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때문이 아니어도 저는 주로 집에서 생활하는 것을 돌아다니는 것보다 좋아합니다. 외출은 너무 큰 에너지를 저에게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태로 딱히 답답함이 늘어나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안 나가는 게 아니라 못 나가는 것이다 보니 은연중에 받는 압력이 있는 듯합니다. 이렇게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 쪼이는 날에 텅 빈 놀이터를 지나 지음이를 어린이 집에 데려 다 주면서 그러지 않아도 짧은 봄을 올해는 누리지 못한 채 여름으로 가게 될 것 같아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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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로부터 들려오는 소식은 더 참담해서 우리가 조금씩 잡혀가는 상황이라도 절대 방심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동시에 거의 국뽕에 가까운 세계 여러 나라의 칭찬 릴레이에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어느 새 대한민국은 의료와 행정, 시민의식과 자발적 참여 등의 모든 역량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규합해서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국난을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은 흡사 질병의 치료 중에 겪는 명현 반응(고통이 따르는 호전 반응)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곳에 항상 문제가 도사리고 있고 나를 돌아봐야 할 때 남 탓을 하는 인간의 심리가 국제 관계 속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을 보며 이로써 그 나라의 국격이 제대로 드러난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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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만 집에 돌아올 수 있는 한별은 집에 돌아올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절감하고 있습니다. 집에 있는 짧은 시간에 지음이를 돌보는데 지음이는 오랜만에 보는 아빠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보기만 해도 즐겁습니다. 진짜 행복은 무언가를 이루거나 많은 것을 가질 수 있어서도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라는 이 평범한 진실에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합니다. 모자란 잠을 자고 돌아가는 한별에게 좋은 의사는 건강한 의사라고 당부해 봅니다.

 

[기도제목]

1.     개척자들의 모든 멤버들이 건강하게 사역할 수 있도록

2.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변화로 어려움을 겪을 많은 국민들이 조금 더 힘을 내고 마음을 모아 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고 이 일을 통해 대한민국의 총체적 체질이 개선되는 결과를 이끌어 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