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11일 무더운 여름, 대만 송산공항에 브라더송과 카레와 함께 도착했습니다. 저는 대만을 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중국에서 짧게 살았던 적이 있어서 대만도 이와 유사할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대만 땅을 밟았습니다. 대만에 간 이유는 NARPI라고 하는 동북아 평화교육 훈련원에 참여하기 위해서였고 또 하나는 제 3차 평화의 바다를 위한 섬들의 연대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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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평화교육훈련원은 동북아시아의 청년들을 모아 평화교육을 하는 기관입니다. 이 기관에서는 매년 동북아시아 지역을 돌아다니며 평화교육을 하고 있었고 올해는 대만에서 평화캠프가 열린 것이었습니다. 현재 제주 강정마을에서 같이 일하는 카레가 전에 이곳에서 일을 한 적이 있어서 소개를 받고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1주차-현장방문-2주차의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카레와 저는 현장방문에서부터 참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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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들렀던 곳은 2.28 기념관과 대만 국립 고궁 박물관이었어요. 대만에서도 제주 4.3과 유사하게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습니다. 타이완은 일본의 패망 이후에 중화민국으로 반환이 되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한 사건이 발단이 됩니다. 당시 타이완 사회에서는 담배는 전매품이었고 한 노점에서 담배를 팔고 있었던 한 학생에게 경찰이 강력하게 단속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쏜 총에 그 학생이 사망하였고 이에 분노한 타이완 민중들이 파업을 하며 이 사건에 대해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저지하려는 장제스와 중국의 국민당은 민간인 2-3만명을 학살하게 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었죠.



일본이 패망하면서 일제 통치기가 끝났을 무렵 제주의 4.3과 타이완2.28 사건은 식민지 이후에 혼란스러운 상황을 권력을 가진 자가 학살을 함으로 한 나라를 집어 삼키려는 야욕의 사건들이었음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두 사건은 지금도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고 현재까지도 피해자 조사와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 중에 있습니다두 번째로 방문한 대만 국립 고궁 박물관은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박물관의 크기는 엄청 컸어요.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많은 곳을 둘러보지는 못했습니다. 주로 청나라 때와 명나라 때의 유물들이 전시가 되어있었고 한 쪽에는 중국으로부터 탄압을 받고 있는 티벳의 물품들이 진열 되어있었습니다.



현장 방문을 마치고 NARPI는 세 가지의 섹션으로 나누어 평화교육을 진행하였고 제가 들은 수업은 사회 변화를 위한 비폭력 투쟁이었습니다. 비폭력 투쟁을 이야기했던 인도의 간디에서부터 출발하여 홍콩, 타이완에서 있었던 비폭력 시위, 제주 강정에서의 해군기지 반대 운동,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 사례를 나누었어요.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각각 자신들이 삶 속에서 어떠한 투쟁을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NARPI에 참여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동북아시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와 연대였어요. 나름 동양 문화권이라고 규정 지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각각 그들 자신의 고유 문화를 가지고 있었어요. 어떤 부분은 이해가 되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은 매우 신선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동북아 청년들이 평화라는 주제로 만나는 장이 있다는 것은 정말 귀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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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진행된 평화캠프에 참여하기 전에 3일 정도의 시간이 있었어요. 이 곳에서 만난 대만 친구와 함께 하루를 보내기도 했죠. 타이완 사람들은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물론 사람들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환대하는 문화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빵집을 준비하고 있는 타이완의 두 청년들을 만나면서 정말 많은 환대를 받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한 번은 대만의 양명산에 오르기도 했었는데요, 우리나라처럼 산 밑에서부터 올라가서 정상을 찍고 하산하는 그런 산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정글에 들어온 것처럼 산과 산들은 다 연결이 되어있었고 산의 한 곳에는 온천도 있었어요. 특이한 점은 대만은 온천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아서 곳곳에 운이 좋으면 공짜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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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대만을 여행하는 시간을 마치고 평화의 바다를 위한 섬들의 연대 캠프에 참여하였습니다. 타이완의 남쪽인 가오슝과 동쪽인 타이동, 이 두 곳에서 진행 되었는데요. 가오슝의 훠징지구와 다린푸 지역은 일제 식민지 때에 발전이 되면서 주민들이 정부에 의해 토지를 강제수용 당하고 이후에 대규모 석유정제소가 들어왔어요. 주민들은 땅을 빼앗긴 것에 모자라 이 지역의 많은 공장들로 인해 각종 환경 오염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1987-1990년 대만 정부에서 석유정제소를 증축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이에 3년간 치열하게 반대활동을 주민들이 하였습니다. 결국 주민들은 증축을 막아낼 수 있었고 25년 이후에 이에 대해 다시 논의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안타깝게도 까오슝의 한 지역에 이 정제소를 옮기려는 시도가 현재에는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외에도 후다후닥이라는 지역에 불법적으로 리조트가 들어오면서 주민들이 이에 법적소송을 걸고 현재는 공사중단이 되어있는 지역의 이야기도 듣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건물이 다 지어진 상태이지만 그곳이 절대보전지역임에 사적으로 쓸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로 빈 공간으로 남아있는 지역이었습니다. 대만은 환경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현장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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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들의 연대 모임에 참여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 중에 하나를 꼽으면 타이동에서 선주민들을 만나는 경험이었어요. 타이완은 전반적으로 중국의 한족들이 많이 이주하였지만 그 전에는 이미 타이완에 먼저 살고 있었던 선주민들이 지금까지도 그들의 전통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선주민의 역사 또한 외세와 대만 정부에 의해 땅을 빼앗기면서 원래는 산에 살고 있었지만 현재는 산에서 내려와서 살고 있었습니다. 저희들은 선주민족의 한 부족인 파이난족이 살고 있는 지역을 방문하였고 이 마을 청년회장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식민지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 타이완은 네덜란드, 일본, 스페인의 통치를 받았다. 통치를 받기 전에 우리는 강했고 눈동자가 살아있었다. (이것을 행동으로 표현했는데 정말 강해보였습니다.)원래 인간은 저항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식민 시기에 무기를 버리고 공부를 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우리들은 더 이상 무장을 하지 않고 약한 사람들이 됐다. 무장을 해제하고 바보 같은 모습이 되었다. 일본에게 통치를 받았을 때 항상 앉아 있으라고 했다. 마음 속에는 저항하는 영혼도 버렸다. 토지를 빼앗기면서 갈 곳이 없어졌다. 선주민은 토지와의 연결이 그렇게 끊기면서 강한 힘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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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민의 이야기 속에서 삶을 살아가며 중요한 것들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어요. 급변하게 변화되는 현실 속에서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이 어떤 것인지, 혹 국가의 이름 아래 자행되는 많은 무차별적인 발전 속에서 편의를 추구하다 결국 인간됨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가지의 평화캠프를 통해서 평화를 사랑하고 추구하는 사람들을 만나 연대의 중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타이완의 역사와 함께 현재도 꾸준히 그들의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제게 큰 도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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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들의 연대 모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동북아시아에는 많은 섬들이 있고 그 섬들이 처한 문제들이 상이하지 않습니다. 군사기지화, 환경문제, 선주민의 인권 등 각 섬들이 처한 상황들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 함께 연대하는 일은 소수의 목소리, 그리고 작은 목소리에 힘을 싣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본토에서 배척되는 여러 섬들이 처한 상황에 귀를 기울이고 조금 더 다양한 주제들로 또 다양한 사람들이 이 모임을 꾸려갈 것을 앞으로도 기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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