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26일] 동티모르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0.12.27 17:13

개척자들 조회 수:909

평안으로 인사를 전합니다.

 

TL 3.jpg

오늘은 지난 주에 있었던 좋은 일들과 함께 가슴 아픈 소식 몇 가지도 나누려 합니다.

안 좋은 소식 첫 번째는 우리와 함께 사는 멍멍이 코렌띠가 지난 토요일, 자동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유이꼬와 히토미가 그 광경을 직접 목격했고 사고 현장에 없었던 에밀리가 소식을 듣고 달려 왔을 때에는 두 사람 모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 보였습니다. 우선은 코렌띠에게 급한 대로 몇 가지 응급조치를 취한 후에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는 절차를 밟았지만, 당시 코렌띠의 상태는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현재는 호전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한 쪽 다리는 예전과 같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 전할 소식은 나쁜내용이라고 하기보다는 아쉽고 씁쓸한 상황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난민 귀환에 대해서는 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요. 81명의 사람들이 우리가 함께 하고 있는 귀환 프로그램을 통해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동티모르 내 준비 상황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었습니다. 신청 가족들은 크리스마스를 동티모르의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싶어 했지만 그러기는 어렵다는 것이 현재 우리가 직면한 현실입니다. 짤레스와 에밀리는 가족들의 귀환 예정 소식을 고향에 전하기 위해 수아이, 사메, 보보나로 등 신청된 지역을 답사하고 돌아 왔는데, 우리가 방문하기 전부터 고향에서 기다리는 가족들 대부분은 이미 관련된 내용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이 사람들은 돌아갈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불법적인 경로인 잘란 띠꾸스를 통해 가족 간 왕래도 TL 1.jpg있어 왔답니다. 몇몇 사람들의 경우, 귀환 프로그램이 진행되던 당일, 잘란 띠꾸스를 통해 가축들까지 고향으로 데리고 오기도 했습니다. 국경을 넘을 때 동물이 동행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잘란 띠꾸스는 티모르 동서 간 가족들을 만나기 위한 방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나 하급 정부기관에서는 비공식적으로 공인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을 이장님 댁을  찾아 갔을 때에는 그곳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등록하는 서티모르의 불법 방문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모두들 이런 상황에 대해 동의하지는 못 하지만, 여권을 만들고 비자 비용을 매번 충당하는 것이 어려운 이들에게 이렇게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왜 국경이라는 게 있어 모든 것이 이리도 복잡해지는 것일까 재차 묻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어쨌거나 개척자들에서는 할 수 있는 부분은 해 놓은 상태로, 요청되는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트럭을 가지고 있는 다른 국제단체들마저도 이런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동티모르 정부의 반응을 눈치껏 따라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티모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물론 희소식도 몇 가지 있습니다! 지난 주, 드디어 티모르에서 개척자들이 하는  활동과 역할을 논의하고 팀을 나누는 결과까지 도출해 냈습니다. 히토미와 유이꼬에게는 팀을 결정하는 일이 쉽지 TL 4.jpg않았지만, 결론을 내린 지금 모두들 만족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우노와 유이꼬는 평화학교를 맡고 짤레스와 히토미는 메신저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됩니다. 효숙과 코렌띠는 지원팀으로 함께 합니다. 모두가 과거에 함께 한 발런티어들의 보고서를 탐독하면서 더욱 에너지를 얻은 것 같습니다. 각자에게 명확하게 맡겨진 새로운 일들이 있어 신이 난 듯도 보입니다.

 

역할을 나누고 나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했습니다. 마마 마리아 가족과 함께 직접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위해 맛있는 음식과 다과를 차린 후에는 크리스마스 음악회를 보러 팔라치오에 다 같이 다녀 오기도 했습니다. 그리 재미있는 공연은 아니었습니다. 하하. 하지만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이제 여섯이 된 식구들. 복작복작 대는 이 분위기가 정말 좋습니다!

 

 

[ 기도제목 ]

우노, 효숙, 짤레스, 에밀리, 유이꼬, 히토미

1. 모두 건강하고, 코렌띠가 잘 회복되어 지원팀의 멋진 일원이 될 수 있도록

2. 개척자들이 난민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맡겨진 일 속에 적절한 모습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3. 새로 구성된 팀들이 넘치는 생기로 역할을 수행하며 낮아지는 모습으로 서로 힘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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