 뭇 생명들과 춤추고 노래하는 초록빛 세상을 만들려고 합니다우리는 작은 도토리 하나가 만드는 떡갈나무 혁명이며여러 무늬와 색깔을 가진 자유로운 사람들의 연합입니다우리는 지구별의 생명을 지키는 지구의 아이들입니다우리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나침반이자 등대이며녹색전환의 씨앗을 심는 농부입니다우리는 보이는 것과 함께공기의 순환이나 에너지의 흐름그리고 생명의 고동처럼 보이지 않는 것들의 변화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우리는 공동체 돌봄과 살림경제협동과 연대의 경제 속에서 대안을 발견합니다우리는 성장과 물신주의경제 지상주의를 넘어서는 정당이며화석연료와 핵에너지를 넘어선 태양과 바람의 정당문명사적 전환을 만드는 녹색정당반정당의 정당입니다따라서 우리의 대안정치는 기성정당과 같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보편적 인권을 넘어 생활정치다양성 정치녹색정치를 통해 소수자와 생명과 자연을 옹호합니다우리는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과 낙관을 잃지 않으며비폭력과 평화의 힘을 통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우리는 세계 녹색당과 함께 지구 곳곳에서 녹색전환을 실현할 것이며이 길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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