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들의 고향 제주의 아주 아주 먼 옛날 이야기를 들려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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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섬 가까이에 살고 영등할망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어부들이 폭풍우를 피해 외눈박이 섬에 배를 정박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외눈박이섬에 사는 거인들이 어부들을 잡아먹으려 했었습니다. 그 때 영등할망이 위험에 빠진 어부들을 숨겨줍니다. 그러고 나서 영등할망은 어부들에게 육지에 닿을 때까지 관음보살을 멈추지 말고 외치며 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어부들은 육지에 가까워지자 살았다는 기쁨에 관음보살 외치는 것을 깜빡합니다. 관음보살을 멈추자 마자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어와 어부들은 다시 외눈박이 섬으로 끌려갑니다. 영등할망은 다시 한번 어부들을 구해줍니다. 그러고는 외눈박이 거인들에 의해 머리와 몸, 팔다리가 찢겨 죽습니다. 영등할망의 시신이 제주도 해안으로 떠밀려오자 목숨을 건진 어부들은 그 은혜에 감사하며 영등할망을 기리는 제를 지냈다고 합니다. 이것이 해안가 마을에서 치러지는 영등할망 굿의 기원입니다.


꾸미기_20150330 영등할망을 보내드리기 위한 고사.jpg


해안마을인 강정마을도 영등할망 굿을 했습니다. 영등할망 굿은 제주 곳곳을 순회하는 큰 행사인데요, 그 중에 한 곳이 강정마을입니다. 이처럼 순회하는 굿 행사를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영등할망 굿은 영등할망이 제주를 돌며 땅과 바다에 씨를 뿌려 번식을 시킨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어 제주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강정마을에서는 무슨 씨앗을 뿌렸는지 아세요? 구럼비에서 살던 붉은발 말똥게의 씨가 뿌려졌답니다. 이 행사는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특색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붉은발말똥게 옷을 만들고 영등할망 굿에 직접 참여하였습니다. 붉은발 말똥게는 강정 사람들이 염원하는 생명과 평화를 담고 있습니다. 희망과 감동을 담아 영등할망과 함께 마을 곳곳에 행진을 하며 씨를 뿌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봄의 기운처럼 새생명의 기운을 한껏 받았을 것입니다.


마을에는 벌금을 내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것 아시죠? 벌금을 내지 않으면 저절로 수배자가 됩니다. 3 26일에 처음으로 원주민 두 명이 경찰에 의해 체포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마을사람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주민의 인격, 시민의 인격, 사람의 인격이 모두 무시된 채 범죄자로서만 인정되는 현실을 모두가 아파했습니다. 체포된 주민은 벌금을 내고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을 맞은 마을회는 조만간 대책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액션팀인 카야와 브라더 송이 강정에 내려와 3 29일부터 4 3일까지 평화의섬 연대 관련 활동을 합니다. 회의에 참여하고, 항해를 위한 준비들을 할 예정입니다. 제주팀이 살고 있는 중덕 삼거리 숙소에서 지냅니다. 씻고 자는 것이 불편한 곳이어서 미안한 마음과 고마움이 교차합니다. 있는 동안 즐거운 시간 많으면 좋겠습니다.


꾸미기_20150329 미국에서 강정 다큐 순회 상영중인 실버와 파코.jpg


실버, 파코는 미국에서 열심히 강정을 알리고 있습니다. 지금의 일들이 강정에게 많은 친구들을 만들어 줄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참 고맙습니다이번 소식은 여기서 마칩니다. 모두에게 강정에서 평화를 빕니다.


[기도제목]

1.     영등할망이 뿌려주신 씨앗들이 서로 간에 용서와 사랑으로 피어날 수 있도록, 그것이 진정한 평화를 이루는 길이 되도록 기도해주세요.

2.     평화의섬 연대와 비무장평화의섬 운동이 운동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평화의 씨앗이 되도록 기도해주세요.

3.     제주를 방문 중인 카야가 두통을 잊고 지낼 수 있도록, 브라더 송 해상활동의 안전을 위해, 미국 순회 상영 중인 실버와 파코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강정에서 일하는 동원과 에밀리 정주의 평안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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