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기 강정평화학교 후기

2016.02.17 11:49

바람말 조회 수:352

지난 1월 19-26일에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제 17기 강정평화학교가 진행되었습니다. 몇십년만에 제주에도 한파가 들이닥쳐 학생들과 함께 눈오는 강정마을에서 한주동안 평화에 대해 얘기하고 배우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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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정마을에서 평화학교가 진행되는 주간에는 정해져 있는 일과가 있었는데 해군기지공사장 정문에서 오전 7시에 100배를 하는 것과 오후 12시에는 인간띠잇기를 함께 하는 것입니다. 100배를 하며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몸과 마음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도하는 우리들의 마음과 생각에 생명과 평화,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들이 더욱 자라나기를 바라는 아침기도시간이었습니다. 오후 인간띠잇기는 11시에 있는 천주교 미사가 끝나고 공사장 정문에서 문화제 형식으로 평화를 노래하고 다같이 손을 잡고 흥겹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강정춤을 추는 시간도 있는데 그 시간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더 가벼운 몸짓으로 나아가는 시간이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해군에게도 총이 아닌 평화의 춤으로 날마다 다가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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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평화학교에는 오전, 오후로 강정마을에 살고 계신 평화활동가들의 평화교육, 지난 강정에서의 투쟁이야기들을 듣는 것으로 강의가 가득 차있습니다. 강정마을에서 지난 해군기지반대운동을 어떻게 해왔는지를 듣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점들, 우리 학생들은 어떻게 평화의 사람으로 자라갈 수 있는지를 얘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주간의 짧은 시간일 수 있지만 충분히 강정마을에서 어떻게 해군기지반대운동을 해왔고 현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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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학생으로 참여한 우리들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 바로 직접행동 시간이었습니다. 직접행동을 하기 이전에 강의를 들으며 직접행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어떤 것인지 정리하였습니다. 우리는 비폭력평화운동을 해야한다는 것에 다들 동의를 하였고 사람을 헤치지 않는 한에서만 비폭력 평화운동을 진행해야 한다 했습니다. 이는 때로 사람이 아닌 군사기지시설이 국내를 넘어서 국제평화에도 해를 끼친다면 직접행동을 하는 것이 평화운동의 적극적 선상에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희가 했던 직접행동은 '해군 송별회' 였습니다. 사운드 데모의 형식을 빌려와 소란스럽게 하며 시위를 하는 것이었는데 머지 않은 해군의 송별을 미리 축하하며 신나는 음악과 춤으로 축하하였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앞당겨 현실화하는 삶은 때로 누군가에게 엉뚱하게 비쳐질 수 있지만 우리들의 믿음은 더 자라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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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평화학교가 진행되는 동안 함께 한라산을 올라갔습니다. 눈이 많이 내려 서로 눈싸움도 하고 눈위에서 뒹굴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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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학교 학생들과 일주일간 동거동락하며 서로에 대해서도 알아가고 평화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해군기지로 인해 파괴된 강정마을에서 오히려 평화의 씨앗을 서로에게 심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정마을에 방문차 왔었을 때 만나는 사람들과 얘기를 할 때마다 배우는 것이 있었어서 마치 학교와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강정평화학교를 통해 우리가 처한 현실을 바로 바라보고 그에 대한 대안을 계속적으로 찾아가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