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미발표작)

2014.04.07 13:11

나도똥나무 조회 수: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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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에 대아교회 청년 몇을 데리고 경남 밀양의 송전탑반대현장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저희가 방문한 곳은 부북면의 평밭마을이었습니다.

평밭마을은 이름과는 다르게 꽤나 높은 곳에 위치한 산 속 마을이었지요.

농성장이었던 비닐하우스에는 나이드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셨고

방문 손님은 우리 말고도 어느 대학교 학생들 몇이 더 있었습니다. 

어지러히 걸려있는 현수막들...

송전탑이 들어 설 자리인 듯 이미 베어져 버린 나무들...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한숨들...

우리를 향한 고마움의 미소들...


며칠 후 다시 이 곳에 송전탑건설이 강행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마을의 어르신들이 쇠사슬을 몸에 걸고... 자신의 무덤을 파고...

송전탑 건설을 죽음으로 막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를 집으로 초대하여 정성스런 아침식사를 대접해 주셨던 어르신은

농성장을 손보시다 과로로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무차별 공사강행의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4월 5일 식목일.

송전탑 건설예정지인 밀양 부북면에 꽃 2천여포기와 나무 26그루가 심겨졌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밀양을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한  '한 평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는 소식도 듣습니다.

봄기운과 함께 평화의 기운이 다시 그곳에서 움트고 있음을 봅니다. 


다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