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시가 채 되기도 전에 한 두 사람씩 모여들었습니다. 다들 길을 어떻게나 잘 찾으셨는지 초행길임이었음에도 전화 한 통 없이 장소를 잘 찾아 오셨지요. '기독인을 위한 비폭력 훈련' 수업을 준비했을 때, '평화수업' 이나 '평화교육' 이라는 단어 대신에 '비폭력'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나 거리감으로 인해, 또 강의나 수업이 아닌 '훈련'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으로 인해 어떤 분들에게는 생소하고 또 참여가 주저되거나 낯설은 주제로 느껴지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첫날 수업 시작을 마음 졸이며 기다렸었지요. 어떤 분들이 함께 하게 될까? 또 어떤 기대를 갖고 오셨을 까? 하는 호기심에 차서 말입니다. 

주진행을 맡은 박성용 선생님과는 평화교육의 여러 장에서 함께 일해 본 경험이 있었지만 이렇게 기독교적 배경을 직접적으로 수업 안에 가져온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과의 이번 만남 역시 새로웠습니다. 선생님 본인이 나누셨듯 근간에 여러 교육의 현장에서 어린이부터 나이드신 어르신들까지 만나고 있지만 오랜 만에 청년들을 만나니 정말 기분이 좋아보이셨습니다. 저에게만 그렇게 느껴졌을까요. 수업 내내 싱글벙글하는 선생님께서 나눠주는 기운이 어색할 법도 한 첫번째 모임을 보드랍게 감싸는 주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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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기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지요. 북미의 원주민들은 생애에 걸쳐 자신들에게 일어나는 사건들을 계기 삼아 이름을 계속 지어준다고 하지요. 자기를 표현할 수 있거나 긍정의 기운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이름을 하나씩 만들어 서로를 소개했습니다. 

비폭력 훈련 수업에서 기대하는 바들을 나누기도 했었습니다. 이 시간에 한 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가 참 많은 감정과 욕구들을 표현해냈다는 것입니다. 가족, 지역사회 그리고 세계 차원에서 진정한 평화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는 한 편, 현실을 알게 되면서 드는 '좌절감'. 갈등/폭력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 그러면서 드는 무기력함. 내 안에 있는 분노, 사회 현상들에 대해서 분노하는 마음 그것을 어떻게 잘 표현해서 건설적인 기운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지. 내 안에 있는 잠재적 폭력성을 온유함과 인내 그리고 용납함으로 풀어내는 것. 공감하는 능력. 나를 해체시키는 활동. 일반 사람들에게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인지. 내가 있는 곳에서 평화를 만드는 일...

다음으로는 8번의 수업에서 내가 안전함을 느끼며 나를 표현할 수 있고 이곳에 있는 시간이 의미있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서로에게 하는 제안들을 나누었습니다. 
1) 사적생활보호
2) 나 전달법으로 내 진실을 표현하기
3) 끝까지 들어주기 
4) 통과(패스)해도 되기
5) 에너지 전환/환기를 위한 놀이하기 
6) 이상적으로 이야기 하기 보다는 자기 생각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7) 웃는 시간을 최대한 즐기기

'비폭력 하면 떠오르는 느낌, 이미지,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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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대로 나눈 것을 다시 한 번 훑으면서 드는 생각이나 느낌은? 
- 비폭력이라는 것이 정말 이루어지는 걸까? 모두가 잘사는 경우가 될까? 소수의 일들이이서 아름다운 감동이은 있으나 실제적인 해결이 가능할까?-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수 많은 창조적인 일들이 있는데, 진짜로 싸워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 비폭력에는 능동적이라는 말이 붙어야 할 것 같다- 선한 기독교인이어서 이런 단어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상식 일반적인 표현들일 것이다. - 손해볼 것 같은 두려움- 지금은 어렵고 비현실적이고 어둡게 느껴짐

[ 능동적 비폭력의 정의 ]
* 능동적 비폭력은 갈등의 문제를 언급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창조적이고, 강력하며 효과적인 과정이다.
* 능동적 비폭력은 폭력의 악순환을 끊고 좀 더 인간적인 대안을 위한 선택을 창조하려고 시도한다.
* 능동적 비폭력은 비폭력적인 하나님에 대한 신앙의 행위이다. 그것은 이런 하나님을 경험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 능동적 비폭력은 인간이 사랑하고 사랑받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주장한다.
*능동적 비폭력에 있어서 실재는 하나이다. 비폭력 실천가는 그러므로 인간을 자기 자신으로부터, 서로로부터그리고 지구로부터 분리하는 모든 것을 변화시키려는 열망을 지닌다.
* 능동적 비폭력은 진리를 추구한다. 자기 자신의 진리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진리도.
* 능동적 비폭력은 우리 자신들과 타인들의 상처받음, 폭력 그리고 신성함을 인정한다.
* 능동적 비폭력은 참회와 변혁의 과정이다. 
* 능동적 비폭력은 두려움, 절망, 그리고 탐욕으로부터 자비, 조화 그리고 온전함으로의 영적 여행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수업을 두고 우리에게 던져진 질문들!

'다음의 상황들에서 폭력을 쓰지 않고 어떻게 하면, 상황이 내가 안전할 수 있는 쪽으로 전환될 수 있을까?

첫번째, 어두워진 저녁시간, 도서관에서 여러 권의 책을 빌린 여성이 사람들이 별로 없는 한적한 곳을 지나가고 있을 때,모자를 내려 쓴 한 남성이 뒤따라 오기 시작한다. 여성의 걸음 속도에 따라 그 사람의 속도도 같이 움직이는데 점점 더 뒤에서 가까이오고 있음을 알게 됐을 때, 내가 그 여성이라면? 

두번째, 전철 안에서 술에 취한 40대 남자가 욕을 하면서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사납게 행동하며 다른 사람들을 위협하기까지 하는데..그 때 유도선수였던 한 젊은 남성이 같은 칸에 동승하고 있었다. 내가 만약 그 남성이라면? 


수업을 마무리하며 나 자신과 서로에게 건넨 한 문장
'두려움을 사랑으로 다루기''우리는 하나이다''용서하는 능력''우리/그들 이라는 이분법을 포기하기''비폭력이 타인 안에 있는 신성(The Divine)을 해방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우리가 믿는다면, 심지어 기쁨으로 기꺼이 고통받기'

두번째 수업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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