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3년만에 분쟁 종식…생태체험장 만든다

유기농민들-4대강본부 합의
두물머리내 지장물 철거키로
민관협의체 만들어 추진예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강제철거 위기에 놓였던 국내 유기농업 발상지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지역을 생태체험학습장으로 가꾸기로 하는 데 유기농민들, 시민단체·천주교 쪽과 정부가 극적으로 타협했다. 유기농민들은 비닐하우스 등 지장물을 철거하기로 했으며, 정부는 이 지역을 생태체험장으로 이름난 오스트레일리아의 세레스 환경공원과 같은 생태체험학습장으로 꾸미기로 합의해, 두 쪽이 충돌 고비를 넘기게 됐다.

천주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14일 오후 수원교구청에서 국토해양부의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과 만나 ‘두물머리에 생태학습장(가칭)을 조성한다’는 중재안을 제시해,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와 ‘4대강사업 저지 천주교연대’가 밝혔다.

두 쪽은 합의문에 △두물머리를 오스트레일리아의 세레스 환경공원과 영국의 라이턴 공원을 모델로 삼아 생태학습장을 만들고 △생태학습장 조성에 필요한 비용은 정부가 지원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구체적인 추진방안은 경기도와 양평군, 천주교, 농민 쪽이 추천한 사람들로 ‘민관 협의기구’를 꾸려 논의하기로 했다. 농민들은 곧바로 두물머리 지구의 지장물을 철거하기로 했다.

두물머리의 모델로 제시된 세레스 생태공원은 유기농 체험과 교육, 대안에너지, 문화체험 교육장 등으로 각광을 받고 있어, 두물머리 생태체험장은 4대강 사업과 유기농업이 절충된 ‘대안모델’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일 이후 행정대집행(강제철거) 압박에 내몰린 두물머리 4가구 농민들은 ‘두물머리가 4대강 사업으로 막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생태적으로 보존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합의안을 적극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팔당공동대책위는 “평화적 해결을 위해 애쓰는 천주교 쪽과 정치권 등 각계의 바람이 이번 중재안으로 나타나 농민들이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며 “농민들은 향후 협의기구에 적극 참여해 두물머리를 유기농과 생태체험이 어우러진 상생모델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2009년 6월 ‘한강살리기 사업지구에 두물머리를 포함한다’는 정부의 4대강 마스터플랜이 발표된 지 3년여 만에 두물머리를 둘러싼 정부와 농민, 생협조합원, 종교계, 시민사회의 오랜 갈등이 일단락짓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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