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9 13:27
2022-04-18
제주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제주는 고난의 주간이었습니다. 평화대학 피스파인더 참가자 중 세 명이 코로나에 확진되었기 때문입니다. 피스파인더 담당자 또한 코로나에 확진되어 새방밧에선 조심스럽고 고요한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부디 더 이상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불안 속에서도 서로 응원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세 명의 친구 중 두 명은 같은 날 확진되어 게스트룸에서, 한 명은 며칠 뒤에 확진되어 혼자 방에서 격리 중입니다. 음성인 친구들은 확진자 친구들이 필요한 물건들을 방문 앞에 놓인 테이블에 놓아 주고, 음식도 챙겨주고, 문자로 이야기도 나누며 힘든 시기를 함께 잘 견뎌 나가고 있습니다. 확진자 친구가 방문 앞 테이블에 메모지를 붙여 고맙다고 적어 놓은 것을 보며, 우리가 함께 이 힘든 시기를 정과 사랑으로 잘 버티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피스파인더 친구들과 함께 생활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우리의 유대감이 빠른 속도로 깊어짐을 느낍니다.
그런 장면을 바라보면서 저는 아침에 있던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백배를 하는 해군기지 앞 공간에 바리케이트가 늘어나 있었습니다. 백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현저히 줄어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생명평화백배를 이어나갔지만, 마음 속에 불편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인간띠잇기를 할 때 사람들과 함께 바리케이트를 치우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지만, 그 다음날에 바리케이트는 다시 공간을 가로 막고 있었습니다.
마치 저는 돌고래가 평화를 바라며 행동하는 사람들 같고, 요트가 평화를 짓누르는 폭력처럼 느껴졌습니다. 요트가 위험스레 돌고래를 위협하듯, 바리케이트를 옮긴 누군가들이 우리를 위협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거친 파도가 치는 세상에서 평화를 노래하며, 구럼비의 바다를 바라며 헤엄치는 우리가 요트의 위협 앞에서도 굳세게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곁에 함께 하는 이들이 있기에 힘을 내어 평화를 위해 다시 걸어가고야 마는 날들입니다.
그럼에도 속상한 일은 또 일어났습니다. 2022년 4월 16일 세월호참사 8주기. 아침부터 새방밧 식구들이 노란리본을 마을 곳곳에 달고, 분필로 세월호를 기억하는 문장들을 기록하며 기억행동을 했습니다. 인간띠잇기 시간에는 모인 이들이 함께 노란리본을 해군기지 앞에 매달았습니다. 해군기지 관련자는 이 땅을 침범하지 말라며 노란 리본을 풀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그저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상규명이 되지 않고, 책임자가 처벌 받지 않은 이 현실 앞에 무참히 죽은 생명들에 대한 애도가 무엇 때문에 비난 받아야 하는 행동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분노의 마음 앞에서 평화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폭력 앞에 무너지지 않고, 내 안의 평화를 위한 공부와 수행이 세상을 평화롭게 만든다는 생명평화백배의 서원문을 아로새기며, 내일도 평화를 바라는 백배로 어김없이 하루를 시작할 것입니다.
[기도제목]
1. 코로나 확진자 친구들이 무사히 격리 해제되기를
2. 폭력 앞에서도 함께 힘을 내어 평화적인 행동을 해내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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