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 여는 질문과 함께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질문이 잘 정리되지 않았던 탓인 지 좀 어렵게 느껴졌었지요? 


"나는 누구인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거나 영향을 주는 것 중에서, 나에게 중요한 것이 있을텐데 그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최근의 내면의 혹은 관계의 갈등 상황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 때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나?" 


흠.. 질문을 다시 정리했는데 여전히 어려운가요? 

저의 의도를 좀 풀어서 설명하자면, 어떤 갈등 상황에서 나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내 욕구가 무시되거나 충족되지 못하기 때문인데

나의 욕구의 뿌리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것은 나의 정체성과도 연관되어 있기도 하지요. 그래서 갈등 상황에 있어 나와 상대에

대한 확장된 이해를 갖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인가? 또 상대는 누구인가? 를 잘 아는 것이 갈등 해결과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요즘 '정체성과 갈등 전환' 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어서 이런 질문을 실험적으로 던져 보았습니다. 


다음엔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충분히 정리한 뒤 질문을 던질게요..

 

오늘은 지난 번 연습을 다시 떠올리며,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나서 본서클 연습 과정을 경험했지요. 

그 중에서도 '사전서클'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확인해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본서클에서 당사자들이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음이 충분히 준비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핵심 당사자가 아니어도 자신들 모두가 공동의 책임으로 이 갈등에 관여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구체적인 사실(말이나 행동, 일종의 갈등 표출을 자극했던 것(trigger))을 찾아내서 그것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갈등 상황 파악 설명이 너무 장황해지지 않도록)

등등.. 


그리고는 본서클 실제에 들어갔습니다.

하나의 갈등 사례를 가지고 역할극을 했습니다. 

상황은 직장을 다니는 며느리와 하루 종일 손주들을 돌보고 집안일까지 하는 시아버지와의 갈등이었지요.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잠시라도 아이들과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며느리와 그로 인해 집안일을 더 거들지 않는 것에

못마땅한 시아버지. 그리고 시어머니과 시누이를 초대해서 서클을 진행했지요. 


저는 시어머니 역할을 했었는데, 사실 약간 제 3자의 입장이기도 했고 갈등 자체를 싫어하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데 

며느리와 시아버지의 역할을 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두 사람 모두 공감이 가고 서로가 서로에게 가진 기대가 

다르기 때문에 오는 섭섭함이 젤 큰 부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아버지는 시아버지로서, 또 며느리는 며느리로서 요구되거나 기대되는 역할이 있는데 자신의 위치에서만 

그런 역할을 기대하다 보니 서로 상처를 받게 되는 건 아닐까 하고요. 

내가 갖게 되는 기대는 많은 부분 내가 가진 관점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가진 관점이 누구나의 상황에나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많은 부분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서클을 통해서 그 갈등에 관여한 사람들을 초대해서 나의 관점만이 아닌 여러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초대하고 거기에서 

상황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갖는 것, 이것이 회복적 서클을 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좀 더 연습 하면 하게 될 수록 조금씩 더 맛보게 되는 서클의 매력!

이것이 일회적 배움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잘 적용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뭣보다 이렇게 함께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 아이들을 만나며... 마리솔 2011.04.26 21658
51 마음속에 아무것도 없다 [3] 영희 2011.11.21 13996
50 살아있네~~* file 마리솔 2012.10.05 10630
49 2010년 하반기 개척자들 평화교육팀 공부모임 정주 2010.10.04 8893
48 20120826_예능교회소년부_세계시민교육 file 도라 2012.08.27 7009
47 평화수업 "세상에서 제일 부자 아현이" 비비안 2011.11.10 4150
46 [2013년 기독청년아카데미 봄학기 강좌 '기독인을 위한 비폭력 훈련' ] 첫번째 수업 스케치 file 개척자들 2013.04.01 3185
45 두번째 모임 이야기 [2] 정주 2010.10.12 2372
44 [기청아] '기독인을 위한 비폭력 훈련' 두번째 시간 스케치 정주 2013.04.05 2026
43 {평화교육공부모임 세번째시간을 돌아보며} [1] file 날아가는해 2013.04.08 1788
42 여러분께~사랑하는 마음으로... 마리솔 2011.06.09 1741
41 평화 수업에서 [1] 마리솔 2011.04.29 1670
40 [초등평화교육] 아름다운 마을학교_가을01.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를 준비하며... file 승화 2010.09.03 1614
39 중학교 평화수업 마리솔 2011.11.07 1592
38 첫 모임을 함께하곤. [1] file 정주 2010.10.04 1526
37 세번째 모임 이야기 [1] 마리솔 2010.10.25 1521
36 두번째 모임 읽기 자료 file 정주 2010.10.04 1484
35 가족 공동체 수업을 하고나서~ [2] 마리솔 2011.04.26 1473
34 금곡고 평화수업 세번째 시간 file 빛나는 호수 2013.06.12 1463
33 이주민 센터 교육을 준비하며 마리솔 2011.05.27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