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3일] 일본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1.05.23 15:28

개척자들 조회 수:1540

일본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희들은 지난주와 다름없이 JIFH(일본국제기아대책기구)팀과의 활동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센다이 시내의 YWCA건물에 머물면서 JIFH팀과 함께 지진피해 재건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데, 일이 너무 많고 강도가 높은 작업인데다가,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 까지 스케줄이 있어서 힘겹게 이곳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2주가 지난 지금은 이곳에서의 일도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지진피해현장3.jpg


이곳에서의 일과 생활은 매우 바쁘고 힘이 듭니다.

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들은 크게 4가지 정도가 있는데, 첫 번째로 히가시마츠시마의 신토나라고 하는 마을 주민들의 쓰나미 피해 주택을 복구하고 청소하는 일, 두 번째로 이시노마끼, 게센누마, 미나미산리쿠초 등 쓰나미피해가 큰  지역들을 방문해서 구호물품을 나누어 주는 일, 세 번째로 시오가마시와 이시노마끼의 쓰나미 피해교회의 복구작업을 돕는 일, 마지막으로 구호물품 창고를 운영하는 일이 있습니다.

 

 저희는 지난주 대부분 히가시마츠시마의 신토나마을의 가정들을 방문해 복구작업을 했습니다.

 

지금의 시기에서 하는 일은, 바닷물이 집안으로 들어와 온갖 진흙과 침전물이 집안에 가득하기 때문에 더러운 진흙을 삽으로 퍼 나르는 일을 주로 합니다. 더러운 진흙을 일본어로 헤도로라고 하는데 저희가 일본에 와서 거의 한달 넘도록 헤도로를 퍼내는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거의 헤도로 전문가가 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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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작업 이외에 저희가 한 일은 구호물품 창고를 운영하는 일입니다. 저희가 머무르고 있는 센다이 시내에서 자동차로 40분 정도 떨어진 시 외곽의 공장지대에서 어느 한 공장의 장소를 빌려서 구호물품 지원센터로 사용하고 있는데 공간이 제법 크며, 온갖 물품이 골고루 준비 되어있습니다.

 

, 어린이용품, 이불, 식기, 식료품, , 생수, 재건도구(나무합판, 단열재 등), 매일매일 현지에서 보내는 싱싱한 야채 등, 어마어마한 양의 구호물품을 보관하고 있으며 매일매일 쓰나미 피해주민들이 이 곳을 방문해 필요한 것들을 얻어 가고 있습니다.

 

피난소 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도 자주 찾아오셔서 피난소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을 가져가고, 많은 분들이 물자를 자동차에 실어서 피난소 등지를 다니며 물품을 나누어 주는 일등을 하고 있습니다.

 

물품창고에서는 물자를 얻기 위해 온 피해주민들을 응대하는 일도 있지만, 물품창고로 도착한 수많은 물건들을 창고의 공간으로 운반하는 것이 일의 많은 비중을 차지 합니다.

 

지난주에는 사람의 키보다 큰 단열재 780장과 주택공사에 필요한 나무합판 600장을 운반하느라 굉장히 고생했습니다. 나무합판은 한 장의 무게도 제법 되는 것이었는데, 그 작업을 하는 중에 장희의 손이 나무합판 사이에 끼이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골절은 아니었지만, 소독을 하고 그 날은 휴식을 취했고, 다행히도 지금은 회복해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피해현장에는 절실히 필요한 물건을 구하지 못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아직 수도와 물이 나오지 않는 지역이 많고, 특히 피난소의 상황은 대부분이 굉장히 열악합니다. 되도록 물품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전달하는 일은 중요한 일이지만, 어떤 피해주민은 물품이 없는 것이 아이들에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며 물품은 그리 필요하지 않다, 물품이 없는 생활을 하는 것이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배움이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며칠 전에는 쓰나미 피해자분과 잠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그분의 상기된 얼굴과 붉은 눈동자를 통해쓰나미 이후의 한 인간의 처절한 슬픔이 전해져 와서 함께 깊은 슬픔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피해자 분들이 거대한 자연재해 이후의 인간으로써의 무력감과 표현하지 못할 슬픔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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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화요일에는 마끼와 아이꼬를 잠시 만나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이와테현 카마이시에서 3일 동안의 자원봉사를 마치고 돌아온 마끼와 아이꼬는 둘다 조금 수척해 보였지만 특유의 발랄함으로 저희들과의 반가운 재회를 했습니다.

 

그날 마끼와 아이꼬는 오사카행 야간 버스를 타야 해서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간만에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며 오후 시간을 보내고 저희가 지내는 YWCA까지 함께 걸어오며 못다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도 저희는 이곳에서의 활동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이 곳은 일할 사람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그 동안 2,3사람 분의 일을 한 사람이 감당하는 식으로 해 왔는데, 오는 주는 자원봉사자들의 수가 조금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곳에서의 활동은 이번 주 일요일까지, 3주를 하게 됩니다그 이후에는, 일단 잠시 휴식기간을 가질 계획이고, 다시 활동을 해 나갈 곳을 고민 하고 있는데, 장희와 저는 다시 JIFH팀에 합류할 마음이 있습니다.

 

다시 오게 될 때의 활동 내용에 대해서는 장희와 제가 아직 의논 중인데, 이곳에서의 활동을 돕는 일, 혹은 개척자들로써 지속 가능한 사역을 해나가기 위한 밑바닥 작업을 이곳과 협력해서 진행하는 일, 혹은 장희와 저, 개인의 능력과 재능을 좀더 발휘해 창의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것, 등 여러 가지 방향을 놓고 고민 중입니다

 여러분, 다음주에 또 편지 쓰겠습니다. 모두 안녕히 계세요.    

-센다이에서 난영이가. 

 

일본기아대책팀과_장희,난영.jpg


<기도제목> 

   난영, 장희

       1.   쓰나미와 지진의 피해로 상처 나고 깨어진 마음의 회복을 위해

 

2.     기아대책의 프로그램에 따라 하루하루 진행되는 일을 잘 협력할 수 있도록

 

3.     많은 양의 일이지만 지치지 않고 피곤함을 잘 견딜 수 있도록

 

4.     앞으로의 방향성을 잘 찾아 갈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