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7일] 일본에서 온 소식입니다

2011.06.27 12:44

개척자들 조회 수:1187

일본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어느덧 3개월이 지나고 다음주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 편지에서는 지난 3개월을 돌아보며 일본에서의 저희의 활동과 소감과 아쉬움 등에 대해 간략히 쓰겠습니다. 먼저, 일본지진피해 재건팀으로 장희와 제(난영)가 오게 된 경황이 굉장히 급박하게 진행되어서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서둘러 일본으로 오게 된지라, 일본에 와서 초반에는 여러모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곧 현장에 적응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때부터는 정말로 최선을 다해 읿본지진재건작업과 그 외 모든 현장에 몸을 던져 일을 할 수 있었기에 참으로 감사합니다.

 

 저희는 지난 3개월 동안 피해주민들의 가정을 방문해 집의 복구를 돕고, 구호물품을 나누어 주는 일등을 도왔습니다. 피난소 등지를 다니면서 입을 옷과 물품 등을 전달 하기도 했습니다. 장희는 어디를 가나 사람들을 재미있게 하고 웃게 만드는.. 특별한 노력 없이도 자신 그 자체가 웃음을 선사하는 참으로 놀라운 사람임을 증명했습니다.

 

무엇보다 장희의 저돌적인(?)면과 순수한 마음은 일본에서 초반에는 얌전한 일본 사람들에게 반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지만, 곧 진심어린 장희의 그 순박한 마음을 사람들이 알게 되어 모두와 참으로 좋은 관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초반에 장희와 저는 의견이 잘 맞지 않아 자주 다투었지만 곧 환상적인 팀워크를 가지게 되었고 개척자들의 대사 역활을 톡톡히 할 수 있었습니다. 장희와 함께 일본 재건 작업에 오게 되어 저는 참으로 행복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자주 만나 정이 든 피해주민들과 외로움에 잠긴 분들에게는 얼굴을 그려 선물로 드리는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의 얼굴을 그리는 일을 하면서저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그건 아마도 선물을 받는 분이 무척 행복해 하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희는 가설 주택등지를 다니며 구호물품을 나누어 주면서 여러 주민들과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설주택이라는 곳은굉장히 인간을 외롭게 하는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기존의 마을 공동체는 아랑곳 않고, 공동체 성이 파괴된 그 곳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고립적으로.. 이웃과의 관계없이 생활하고 계셨는데, 그러한 곳을 저희들이 방문하면서 이웃과 이웃을 연결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주민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연결시켜 줄 수 있었던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일본에 와서 저는 성경을 묵상하는 버릇이 생겼는데, 그 중 이 말씀이 가장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에 눈을 둡니다. 보이는 것은 일시적인 것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한 것입니다. “ (고린도후서418)

 

눈에 보이는 것들.. 인간이 만든 것들.. 거대한 쓰레기 더미들.. 다 무너진 집들처첨한 광경을 보면서.. 대체 이 현실의 내 눈앞에 보이는 것들이 아닌그 너머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은무엇이란 말인가그런 것이 있다면정말로 추구 하고 싶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장으로 직접 와서 보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지평선 너머까지 펼쳐지는 그 참혹한 폐허와, 그 안에서 살아남은 자 들의 고단한 인생살이와,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서의 절대적인 공포와, 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무력감과 허무감, 그리고 가설주택 등지로 옮겨진 피해민들의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높은 자살률

 

 일본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이번 지진피해로 인해 외롭고 힘겹게 이 시간을 보내고 계신 재일동포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가설주택에서 우연히 만난 어느 한국여성분은.. 쓰나미로 일본남편분을 잃고, 혼자 생활하고 계셨는데 제가 한국사람이라는 얘기를 듣자마자 눈물을 터뜨리면서 한국말로 외로웠다고외로웠다고.. 말씀하시며눈물을 멈추지 못하셨습니다…  돌아가신 남편분과 함께 찍은 사진을 받아와.. 다정했던 부부의 모습을 선물로 드리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곳에서의 남은 과제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이번주 수요일 오사카로 이동하게 됩니다. 나니와교회에서 신세를 지면서 마끼와 친구들과 재건작업을 하며 알게 된 오사카에 계시는 분들과의 재회의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약 2,3일간을 오사카에서 보내고 장희와 저는 각각, 도쿄와 오사카에서 일요일 귀국 비행기에 오르게 됩니다.

 

일본을 떠난다는 것도,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도왠지 전혀 실감이 나질 않네요….

 

여러분.. 곧 뵙겠습니다….!

 

<기도제목>

난영, 장희

1.     쓰나미와 지진의 피해로 깨어진 관계의 회복과 상처 난 마음을 위해

2.     남겨진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도록

3.     남은 일정 잘 마무리 하고 무사히 귀국 할수 있기를

 

 

-장마가 시작되는 일본에서 난영이가.

초상화선물_하야사카 씨.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